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 기술 상용화로 가는 길, 얼마나 더 남았을까? | 2022.02.18 |
양자 물리학을 응용한 기술의 장점과 강력함에 대해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그 실체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매년 곧 나온다는 소식만 들리는데, 우리는 지금 어느 지점에 와 있을까?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11월 4일 영국과 미국은 공동으로 성명서를 하나 발표했다. 양자 컴퓨팅 혹은 양자 기반 정보 과학과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성명서를 통해 두 나라가 양자 기술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필자는 이것을 시작으로 많은 나라들이 양자 기술 개발에 뛰어들 것이며, 국가 간 경쟁 구도가 생성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이미지 = utoimage] 학자들 간의 국경을 초월한 협동 연구는 늘 있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와 저 나라의 기업들이나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나라의 정부가 연구를 위해 손을 잡는다는 건 꽤나 드문 일이다. 그 흔치 않은 일이 양자 컴퓨팅 때문에 일어났다. 양자 기술이 상용화 될 때 그 여파는 전 세계적인 차원이 될 것이며, 그러니 미리미리 투자와 연구를 해 두고자 하는 게 당연하다. 두 나라의 성명서를 읽다가 필자는 수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양자 기술이라는 것의 초기가 생각났다. 2000년대, 처음 양자 컴퓨터와 관련된 스타트업을 동료들과 설립해 운영하던 시절, 우리는 조만간 양자 컴퓨터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봤다. 길어봐야 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당시 필자의 회사 말고도 꽤 많은 양자 컴퓨터 스타트업들이 생겨났었다. 다들 비슷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두 명의 기업가들이 우리 팀에 접근했다. 우리가 개발한 그 비싼 제품들이 얼마나 많은 고객을 유치하리라 예상하냐고 질문했다. 두 명다 필자가 평소 흠모해 하던 인물들이었다. 그 질문에 필자는 “지금으로서는 8명 정도”라고 대답했다. 양자 컴퓨터를 사용할 만한 연구 기관들을 조사했을 때 나온 숫자 그대로였다. 둘은 순간 이 기술의 미래를 의심한다는 표정을 짓는 듯했다. 그래도 우리는 상관없었다. 곧 누구나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줄을 서는 미래를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자 분야가 변하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3년이 되어서야 영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 과학과 기술이 가지고 있는 심대한 영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영국은 양자 기술이 국가 경제와 안보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며 정부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억 7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더니 2018년 말 미국이 ‘양자연구집중지원법(National Quantum Initiative Act)’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작년 11월 4일 두 나라는 협업하기로 약속했다. 필자는 이것이 오랜 시간 과학자들이 기다려온 양자 기술 발전의 물꼬가 트이는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끼어들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끼리만 양자 기술이 중요하다고 외쳤었는데, 이제는 ‘데이터센터에 양자 컴퓨터를 들여놓고 싶은데 언제쯤 가능하냐’고 묻는 고객들이 가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터 기술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대기업들도 상당히 많아졌다. 이제는 양자 기술 자체를 넘어 ‘유스케이스’를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 그렇다면 이제 양자 컴퓨터들이 슬슬 우리 삶의 현장에 나타날 때가 된 걸까? 아니, 아직 아니다. 지금은 각자 책상에 양자 컴퓨터를 놓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회사마다 데이터센터에 하나씩 구비해둬도 무방한 때도 아니다. 다만 클라우드라는 기술을 통해 양자 컴퓨터 혹은 양자 기술의 강력함을 구사하여 각종 유스케이스와 혁신을 꾀할 수는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클라우드와의 결합이 양자 기술의 잠재력을 끌어낼 최고의 방법이다. 최근 ‘양자’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컴퓨터’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필자가 위에서 양자 기술과 양자 컴퓨터라는 용어를 혼재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양자 컴퓨터가 훨씬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모두가 컴퓨터에 익숙하고, 지난 수년 동안 양자 컴퓨터에 대한 각종 광고들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양자 기술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니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를 사용하면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가 탄생한다는 걸 필자는 지난 수년 동안 목격했다. 알고리즘, 미들웨어, 펌웨어, 제어 시스템 등이 갖춰진 생태계말이다. 심지어 양자 컴퓨터와 관련된 하드웨어 및 서비스들로 구성된 독립 공급망도 존재한다. 자파타(Zapata), 큐씨웨어(QCWare), 리버레인(Riverlane), 큐컨트롤(Q-Control) 등이 대표적인 이름들이다. 다양한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들이 시장에 나옴으로써(아마도 클라우드를 통해) 더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걸 우리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양자 센서, 양자 신호 처리, 양자 머신러닝, 양자 통신 등등 상상만으로도 목록은 끝없이 길어진다. 다만 양자 기술과, 그 기술을 구현할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리학 박사 과정을 마친 전문가 3~4명이 2년 이상 연구를 하고, 그 기간 동안 최소 200만 달러 이상이 투자되어야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벽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 장벽이 충분히 낮아진 이후에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더 고평가 받을 것이다. 그 시점까지 가려면 아직 많은 세월이 남았을 수도 있다. 결국 필자가 처음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에 미쳐있던 시절의 우리는 모두 지나치게 순진했었다. 양자 과학은 그때나 지금이나 고난이도의 학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 때 상황이 빨리 좋아지고, 양자 컴퓨터가 세상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뭐, 지금이라도 아직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걸 알았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 그때의 그 순진함이 지난 20여년 동안 깨진 덕분에 얻은 깨달음일 수도 있고 말이다. 양자 기술 분야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일부 필자 같은 사람들의 희망과 달리 매우 느린 속도로 전진했다. 그러나 그 속도가 유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자 컴퓨터의 시대가 곧 다가온다는 게 아니라, 여태까지보다는 그 발전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양자 컴퓨터의 미래가 어느 정도로까지 가깝게 다가왔는지는 다시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다시 20년이 걸릴 수도, 아니면 그 옛날 필자가 예상했던 대로 5년이 걸릴 수도 있다. 더더욱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글 : 데이나 앤더슨(Dana Anderson), 양자 엔지니어, CU Boulder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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