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동의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 2022.07.11 |
100% 동의하는 회의가 반복된다면 구성원 모두가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는 뜻일까?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불평 하나 나오지 않는 건 바람직한 일일까? 우리는 협동력과 집단사고를 혼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IT 분야에서 진행되는 협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도구도 도구지만 무엇보다 한 팀으로 임무에 임할 수 있는 마음가짐 역시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팀워크 정신이 도를 넘어 집단사고(groupthink)의 수준으로 넘어간다면 어떨까? ![]() [이미지 = utoimage] 집단사고라는 건 매우 미묘한 것으로,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기술 연구 및 상담 전문 회사인 ISG의 파트너인 올라 초우닝(Ola Chowning)은 집단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조직 대부분의 의견에 별 다른 비판이나 생각 없이 동의하려는 성향”이라고 설명한다. “대세를 따르고자 하는 본능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죠. 괜히 저항하면 불필요한 용기와 에너지가 소모되니까요.” 집단사고가 발휘되면 모두가 고개를 행복하게 끄덕이고, 유쾌하게 악수하고, 하나로 뭉친 것 같은 뿌듯함을 느끼고 회의장을 나서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낭떠러지로 다 같이 굴러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모두가 동의한다고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모두가 너무 쉽게 동의하기 때문에 간과되는 것들이 생겨나고, 실패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미연에 드러나 방지되지 않습니다.” 초우닝의 설명이다. 목표 정하기 카네기멜론대학의 아니타 윌리엄즈 울리(Anita Williams Woolley) 교수는 “팀 전체의 목표를 확실하게 정하고, 이를 모든 결정의 기준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큰 목표를 분명히 했고, 그것을 팀원 모두가 분명하게 이해했다면, 그것에 따라 일을 진행할 때 생겨나는 결정 사항들을 논의해야 합니다. 이런 기준이 없다면 누군가 제안한 것이 일견 옳게만 들리면 모두가 전체적 맥락에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동의하게 됩니다. 당장에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전체 목표를 고려하지 않고 따라가게 되고, 그러면서 팀 전체가 우왕좌왕 한다는 것이죠.” 무언가 잘못 됐음을 알리는 신호들 모두가 하하호호 웃으며, 전체 동의 하에 절벽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을 때에라도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팀 전체가 집단사고에 빠져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도 위험의 신호들이 여기 저기서 나올 것이다. 비욘드베터스트레티지앤코칭(Beyond Better Strategy and Coaching)의 회장인 에이미 데베로(Amie Devero)는 “반대 의견이 나온 지 오래됐다면, 그 자체로 이미 위험한 징조”라고 말한다. “물론 사안에 따라 100% 동의가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회의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니, 100% 동의가 나오는 회의가 특수한 경우죠. 어떻게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매번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거의 모든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그 누구도 불만어린 투정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들 대부분 자유로운 발상과 상상을 억누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그룹 전체의 창의력과 개성 역시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 조직이라면 아름다운 화합에 도달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생각을 안 하는 것이 더 현실에 가깝죠.” 집단사고에 물든 팀에는 보통 강압적이고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표출하는 수장이 존재한다. 이들은 반대 의견을 배신자나 적으로 취급한다. “그런 사람 밑에서 창의적인 그룹 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그저 튀지 않는 법만 전수되고, 명령에 복종하는 문화만 쑥쑥 자라죠.” 초우닝의 설명이다. “그런 수장이 없는데도 집단사고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면 구성원 내 다양성이 부족한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비슷한 나이의 비슷한 성장 배경을 가진 비슷한 전공자들이 모인 팀이라면 팀적인 시야가 좁을 수 있습니다. 집단사고에 빠지기 쉬운 조건이죠.” 적극적인 표현을 권장하려면 집단사고에 빠지는 걸 방지하려면 누구나 자유롭게 - 하지만 예의 바르게 -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리더의 역할이 크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판적 사고가 편향성 없이 제시될 수 있도록 독려할 뿐만 아니라, 그런 새로운 표현들에 대한 반응 역시 적절해야 하며, 다른 팀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모든 사람이 아이디어를 제출하도록 한 뒤, 한 데 모아서 모두가 볼 수 있게 한 뒤 전체 투표를 하는 방법으로 팀 전체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수결이 반드시 올바른 방향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투표로 추린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격렬한 회의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초우닝은 데이지(DAISIE)라고 하는 의사 결정 방법론을 권장하기도 한다. “데이지는 반대(disagree), 동의(agree), 향상(improve), 간소화(simplify), 검증(implode, ‘내부 폭발’이라는 의미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하는 걸 말한다), 교환(exchange,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나눈다는 의미)을 합친 말입니다. 팀 멤버가 각각 돌아가면서 6개의 역할을 맡아 회의 때 의견을 내보면 꽤나 창의적으로 풍부하게 회의가 진행됩니다.” 울리는 다음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진다면 회의가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설명한다. 1) 우리가 지금 해결하려는 문제는 정확히 무엇인가? 2) 우리가 내고자 하는 최종 결과물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가? 3) 그 최종 결과물이라는 게 최고의 결과물이기도 한가? 4) 우리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것이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해결책으로서 손색이 없는가? 5) 혹시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일이 잘못될 수 있을까? 집단사고, 이제는 굿바이> 집단사고에 이미 장악이 되었거나 되는 중이라면 가장 먼저 경계하고 배척해야 할 건 기계적으로 찬성부터 하고 보는 습성이다. 데베로는 “조직만이 아니라 개인 스스로도 가장 많이 얻어갈 때는 아이디어를 서로 경쟁하고, 건강하게 반대하고, 서로의 의견을 가지고 토론을 할 때”라고 설명한다. “심리학적인 도피처가 있어야 누구나 과감하게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리더는 그런 도피처가 될 수 없죠. 서로 좀 격렬하게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좀 부딪혔다고 해서 여러 가지 불이익을 주는 분위기가 팀 내에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의견을 발설하는 것 자체가 큰 리스크가 되거든요.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을 때, 제안자에게 일을 맡기는 것 역시 어리석은 리더가 하는 일입니다. 그럼 아무도 발표 안 합니다.”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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