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IT 인재 영입에 나선 기업들, 대학 학위 중요하게 봐야 하나 2022.04.03

대학 학위가 프리패스의 지위를 잃은 지 오래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 위력은 막강하다. 그럼에도 IT 직군을 뽑을 때 학위를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건 꽤나 놀라운 일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IT 직군에서 일하고 싶은 구직자라면 대학교 졸업증이 있어야 유리하다는 데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긴 하다. 지금처럼 IT 분야의 인력난이 심각하고, 누구나 어디서든 원하는 학습 자료를 구해볼 수 있는 때에, 그리고 10대들도 어마어마한 해킹 사건에 연루되는 때에, 대학 졸업증이라는 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까?

[이미지 = utoimage]


컨설팅 업체 테크스트롱 리서치(Techstrong Research)의 공동 창립자인 댄 커시(Dan Kirsch)는 "여러 이력서와 지원자들을 검토할 때 겉으로 보이는 것들에 시선이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는 때"라고 말한다. "대학 졸업자들을 고용할 때에도 그 나름의 단점들이 있어요. 컴퓨터 과학 전공자들이 알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이상적인’ 것들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IT 기술과 활용을 배워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실제 현장에 나와서 현실을 마주하면 충격에 빠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실제 현장은 교과서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혼잡한 게 사실이니까요.”

보험사인 리버티뮤추얼(Liberty Mutual)의 경우 기술직 직원들을 모집할 때 더 이상 4년제 대학 졸업장을 보지 않는다. 코딩 학원 출신을 각종 교육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인턴십 프로그램을 보강했다. 리버티뮤추얼의 인재 영입 담당자인 애미 퍼레이라(Amy Ferreira)는 “이제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때이며 마음만 먹으면 교육 자료도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며 “실제 학위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을 채용했을 때 결과가 실제로 괜찮았다”고 말한다. “학위를 기본 채용 절차에서 빼놓으니까 오히려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기더군요.”

하지만 4년제 대학 학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식 교육 과정이라는 걸 아예 부정하는 건 아니라고 퍼레이라는 강조한다. “독학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인재가 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선택하는 정식 교육 과정을 거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대학 학위들을 최우선 순위로 보지 않긴 하지만 각종 사설 훈련 코스 및 학원들을 검토해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했을 때 괜찮은 코스를 밟은 사람들을 인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인턴십 과정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의 실력도 점검하고요.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지속적인 페이스로 해결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건 학위만으로 점검할 수 없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온라인 차량 부품 판매 업자인 카파츠닷컴(CarParts.com)의 CTO 산지브 곰즈(Sanjiv Gomes)는 입사 지원자를 볼 때 당사자 개인을 파악하려고 애쓴다고 말한다. “실제로 가지고 있는 역량과 태도를 최대한 알아내려고 합니다. 학위 증명서보다는 현장 경험을 드러낼 수 있는 인증서를 선호합니다. 학위를 무조건 배척하는 건 아닙니다.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자료죠. 다만 그것 하나만 가지고 우리 조직에 잘 어울리고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제 경험으로는 네트워킹이나 IT 인프라 분야의 경우 학위 없는 사람을 써도 결과가 좋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현장 경험과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는 지구력이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죠. 또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을 못 갔을 뿐 그 이상의 공부를 스스로 한 사람들도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 진짜배기가 많더군요.”

학위 무소지자가 내포하고 있는 리스크 다루기
학위 없는 입사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란 해당 인물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할 능력과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데에서 나온다. 또한, 스트레스를 처리하고 장기적 목표를 성취해 보았다는 것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스트레스 관리와 장기적 목표 성취와 같은 것들은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들입니다. 조직 속에서 화합하는 법, 목표를 단계별로 쪼개 이루어 나아가는 것 등 학교에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 역시 습득하면 매우 좋은 것들이죠.” 곰즈의 설명이다.

퍼레이라는 학위가 없는 사람들을 채용한다고 했을 때 기술 적응 능력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공식 커리큘럼이 아니라 자기만의 순서로 공부를 한 사람들은 의외의 부분에서 지식이나 경험을 갖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혼자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놓친 건데요, 이 때 중요한 건 그런 구멍을 얼마나 빨리, 어떤 태도로 메우느냐 입니다.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고, 필요하다면 회사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사 시큐어W2(SecureW2)의 수석 개발자인 벤 리차슨(Ben Richardson)은 “학위가 없다는 것만으로 실력이나 경험 부족을 떠올리는 건 더 이상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결국 채용을 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건 지원자가 업무를 해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학위라는 건 그것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편리한 방법 중 하나죠. 교육을 제공하는 유일한 통로도 아니고, 스스로를 증명할 단 하나의 방법인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 리차슨은 각종 기술 자격증도 얼마든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아무 자격증이나 들고 온다고 해서 실력이 입증되는 건 아닙니다. 쪽지시험 같은 절차만으로 자격증이 수여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회사가 지원자의 자격증에 대해 조사를 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러면서 리차슨은 과거 참여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히 기술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경험적인 측면에서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직장을 통해 직접 해당 지원자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리차슨은 추천한다.

커시는 “학위 경시 풍조를 넘어 자격증마저 경시하고 아무 것도 필요없이 그저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지금은 자격증을 아무리 많이 딴다 하더라도 손해볼 게 없는 때”임을 강조한다. “면접관 앞에서 기술 시연을 할 수도 없지요. 한다고 해도 제한적이라 가지고 있는 실력을 다 보일 수도 없어요. 반대로 자격증 10개를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최소한 이 정도로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 데 열정적이라는 것은 증명되죠. 그것도 최신 기술과 관련된 자격증이라면 상당히 큰 점수를 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곰즈는 “학위로만 지원자를 평가할 수 없다는 말은 학위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대학 과정이 주는 엄청난 교육적 기회를 스스로 마다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 빚을 내는 등 무리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고 성적이나 기타 여러 여건이 된다면 가서 학위를 받는 게 더 좋은 건 사실입니다. 어쨌든 학위를 더 중요시 하는 풍조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도 아니고요.”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