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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상황 속에서 팀원 꾸려 사업 이어나가기 2022.04.21

우크라이나의 IT 기업들은 이번 전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아니, 배워왔던 것을 훈련하며 다지는 중이다. 전쟁의 와중에 일부 IT 조직들이 기업으로서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보면, 아직 휴전 중인 한국의 상황에서 기업들이 새길 만한 것들이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우크라이나의 IT 기획 및 개발 회사인 펄크럼록스(Fulcrum Rock)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 아이호 프로코펜코(Ihor Prokopenko)는 위기의 순간 팀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켜야 하는지를 조금 알고 있다. 2022년 2월 24일, 갑자기 시작된 전쟁 때문이다. “팀원들을 일에 집중시킨다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정상 궤도에 올랐습니다.”

[이미지 = utoimage]


우선순위 결정하기
러시아 군이 진격하는 상황이 되니 일이나 생산성, 휴가, 복리후생 등 평소 생각했던 것들은 저멀리 날아갔다고 프로코펜코는 설명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해야만 했던 일은 분명했습니다. 일단 직원과 직원의 가족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었죠.”

펄크럼록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70%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킬 수 있었다. 일부는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으로, 일부는 해외로 피난을 떠났다. “저희는 꽤나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미리 위기 상황 대처 전략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상황에 대한 대처 전략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언제고 전쟁이 시작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사전 준비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더군요.”

펄크럼록스는 피신해야 할 팀원과 가족들을 파악하는 한편 안전한 대피처를 물색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래서 펄크럼록스는 우크라이나 내부와 외부에 몇 군데의 허브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긴급히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몇 군데 정한 것이죠. 예를 들어 해외 근무자들은 포르투갈에 모이도록 했고요. 이런 허브들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허브를 지원함으로써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HR에서 안전한 숙소를 찾아냈고요.”

첫 몇 주가 지나고 상황은 조금씩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펄크럼록스는 당시 상황에서 다시 팀원들 간 소통을 정상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사적으로 전쟁 이전처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했고, 그럼으로써 사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려고 했다. 프로코펜코는 “이 시점에서 회사가 주력한 것은 팀원들이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다시 업무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강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회사의 계획을 알리고, 현재 상황에 비추어 우리가 다음에 취할 수 있는 행동들을 명확히 하고 전파했습니다. 그렇게 회사의 큰 방향을 알려주니 팀원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단됐던 프로젝트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죠.”

이런 식으로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가운데 프로코펜코가 가장 신경 써서 관찰했던 건 직원들의 정신 건강이었다. “전쟁은 전에 없던 공포심과 문제들을 사람의 마음 속에 만들어 냅니다. 이것들이 마음에 있으면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고, 그만큼 효율이 떨어지죠. 그래서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고민을 같이 해결해 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문제를 나누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긴 하거든요. 문제가 금방 해결되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래서 프로코펜코는 심리학자를 고용해 직원들에게 무료 상담을 제공하기도 했다.

집중력 잃지 않게 하고, 동기도 부여하기
위기의 상황에서 팀원 혹은 직원의 생산성을 유지한다는 건, 회사가 그들의 시급한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거나, 같이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뜻이 된다. 평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전쟁을 겪고 있는 와중에 직원들에게 왜 생산 속도가 늦냐고 다그칠 수는 없죠. 그들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빠른 시간 안에 업무로 복귀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도 직원이 필요하고, 직원도 회사가 필요한 상태가 되는 겁니다.”

프로코펜코는 회사 위기 관리라는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확실히 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임직원과 그 가족들의 안전이 1순위입니다. 그 다음은 업무로 복귀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살피는 것이고, 그 다음은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는 겁니다. 이 세 가지부터 처리한다면 어지간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됐을 때 회사는 직원들에게 사업적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전쟁 속에서도 평상시와 비슷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다그치고 혼내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없어요. 반드시 회사가 할 일을 찾아서 해 주어야 합니다.”

퍼포먼스 유지하기
프로코펜코는 “위기 상황에서야 말로 직원들의 퍼포먼스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평시와는 다른 기준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하겠죠. 게다가 복잡하거나 공식적일 필요도 없습니다. 화상 회의를 소집했을 때 건강한 모습으로 출석을 했느냐, 또 자신이 오늘 할 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있느냐, 어제는 어떤 일을 완수했느냐 정도만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팀장들이라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전보다 훨씬 간소화 된 형태로 말이죠.”

퍼포먼스 모니터링을 함으로써 회사는 갑자기 실적 혹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예전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무슨 일이 있는 게 거의 분명합니다. 그러면 얼른 회사 차원에서 1:1 면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직원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파악하고,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회사가 나서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안전한 대피 장소를 알려준다거나, 이주할 곳을 알아봐 주는 식으로 말이죠. 누구라도 가족이 위험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업무를 볼 수 없습니다."

프로코펜코는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조직의 리더들이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마음에 안정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리더는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면, 그리고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 한다는 신뢰감도 준다면, 직원들에게 굉장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전쟁을 겪고보니, 이것이 이상론이 아니라 실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프로코펜코는 “이런 상황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항상 정직하고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문제들이 마구 터지거든요. 그럴 때 서로에게 정직하거나 열려 있지 않으면 개인 플레이로 일관하다가 모두가 죽게 됩니다. 위기의 때가 오기 전에 이런 부분을 먼저 회사 차원에서 다져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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