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을 대하는 모두의 자세 : 기대치 재조정 하기 | 2022.05.31 |
인공지능이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알려진 수많은 장점들 중 대부분은 광고 문구다. 아니면 먼 미래의 일이다. 지금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다. 기업들은 너무 먼 훗날의 일을 미리 가져다가 제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독이 되는 결정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난 아직도 알렉사를 처음 사용했던 때를 기억한다. 그 때 나의 첫 마디는 이것이었다. “알렉사, 테이크온미(Take on Me)라는 노래를 재생해줘!” 그러자 몇 초 후 아하(A-ha)의 드럼 반주가 시작됐다. 그렇게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인공지능이라니... 말문이 막혔었다. 기술 때문에 말문이 막혀 본 몇 안 되는 순간이었다. ![]() [이미지 = utoimage] 왜 그렇게 놀랐을까. 자라면서 TV와 영화로만 보던 미래의 과학 기술이 실제 이뤄진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USS엔터프라이즈 호를 운전하는 커크 선장이었다. 그게 2013년의 일이다. 그 놀라움 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이대로 세상이 발전을 계속하면 5년 뒤, 혹은 10년 뒤에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당시 필자는 10년 후라면 컴퓨터와 인간처럼 대화를 나누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공상과학이 아니었고, 실제로 이뤄질 법한 미래로 여겨졌다. 기술이 이렇게나 빠르게 발전하는데, 뭐가 불가능하겠는가? 그리고 그 10년이 지금 되어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도 알아챘겠지만 당시 필자는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 옆집 친구와 대화하듯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대는 오지 않았다. 그 단계까지 가려면 한참 남은 시점이라는 게 지금에 와서 더 분명해지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은 항상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빠르다. 누구나 상상하는 데에 1분도 걸리지 않을 일이, 실제로 구현되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의 인지 역시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사실에서 매번 벗어난다. 무슨 뜻인가? 우리의 기대치라는 것을 자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과학적 혹은 기술적 미래는 공상과학과 달라야 한다. 인공지능, 어디까지 발전해 있나? 100% 혼자서 운전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거리에 나오기까지 초 재기에 들어갔다는 말을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번 들어 본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테슬라, 도요타, GM, 구글 등 숱한 기업들이 자율 주행차가 2020년이 끝나기 전까지 등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그 비슷한 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 자율 주행차는 언제나 그렇게 아련한 거리에서 우리에게 잡힐 듯 말 듯한 환상으로 남아 있다. 이런 기술은 한두 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통신은 어떤가?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자율적인 인공지능 에이전트들이 전화를 대신 받아 고객들의 불편한 사항들을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상황을 꿈꿔왔다. 인공지능 업체들 중 이러한 기술이 곧 상용화 될 것이라고 예언한 곳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건 불완전한 챗봇 뿐이다. 물론 우리는 언젠가 그런 기술들을 누리며 살 것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남았다. 전화를 대신 받아서 처리해 주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즉, 음성 정보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과 자연어 처리 기술(텍스트는 물론 음성으로 발화되는 단어들을 기계가 이해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 날의 음성 인식 기술은 꽤나 정교하다. 사실 필자가 하루 온종일 앉아서 누군가의 음성을 받아쓰기 하는 것보다 컴퓨터가 훨씬 잘 할 것이다. 자연어 처리 기술 역시 아주 많이 발전했고, 실제로 기업용 솔루션들이 이미 존재할 정도다. 음성을 문자화 한 정보를 분석하고, 주제나 질문, 감정 등을 어느 정도는 추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된 거 아닐까? 아니, 아직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대화의 요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지금도 강아지에 대한 대화 내용을 쭉 받아적을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강아지의 종에 대한 질문도 추출할 수 있고, 대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들을 뽑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강아지의 벼룩을 제거하려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심지어 개가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대화의 문자적인 부분만을 다룰 수 있지 그 내용 깊이로 들어갈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보유한 인공지능은 간단하고 반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이 뛰어남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가끔 인간은 그 잠재력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실은 아주 간단한 임무를 처리한 것 뿐인데, 매우 복잡한 명령까지도 잘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상상하곤 한다. 거기서 현실과 상상의 격차가 생긴다. 지금의 필자는 아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00%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는 지금부터 10년이 지나도 나오지 않을 거라고 말이다. 상상과 현실의 심각한 격차를 해결하는 건 기업들에 달려 있다. 그리고 해야만 한다.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지 말라’는 의견도 종종 보이는데, 지금처럼 밑도 끝도 없는 수준의 기대감만 키워서는 우리가 실제로 이뤄내는 기술적 진보가 평가절하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뤄지는 것들이 상상보다는 훨씬 못하니까.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 재조정하기 사실을 살짝 뒤로 감추고 한정적인 장점을 부풀려 포장하고 싶은 유혹은 어느 기업에나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처럼 그 내부의 원리가 잘 보이지 않는 기술이라면 이런 유혹은 더욱 강하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빠진다. MMC에 의하면 유럽의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10개 중 4곳은 인공지능을 실제 업무 환경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용한다 해도 부수적인 기능에나 적용되지 사업의 핵심이 되는 부분에서는 인공지능이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코어’를 맡기기에 인공지능은 아직 부적합하다는 것의 방증이다. 인공지능은 신기한 부차적 기술인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지나치게 희망적인 약속을 하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야 환호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해진다. 그러므로 나중에는 기업들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불평을 하게 되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거래를 취소하기에 이른다. 그런 고객들의 입에서 기업의 평판이 좋게 나갈 리가 없다. 처음의 환호 말고는 죄다 부정적인 것들만 얻게 된다. 90년대 중반 필자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시켜 준다는 한 광고에 흠뻑 빠진 적이 있었다. 그 광고를 낸 기업은 당시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경험을 약속하고 있었다. 큰 소리로 명령을 내리면 그것이 글자로 완벽히 변환된다니, 그 때는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기술이었다. 그 놀라운 것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필자는 곧바로 다운로드를 받았다. 그리고 매뉴얼에 나온 그대로 필자의 음성을 학습시키는 데 60시간을 보냈다. 모든 준비를 마쳤고, 대학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내용을 쭉 읽어주기 시작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기대한 것의 반은커녕 희미한 근사치 비슷한 것도 나오지 않았다. 음성 명령에 대해서 전혀 반응하지도 못했고, 받아쓰기는 더 엉망이었다. 그 수많은 오류를 한 줄 한 줄 수정하면서 가자니, 차라리 펜으로 종이에 직접 쓰는 게 쾌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광고에서 약속되었던 것은 아무 것도 지켜지지 않았고, 필자는 다시는 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필자는 음성 명령 기술을 다시 건드려보고 있다.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들 문제는 인공지능 광고 혹은 신기술 광고에 대한 규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기업들 스스로가 광고의 톤을 정할 수 있다.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세상에 얼마든지 많다. 소리없이 특정 기업들로부터 돌아 선 그런 소비자들 말이다. 기업들은 이런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서 광고의 톤을 정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몇 가지 기본 규칙이 있어, 여기에서 나눈다. 먼저는 인공지능을 훈련시키기 위해 수급하는 데이터의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지난 수년 동안 데이터를 잘못 가져오거나 배포해 법정에 여러 번 서야 했으며, 적지 않은 벌금을 냈다. 그것을 그냥 큰 기업에 내린 철퇴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데이터의 출처와 관련성, 무결성에 대한 소비자와 권력 기관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걸 느껴야 한다. 그 다음은 출처가 분명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데이터는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에 있어 혈액과 같다. 인공지능을 살아있게 만드는 게 바로 이 데이터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회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데이터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현재 사람들이 기대하는 건 ‘익명화’다. 데이터 익명화에만 충실해도 꼬투리를 잡을 사람은 크게 많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은 현재 시장에 내놓는 인공지능의 수준과 성능에 대해 있는 그대로 소개하라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만능이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그런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정직했기 때문에 당장 경쟁에서 조금 밀려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허위에 가까운 광고에 혹한 고객들은 거품일 뿐이다. 곧 사라진다. 인간의 상상력은 놀라운 것이다. 하지만 그 상상력이 기술적 현실을 대체할 수는 없다. 대신 그 기술력들이 언젠가 우리의 일상에 등장하도록 하는 연료가 될 수는 있다. 상상의 역할은 딱 거기까지다. 기술이 당장 현금화할 수 없는 수표를 상상이라는 것이 서명하도록 놔두면 커다란 부채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글 : 댄 오코넬(Dan O’Connell), DRO, Dialpad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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