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보유한 기업들, 이제는 인간화에 몰두 | 2022.05.06 |
지난 몇 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IT 기술을 충분히 보유한 기업들은 이제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간적인 경험을 창출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계가 기계처럼 느껴지는 게 아니라 사람처럼 느껴지고, 더 나아가 사람의 깊은 필요까지 어루만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차근차근 나아지고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디지털 경험을 인간적인 경험으로 전환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후기에 5점 만점을 많이 받는 것만을 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인간적인 경험’이 무엇인지부터 각 기업은 정의해야 하고, 그리고 그 정의한 걸 구현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를 각자의 입장에서 시도해 봤고, 그 결과 역시 다양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백만 개개인의 취향을 전부 맞춘다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 [이미지 = utoimage] “기업들은 고객들과 관계를 맺는 부분에 있어서 맞춤형으로 나아가느냐 표준화로 나아가느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표준화는 프로세스들을 쉽게 자동화하고 그러므로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고객들을 다 똑같이 대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죠. 모든 사람의 서로 다른 특성이 무시될 수 있지요. 그런 때 개인별 맞춤형 접근은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합니다.” 카네기멜론대학의 아리 라이트먼(Ari Lightman) 교수의 설명이다. 이 갈림길에서 기업들이 자칫 실수를 한다면 잃을 것이 많다고 라이트먼은 강조한다. “단순히 이윤이 조금 줄어드는 것 정도가 아닙니다.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NTT 데이터 서비스(NTT DATA Services)의 데이터 분석가인 테레사 큐슈너(Theresa Kushner)는 긍정적인 면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 퇴직의 시대이기도 하고 디지털 기술로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죠. 기업들은 점점 더 로봇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고,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경험을 인간적 차원으로 전환하는 게 더 쉬워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경우 상당히 빠르게 기업의 컨시어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과 기업의 소통을 담당하고 있지요.” 하지만 아직은 현재 자동화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제공하는 ‘인간적인 경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들이 더 많다. 기계의 고객 대응은 아직 인간이 하는 고객 대응을 전혀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봇이나 인공지능 채팅 솔루션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뭔가 사람의 감정 같은 부분을 전혀 고려치 않고 일만 빠르게 처리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IT 업체 시스템소프트 테크놀로지스(SystemSoft Technologies)의 UX 부문 수장인 임란 리아즈(Imran Riaz)의 설명이다. “일관적으로 서비스를 확대시키는 것과, 세세하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춤형으로 다가가는 것의 균형을 잘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 산업의 ‘인간적인 경험’ 추구 “은행과 금융 기관들은 디지털 기능들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는데요, 대부분 서드파티에 의존해가면서 하고 있죠.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서드파티와의 관계망을 늘려간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들에게 정말 중요한 방향으로 개인화의 경험을 늘려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금융 기업들에 필요한 건 방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뱅킹 플랫폼 업체 테크니시스(Technisys)의 CMO인 게르만 푸글리즈바시(German Pugliese-Bassi)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우 인공지능, 데이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활용하여 각각의 고객에게 고유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고객의 재정 상태가 어떻든, 재정 목표가 어떻든, 어떤 과정을 겪고 있든 상관 없이 말이죠. 고객에 따른 구분 없이 단일 디지털 경험을 똑같이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섰고, 5400만 디지털 고객들이 각각의 고유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이내믹한 디지털 환경을 구성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디지털 부문 수장인 니키 캐츠(Nikki Katz)의 설명이다. 그리고 그런 고유의 경험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가상 어시스턴트인 에리카(Erica)라고 캐츠는 설명한다. “에리카는 고객의 저축 및 지출 활동, 월별 고지서 변경 내용 등과 같은 고객의 금융 관련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능동적인 데이터 분석을 실시합니다. 그러니 각 개인별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서비스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 절차에서의 ‘인간적 경험’ 추구 “고용이라는 분야의 아쉬움은 고용을 진행하는 자들이 고용이라는 전체 과정의 처음 부분에만 집중을 한다는 겁니다. 즉, 지원 과정에만 시선이 국한되어 있죠. 지원자들의 디지털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원 방법만 주구장창 쳐다보는 겁니다.” 고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하버(Harver)의 CTO 스티브 마틴(Steve Martin)의 설명이다. “그래서 챗봇과 같은 대화형 도구들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기계적이라는 느낌을 지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반쪽짜리 자동화를 진행하니 합격 여부와 같은 소식을 대단히 오랜 시간 후에 듣게 되거나, 심지어 못 듣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마틴은 “반면 고용 절차 전체가 직원들의 직장 생활 경험의 일부라는 걸 이해하는 기업들은 고용 절차 자체를 새롭게 고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지원자들이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하고, 직무를 미리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게 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하죠. 이런 과정들을 겪은 후에 지원 서류를 낼 수 있게 합니다.” 이런 기업들은 다양한 기업 소개 영상, 가상 직업 체험, 영상 인터뷰 등과 같은 전략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며, 지원 과정 중에 챗봇과 같은 IT 기술만이 아니라 실제 사람과 한 번쯤은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 의료 분야에서의 ‘인간적 경험’ 추구 “의료 분야의 경우, 인간적 경험을 추구하는 데에 있어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관점을 필요로 한다는 독특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환자의 인간적 경험과 의료진의 인간적 경험이죠. 각 환자들마다 병원에서 얻고자 하는 게 다르고, 여태까지 치료를 받아온 이력이 다릅니다. 의료진은 어떨까요? 각각의 고유한 경험과 진료 방식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축 모두를 고려해야 해서 의료 분야의 ‘인간적 경험’ 제공 시도는 크게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의료 IT 업체 시로나메디컬(Sirona Medical)의 제품 국장인 조나 메이(Jonah May)의 설명이다. “환자들 편에서는 최근 인간 중심의 디지털 경험들을 정신 건강 앱이나 디지털 진료 등을 통해 제공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에서는 여전히 오래된 소프트웨어 시스템들을 사용하고 있지요. 그래서 환자들의 IT 환경과 제대로 호환이 안 될 때가 꽤나 많습니다. 또한 지난 오랜 세월 의료 업계가 적잖이 ‘임시 방편’과 같은 IT 솔루션들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현재 IT 환경 전체가 누더기 같습니다. 붕대로 감는다고 병이 고쳐지는 게 아니듯이, 이제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하지만 의료인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의료진들이 사용하기에 좋은 소프트웨어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고 있고, 요즘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들도 구하기 쉽습니다. 이런 소프트웨어들 덕에 더 많은 환자들을 더 많이, 더 빠르게 진찰할 수 있고,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 보호와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의료진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IT 기술에 대한 신뢰 또한 쌓이고 있습니다.” 기술 분야의 ‘인간적 경험’ 추구 인간적인 경험을 창출하는 데 있어 가장 선두에 섰던 기술이 있다면 바로 챗봇이다. 그런데 이 챗봇에서도 적잖은 수정과 업그레이드가 예고되어 있다. “가상 어시스턴트 기능을 하는 챗봇이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기업들이 이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능성이 아직까지 심각하게 제한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라는 말을 하면 거의 대부분 담당 부서의 전화번호나 웹페이지를 연결해 주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인증 과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챗봇이 필요한 시점이죠. 그저 정보만 주는 게 아니라 실제 사용자가 직접 뭔가를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옆에서 밀착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챗봇이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IBM의 인공지능 연구원인 세스 도브린(Seth Dobrin)의 설명이다. 지금 인공지능에는 추론의 능력이 한참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도 이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추론이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기는 합니다. 신경기호학습(neuro-symbolic learning, NSL)이라는 신기술의 경우, 신경망과 전통적인 기호 기반 인공지능의 장점을 합쳐놓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신경망이나 기호 기반 인공지능이 독자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지요.” 현재 챗봇들이 하는 수준으로 언어를 데이터 요소들과 연결시키는 것은 비교적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주어진 언어나 데이터를 가지고 인공지능이 추론을 하여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심층적인 결과를 낸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NSL과 같은 복합적인 기술 및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도브린의 설명이다. 인간적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의 미래 현재까지는 ‘디지털 경험을 인간화 한다’라는 것이 대부분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좀 더 인간 친화적으로 바꾼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IT 분야의 전문가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심층적인 디지털 경험의 인간화를 위해 많은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NFT를 활용한 시도들이 나오면서 꽤나 많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웹 3.0’이나 ┖경험 기반 경제’, ‘토큰화 된 웹’과 같은 개념들이 만들어지고 있거든요. 이런 기술들을 통해 좀 더 개인화 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이트먼의 설명이다. 이런 신기술을 구현한 사례 중 하나가 알파로메오(Alfa Romeo)의 새 SUV 제품과 관련된 NFT 출시다. 이 NFT에는 디지털 서비스 이력이 기록되고, 이를 통해 차량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차량 제조사들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들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혼다 어큐라와 람보르기니가 알파로메오를 따라 NFT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차량을 인수하거나 중고로 매매할 때 수리 이력이나 관리 기록은 대단히 민감하게 확인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록들을 속이는 경우도 허다하죠. 따라서 차주나 딜러가 함부로 변경할 수 없는 수리 및 관리 이력이 어딘가에 계속 기록된다는 건 현재 차주나 미래 차주 모두에게 굉장히 필요했던 일이었습니다. 그 점을 기업들이 잘 찌르고 들어간 것이죠. 이런 것 모두 디지털 기술을 인간적 경험으로 잘 변환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 : 팜 베이커(Pam Bake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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