보안 제품정보


대 퇴직의 시대, 사라지는 지식들을 어떻게 되살려야 할까 2022.01.28

팬데믹 때문에 재택 근무를 맛 본 사람들이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걸 거부하고 있다. 회사들마다 사직서를 접수하느라 바쁘다. 일찍이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그만두는 사례는 없었다.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2021년 11월 한 달에만 미국인 450만 명이 직장을 그만두었다. 대 퇴직의 시대(Great Resignation)다. 혹자는 대 직무 이동(Great Reshuffle)의 시대라고도 하고, 대 사직(Big Quit)의 시대라고도 한다. 뭔가 거대한 변화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누군가에게 이건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간접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집 안에 홀로 격리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했고, 그 결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미지 = utoimage]


기업들에 있어 이는 꽤나 큰 위협이 된다. 필요한 인재를 보유할 수 없게 되고, 당장에 채워야 할 생산량도 못 채우게 되니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고용인들이 회사에 근무하면서 자기 안에 쌓아둔 지식, 인수인계서를 비롯해 그 어떤 문건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숨은 지식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년 동안 회사를 윤택케 할지 모르는 그런 지식들이 말이다. 갑자기 ‘제로베이스’에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는 건데, 무형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 퇴직 현상이 일시적일 수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고용 시장은 여느 때와 같은 안정기를 누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예전처럼 장기 근속이 미덕이고 표준인 시대는 당분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회사에서 평생 몸 담았다는 게 더 이상 자랑이 아닌 때다. 이제 회사들은 직원들이 늘 유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지식과 정보가 유례없이 회사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또 유입될 것이므로, 이 ‘지식 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전략을 구성할 때 몇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1. 지식의 공유가 활성화 된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경쟁 심리가 창의력과 생산력을 발동시킨다는 주장들이 있다. 당연하지만, 맞는 말이다. 이제는 경쟁 심리를 발동시켜 창의력과 생산력만이 아니라 정보 공유력까지 자극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경쟁을 넘어 협력과 공존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됐든 저것이 됐든, 어쨌든 조직 입장에서는 숨어 있는 지식을 캐내는 것이 목적임을 잊지 말자.

‘기업 문화’란, 그것이 무엇이든 형성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강력한 계기가 없다면 끝도 없는 시간이 요구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와, 그로 인한 대규모 사직의 바람이 부는 지금, 우리에게는 ‘강력한 계기’라는 것이 주어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 기회로 삼아 내부 경쟁의 문화를 내부 공유 및 공존의 문화로 바꿔보는 것이 권장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가상 공간’ 혹은 ‘가상 회의’라는 플랫폼이 물리 사무 공간을 대체하는 시대의 흐름을 이용해 협업을 활성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2. 부족한 인재를 기술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반드시 생긴다
대규모 퇴직 현상이 있기 전, 퇴사자들은 보통 다양한 형태의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업무 수행과 관련된 문건을 여러 장 만들기도 했고, 후임자에게 한 달 동안 개인 과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규모로 퇴직이 일어나니, 이런 절차를 거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 됐다. 한두 사람 나가는 것도 팀 분위기를 다르게 만드는데,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그만두는 상황이라면 그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라도 지식 전파와 공유는 어려운 것이 된다. 예전과 같은 인수인계의 효과가 나지 않는 게 요즘이고, 따라서 어디선가 구멍이 반드시 생긴다는 뜻이다.

그럴 때 기업들은 반드시 기술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남아 있는 직원들의 업무 수행을 도울 기술, 혹은 공석을 대체할 만한 기술이 필요하다. 다행히 각종 업무 수행에 필요한 솔루션들이 시장에 존재한다. 콘텐츠 관리, 인트라넷 유지, 정보 아카이빙, 원활한 원격 협업 등 찾아보면 찾을 수 있다. 그러니 핵심 직무와 관련하여 필요한 기술 혹은 대체 가능한 기술들에 뭐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직원들 간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하는 기술을 발견했다면 미리미리 구축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사실 말은 쉽지만 꼭 맞는 솔루션을 시장에서 찾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 많은 도구들이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정보는 지식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정보가 맥락에 맞게 조정되고 걸러지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만 지식이 되는 건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솔루션들 대부분 ‘정보’ 공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보를 최대한 지식에 가깝게 가공하려면 머신러닝이라는 기술을 이용하는 게 좋다. 정보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정확도와 중요도를 가지고,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단순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나은 결과를 창출한다. 물론 머신러닝이 만능은 아니다.

3. 구멍을 막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회사 내에 보이지 않게 축적된 집합적 혹은 개별적 지식을 보존하는 일이 지금의 급선무라면, 앞으로는 그런 지식을 회사 인력들이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구멍 난 곳에 손을 넣어 틀어막고 있더라도, 그 다음 일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각 업계의 조직들마다 다양한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다양한 방법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므로 필자가 한 번에 정리해 요약하기는 힘들다.

지식은 회사가 굴러가게 해 주는 보이지 않는 자산이다. 방법론이야 어찌됐던 이것이 핵심이다. 지금 직원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현상의 뒤에는 ‘지식의 중요성’에 대한 조직 전체의 자각이 필요하다는 시대의 외침이 있다. 지식이 있어야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지식이 있어야 혁신도 더 빨라지며, 지식이 있어야 다른 지식들도 끌어올 수 있다.

그리고 지식 공유를 통해 우리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성을 새로운 국면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서로와 멀어지고 있다. 각종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때문에도 그렇고, 인간 자체에 대한 불신이 누구나의 마음 속에 조금씩 쌓여왔기 때문이다. 이럴 때 지식 공유의 바람이 불면, 그래서 보다 원활한 협업이 이뤄지게 된다면, 우리는 다시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직장 동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깊은 만남들 속에 여태까지 우리가 찾아내지 못한 또 다른 자산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글 : 켈리 그리스월드(Kelly Griswold), COO, Onna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