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포트나이트는 미래 메타버스의 힌트다 | 2022.04.05 |
사실 게이머들은 메타버스와 아주 친숙하다. 게임 산업에서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주창하지는 않았지만, 메타버스의 중심이 되는 개념을 이미 구현해 왔고, 게이머들은 그것을 즐겨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을 보면 메타버스의 미래가 문득문득 보이기도 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최근 에픽게임즈(Epic Games)의 CEO인 팀 스위니(Tim Sweeney)는 메타버스가 수십 년 안에 수조 달러의 경제 규모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뭐, 이런 비슷한 말을 한 유명인들의 수는 꽤나 많다. 너무 많아서 아무 이름이나 대고 메타버스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예측하고 있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 [이미지 = utoimage] 하지만 스위니는 조금 다르다. 다른 유명 전문가들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통찰을 가지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을 개발한 곳이다. 언리얼 엔진은 지난 20년 넘게 헤아릴 수 없는 게임들의 기본 바탕이 된 것으로 게임 업계에서 언리얼 엔진이라는 건 그 누구도 모를 수 없는 물건이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은 게임 중 하나인 포트나이트(Fortnite)도 이 엔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실 게임 산업은 오래 전부터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어떤 약속을 우리에게 줄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제시해 왔다. 대규모 다자간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나 에버퀘스트(Everquest)의 경우 이미 십 년도 훨씬 넘은 시절에 자신들만의 가상 세계를 구축했었다. 그 독자적인 세상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물건들과 옷들과 탈 것들이 있었고, 어떤 것들은 실제 돈으로 거래되기도 했었다. 이 개념은 오늘 날까지 꾸준히 확장되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브랜드들까지도 이런 온라인 공간에 진출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한다. 루이비통의 경우 유명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의 스킨과 무기를 만들기도 했고, 페라리의 경우는 포트나이트라는 게임 내 공간에서 296GTB라는 차량을 시운전하게 하고 있다. 전 세계 수천만 사용자들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여 매일 교류하고 있으며, 에픽게임즈만 하더라도 포트나이트를 통해 한 달 6천만 사용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물론 에픽의 목표는 10억 명이긴 하다. 물론 이런 게임 세계가 메타버스의 최종 형태는 아니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게임 산업이 이뤄낸 것들을 통해 메타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있음은 분명하다. 필자는 그 중 몇 가지를 짚어내고자 한다. 1. 게이머들은 목적을 가지고 디지털 공간에 접속한다 온라인 게이머들은 수많은 이유를 가지고 게임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로 요약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다. 게임의 그래픽과 작품성 등 게임에 끌리게 하는 요소들은 다양하지만 사실 사용자들 간 커뮤니티 형성에만 성공해도 게임은 장수할 수 있다. 심지어 그래픽이나 작품성이이 좋지 않더라도 말이다. 물론 엉망인 게임에서 함께 재미를 느낄 확률은 매우 낮긴 하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목적성’이다. 메타버스를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들이라면 반드시 메타버스를 통해 성취할 수 있는 목적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 가상의 공간에 들어올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메타버스 공간에서 할 수 없는 경험들이 있어야 한다. 독특한 라이브 행사라든가, 가볍지만 특별한 경기, 유익한 교육적 경험 등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2. 게이머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개발한다 게임은 게임사에서 만든다. 하지만 그건 겉껍질에 불과하다. 그 게임 안에서 생명을 틔우는 건 게이머들이다. 장수하는 게임들은 처음부터 게임의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안에서 게이머들이 자유롭게 자기들의 문화를 만들도록 한 경우가 많다(물론 그런 자유도를 허락하는 디자인도 쉬운 건 아니지만). 게임 내에서 생성된 문화가 게임 바깥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그 게임은 오랜 기간 살아남아 기업에 수익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만큼 오랜 기간 사랑 받은 게임은 드물다. 이 게임의 제작사인 블리자드는 이 게임을 통해 지대한 영향을 오랫동안 미쳐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칭송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라는 세계는 게이머들이 질리지 않을 만큼 풍부한 경험들로 가득했다. 각종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블리자드가 만들어 둔 환경 내에서 탐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성공의 원동력은 아니다. 전 세계의 수천만 사용자들이 접속하여 자신들만의 문화를 구축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워크래프트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블리자드는 길드 시스템을 구축하여 여러 사람들이 협력하거나 조직적으로 경쟁하도록 유도했지만, 그 구조가 아무리 좋아도 실제로 게이머들이 길드를 만들어 싸우거나 뭉치지 않았다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시스템이 가진 생명의 원천은 사용자들이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바텀 업(bottom up)’ 문화의 중요성이다. 즉, 디지털 공간에서의 문화는 개발자나 설계자가 의도적으로 사용자들 사이에 퍼트리기 매우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뭉쳤다가 흩어졌다가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문화가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메타버스를 기획할 때 이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회사가 사용자에게 문화를 강요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3. 게임은 비교적 폐쇄된 공간이지만 메타버스는 그렇지 않다 온라인 게임의 인기에 대해서는 두 말 할 것이 없지만, 생각해 보면 각 온라인 게임들은 비교적 폐쇄적이다. 일단 일정 사양 이상의 컴퓨터나 게임 전용 장비, 혹은 모바일 장비가 있어야만 게임 세상에 접속할 수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아무리 유명해져도 최소한의 장비나 구독료, 인터넷 연결이 없다면 접속할 수 없다. 또한 게임들 간의 콘텐츠 교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안에 있던 무기나 옷이 에버퀘스트에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또 재미있는 건 세상에 딱 한 가지 게임만 하는 게이머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했던 게이머는 에버퀘스트나 기타 다른 MMORPG를 동시에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니 서로 전혀 다른 게임이더라도 사용자가 공유되고 있고, 그래서 그들이 만드는 독특한 문화나 트렌드, 심지어 밈까지 비슷할 때가 종종 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환경이 아무리 폐쇄적이어도 문화적 현상들은 경계선을 자주 넘어간다는 것이다. 즉 ‘개방성’에 대한 이끌림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러므로 메타버스 공간을 기획할 때는 여러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 사이의 입소문이 어디든 퍼져가야 더 좋은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경계선을 넘나드는 경험과 문화의 파급력을 염두에 두고 메타버스 세계를 기획하자. 4. 오늘날의 게임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온라인 게임들은 그 자체로 메타버스의 완성형 콘텐츠는 아니지만, 초기 프로토타입 정도는 된다. 현대의 온라인 게임들이 가진 가장 큰 단점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게임 시스템을 익히고, 환경을 익히며, 각종 승리의 전략을 구상하는 데에 족히 며칠은 걸린다. 어떤 건 몇 개월씩 걸리기도 한다. 오죽하면 유튜브에 인기 게임 공략 영상이 올라오면 그렇게 인기가 좋을까? 이 부분은 메타버스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메타버스로 들어와 새로운 경험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먼저 이 정도는 공부부터 하고 오세요’라고 말하는 건 나가라고 쫓아내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컴퓨터 화면에서 브라우저 아이콘을 찾아 클릭함으로써 인터넷 접속이 완료되는 것과 똑같은 수준의 낮은 난이도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일단 사용자들이 한 번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 그 다음의 일들은 사용자들이 알아서 벌일 것이다. 그러니 발을 최대한 빠르게, 많이 들여놓도록 유도해야 한다. 모바일 웹을 만들어 제공하는 기업들을 보라. 얼마나 간단하게 사이트를 만들어 두었는가? 사이트 한 화면에 기업의 모든 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일단 시작만 하게 두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깊게 들어오기 마련이다. 이걸 유도하는 게 가장 영리한 방법이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진입 난이도가 무조건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으로 정보를 접한다고 했었다. 조금 지나자, 사람들이 보는 영상은 수분 정도의 길이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분이 넘어가면 집중력을 잃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러더니 요즘 사용자들은 영상들의 재생 속도를 빠르게 하여 관람하기까지 한다. 점점 콘텐츠를 빠르게 누리고 싶어 하는 추세가 느껴지는가? 느껴진다면 왜 장벽을 낮춰야 하는지도 이해될 것이다. 메타버스가 그저 마케팅 용어라든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는 건 각종 온라인 게임들이 생생히 증명하고 있다. 게임 사용자들이 이 초기 버전의 메타버스를 얼마나 열정적으로 즐기는지를 보면 앞으로 일반인들이 메타버스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대략 예상되기도 한다. 싫든 좋든 이 메타버스를 통한 사업 진행은 어느 조직에나 예견되어 있는 미래다. 글 : 제로드 베네마(Jerod Venema), 창립자, LiveSwitch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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