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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 발전으로 미래와 가까워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글쓰기 능력 2022.02.15

모든 것을 앉은 자리에서 손가락 하나, 음성 몇 개로 다 해결할 수 있는 미래가 지난 몇 년은 ‘재택 근무’의 형태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재택 근무 체제가 우리에게 알려준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으니, 바로 쓰기 능력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원격 근무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사무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메일이나 메신저, 채팅이나 댓글 등 각종 디지털 기법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말하기’ 기술만큼이나 ‘쓰기’ 기술이 소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싫든 좋든 원격 근무 체제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명료하고 깔끔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

[이미지 = utoimage]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을 변혁 수준으로 바꾸어 놓았다. 원격 근무도 그러한 변화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 중 하나다. 그 때문에 ‘업무’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는데, 하나는 ‘사람 대 사람 간 상호작용’이며, 다른 하나는 ‘직원들 신뢰하기’다. 필자 이전부터 이 두 가지 주제는 많은 전문가들이 다뤄왔으며, 온라인 검색을 통해서 깊은 내용의 자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또 다른 것이 있으니 바로 위에서 언급한 ‘글쓰기 기술’이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원격 근무를 더 진행할지 알 수 없다. 오미크론 이후 또 어떤 변이가 출현할지도 예측할 수 없다. 설사 팬데믹이 다 해제된다 하더라도, 원격 근무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할 정도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쓰기 기술을 향상시켜 두는 것이 결코 비효율적인 일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몇 가지 권장 사항들을 적어 보았다.

1. 글쓰기는 쉽게 익혀지지 않는다
1976년 15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글 잘 쓰기 : 넌픽션 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On Writing Well : The Classic Guide to Writing Nonfiction)’의 작가 윌리엄 진서(William Zinsser)는 그 책에서 이렇게 썼다.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다. 명확한 문장이라는 건 그냥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글쓰기라는 것이 재능에 의해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업무를 진행하면서도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

현대의 사이버 생활 혹은 디지털 문화는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 데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해롭다. 그런데 컴퓨터를 계속 다루고 디지털 문화 속에 살아야 하며, 심지어 그러한 성향과 능력 때문에 고용된 IT 전문가나 보안 전문가, 개발자들에게 매끄러운 글쓰기를 요구하는 건 가혹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각종 IT 기술들을 익히느라 소통이나 글쓰기와 같은 ‘소프트 스킬’을 몸에 배게 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거기에 더해 인터넷 밈, 각종 사이버 커뮤니티 내 용어, 비공식적인 줄임말, 이모티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서로 흩어져서 근무하는 게 일상인 때에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건 자기에게 큰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에도 적잖은 혼란을 가져다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세계를 바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도무지 글로 표현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할 수 있고, 직원들을 북돋기 위해 날린 이메일이 오히려 분위기를 더 침울하게 만들 수도 있다. 지시가 불명확할 때, 부하직원이 애를 쓰며 하얗게 지새운 밤은 헛짓거리가 되어버리며, 그 동안 잘 쌓여왔던 동료와의 신뢰 관계가 단어 선택 하나 때문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글쓰기의 중요성은 이루 다 말하기가 힘들 정도다.

필자는 위대한 작가 수준의 명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상대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단어를 배열하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당신이 가진 훌륭한 기술과 지식, 지혜와 식견이 아무런 빛을 보지 못하게 그냥 놔두겠냐는 것이다. 글로 하는 명확한 소통법을 익히려면 시간이 걸린다. 쉽게 익힐 수 없는 기술이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2. 조용하고 차분한 읽기의 힘
포드사와 크라이슬러사를 운영한 유명 경영인인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주어진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과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전부다.” 이 말을 인용한 건 여기서 잠깐 읽기에 대해 짚어보고 싶어서다.

IT 및 컴퓨터 전문가들은 읽기에 자신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메신저 앱을 통해 들어온 메시지와 이메일에 ‘읽지 않음’ 표시가 뜨는 걸 도무지 지켜보지 못한다. 얼른 그 찝찝한 표시를 지워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렇기 때문에 소통에 실수할 때가 많다. 그래서 지금처럼 쓰기가 중요해지는 때에는 ‘차분히 읽는 습관’을 먼저 기를 필요가 있다.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차분한 읽기’를 위한 조용한 시간을 배정해 줄 때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보다 나은 ‘텍스트 기반’ 소통을 하고, ‘텍스트 기반’ 소통의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팀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권장된다.

a) 소통을 위해 활용할 도구들을 정하라. 여러 번 실험을 해보고 팀 내 사람들이나 업무를 고려해 가장 효율적이고 오해가 덜 유발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채팅 메시지, 이메일, 블로그 게시글(사내 공지 게시판), 공식 제안서 및 사업기획서 등과 같은 문건 등 사람마다, 상황마다 선호되는 게 다를 수 있다.

b) 위에서 소통 방법을 정했다면, ‘답장 시간’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규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5분 안에 답하기’ 따위의 규칙을 설정하라는 게 아니다. ‘이런 대화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으니 말을 건넸을 때 상대가 대답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이 정도’라는 걸 인지하라는 것이다. 이 시간에 이메일을 보내면 언제 답장 받을 걸 기대할 수 있을까? 공식 기획서를 보냈다면 결제에 며칠이나 걸리나?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치’ 정도는 형성해야 한다.

3. 공감대를 형성하라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그 자신도 철학자였던 플라톤은 “누구에게나 친절하라. 이미 다들 힘든 싸움을 싸우고 있으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늘 친절한 사람만 만나지 않고, 늘 친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가끔은 동료와도 싸우고 상사와도 얼굴을 붉힌다. 그런데 이 모든 ‘트러블’이 오프라인 상에서, 얼굴을 마주한 채 일어나면 우리는 상황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심지어 익숙할 수도 있다.

그리고 대면을 할 때 사람은 좀 더 친절해진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얼굴을 대면한다는 사실 자체가 감정의 브레이크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멀리서 글자로만 의견을 주고받을 때 사람은 그 안에 감춰둔 공격성을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얼굴을 보지 않으니 싫은 소리를 하고, 화를 내고, 무시하는 게 훨씬 더 쉬워지니까. 하지만 그 함정에 빠지면 절대 안 된다. 왜냐하면 글은 말과 달리 대단히 오랜 기간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당신의 그 날카롭고 경우에 맞지 않는 말들이 글로 남기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너나할 것 없이 원격 근무의 어려움과 혼란스러움을 다 경험한 상태다. 상대가 조금 날카롭게 반응한다? 이해해줄 수 있다. 조금은 날 의심하거나, 조금은 나에게 무례하게 굴어도 이해할 수 있다. 상대는 지금의 나와 마찬가지로 그런 처지 - 평소보다 더 화를 낼 수 있고, 평소보다 나를 믿고 이해하기 힘든 - 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원격 근무 중인 모든 팀원들이 이해하면 더 좋다. 이런 초기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는 시기에는 전화통화를 자주 이용하는 걸 권한다. 육성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걸 반복하다보면, 그 사람의 텍스트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러면 많은 오해가 불식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글쓰기로 하는 소통을 어려워하는 동료가 있다면 명확한 질문을 통해 도울 수 있다. “시간이 좀 남을 때 아까 설명한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든가 “그런 생각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가 궁금해지는데, 조금 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요?”처럼 질문을 부드럽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엥? 그게 무슨 말이야?”, “못알아 들었습니다”, “이해가 안 갑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질문이 딱 생각나지 않는다면, “질문할 것들이 있어 정리 중에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시간을 버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름도 어려운 IT 기술들이 난무하고 새로운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 것만 같은 분위기 속에 무슨 고리타분한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점점 더 글쓰기가 중요한 때로 접어들고 있다. 글쓰기는 단번에 익혀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오랜 시간 서서히 익힐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이 순간부터 남기는 모든 채팅 메시지나 댓글, 이메일을 의식적으로 명료하고 올바르게 쓰도록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깔끔한 글쓰기가 몸에 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위에서 필자가 쓴 권장 사항들은 초기 단계에서, 그것도 팀 단위로 고려해볼 만한 것들이니 별도의 개인 훈련과 연습도 병행해야 함을 잊지 말자.

글 : 부쉬라 안줌(Bushra Anjum), 분석 관리자, Doximity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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