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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디지털 테크 관련 규정과 규제, 정책과 시사 - 6월편 2022.07.12

6월 한 달 동안에도 많은 사건들이 벌어졌고, 법조계와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도 여러 움직임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들은 전부 알게 모르게 IT와 테크 분야에 영향을 줄 예정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벌어진 일들을 간략히 요약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6월 한 달 동안 IT와 정부 혹은 법조계는 어떤 식으로 얽혔을까? 각종 시사들은 앞으로 기술 분야를 어떻게 뒤바꿔 놓을까? IT 기술은 현실 세계와 밀접한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매달 상기되다시피 한다. 6월의 IT 관련 정책과 사건들을 모아서 정리해 본다.

[이미지 = utoimage]


웨스트버지니아 대 미국 환경보건국
6월의 마지막 날, 미국 대법원은 환경보건국의 ‘청정전력계획’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이란, 전력 발전소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강제하는 계획으로, 기준치를 맞추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도록 되어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위임금지규칙이라는 것 때문에 하나의 행정부가 중대한 경제적 결과를 낳는 조치를 취할 때,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의회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대법원에서 이러한 원칙을 적용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정전력계획은 아직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미국내 사정이 반영된 판결이기도 하다.

이 판결이 테크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다 알 수가 없다. 현재까지도 전기 차 로비 단체인 제타(ZETA)는 이 판결문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공식 보도 자료는 물론 소셜미디어에서도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여 목소리를 낼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타는 미국의 자동차 문화를 변혁한다는 궁극적 목적을 가진 단체이기 때문이다. 지금 가만히 있으면 제타라는 단체의 목소리에 힘이 덜 실리게 된다.

반면 이러한 대법원의 움직임에 환호를 지를 산업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암호화폐 분야다. 대법원이 환경보건국의 움직임을 위헌이라고 함으로써, 암호화폐를 제어하려는 다른 여러 기관들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위원회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특히 암호화폐 통제를 위한 시도를 여러 번 보여주었는데, 이번 대법원의 판결 이후로 암호화폐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사이버 전쟁 역시 길어지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월 22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사이버전 수행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MS에 따르면 러시아 해킹 부대는 128번의 은밀한 표적 공격을 시도했지만, 29%만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막강한 러시아의 해킹 부대는 왜 이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을까? MS는 이것이 민관의 유기적인 협력이 만든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MS가 동유럽과 발트해 연안 국가 기관들과 가장 많은 계약을 맺고 있는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한들 민관 협력이라는 답이 아주 틀리다고만은 할 수 없다. 어쨌든 러시아는 이전의 여러 사례를 통해 정보전을 수행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에 있어 대단히 유능하다는 걸 여러 차례 증명한 국가니까 말이다.

한편 정치 일간 외신인 폴리티코는 미국 의회가 최첨단 하이테크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그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데에 너무나 오래 걸려서 전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도 미국 의회는 400억 달러어치의 지원 물량을 9월까지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했었다. 이 중 절반이 무기에 투자될 예정이었다.

미국이 이렇게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쏟아붓고 있지만 전황이 금방 유리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고급 무기를 사용하려면, 그 무기 사용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적잖은 훈련이 필요하다. 훈련은 고강도로 진행되며, 기간과 예산도 상당히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기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도달한다 해도 실전에 투입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바이든의 칩셋 계획, 갈 길을 잃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내 반도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520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마련하라고 의회에 촉구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예상된 결과지만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반대 당(공화당)이 대통령을 도울 리 없었다. 게다가 바이든의 민주당은 계속해서 총기 규제와 낙태와 같은 문화적 문제에 온 역량을 기울이느라 컴퓨터 칩셋 같은 것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반대파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이 지나치게 중국에 호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이 통과될 경우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기업은 삼성(한국), 인텔(미국), TSMC(대만)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대만과의 경제적 관계를 깊이 가져가려는 움직임들도 비슷하게 이상한 논리에 부딪히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다.

한국과 독일은 이 법안의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정작 미국 기업인 인텔은 이미 반쯤 미국을 포기했다는 듯이 유럽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에서 미국 법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백악관의 다음 움직임은 무엇일까? 바이든 본인의 의지가 매우 중요해 보이지만, 여러 다른 사안들이 겹쳐 그의 의중을 아직까지는 확인하기가 힘들다.

교묘하게 비껴가는 스파이들
이스라엘의 스파이웨어 개발사인 NSO그룹(NSO Group)은 이미 세계적으로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보유하게 됐다. NSO그룹의 작품인 페가수스(Pegasus)가 전 세계 각국의 기자, 운동가, 정치인들의 핸드폰에서 발견된 이후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미국 재무부의 블랙리스트에까지 올랐으니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지난 6월 21일 이 NSO그룹의 대표들은 유럽연합 의회에 출두했고,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긴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자신들이 고객들과 작성한 계약서에는 비윤리적인 항목이 없음을 계속해서 주장하기도 했었다. 헝가리 정부가 야당 지도자들을 꾸준히 염탐하고 있고,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페가수스를 사용해 기자들을 추적하고 살해하더라도 실수일 뿐 윤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발언이라 뭇매를 맞았다.

USB-C 타입 충전기
뉴욕타임즈는 유럽연합 의회가 모든 랩톱, 스마트폰, 각종 무선 장비들에 USB-C 타입 충전 포트가 탑재되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어떤 브랜드, 어떤 생산자나 상관없이 2024년까지는 모두가 USB-C 타입으로 장비가 충전되도록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유럽의 소비자들은 여러 타입의 충전기와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두통에서 해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 중 이 결정에 환호하지 않은 사람은 찾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는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매우 공격적인 움직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유럽연합은 항상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의식하는 법안들을 도입해 왔다. 이번 USB-C 타입 정책은 대부분 눈치를 챘겠지만 애플에 가장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2021년 11월 유럽연합 위원회에 서신을 보내 유럽연합의 과도한 시장 개입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 이후 애플에서는 공식 입장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물론 USB-C 타입 통일 규정은 유럽연합 내에서만 적용된다. 하지만 GDPR이 그랬듯, 유럽연합에서 시작된 것이 사실상 전 세계의 표준이 되는 사례는 비일비재 하다. 곧 전 세계 무선 장비들이 USB-C 타입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 법은 없다. 영국만 해도 여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임을 숨기지 않았다. 단 한 가지 유형의 포트만을 강제한다는 건 혁신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게 영국 정부의 주장이다.

빅테크와 미국 변호사협회(ABA)
빅테크 기업들과 미국 변호사협회가 서로 엮일 일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폴리티코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6월 변호사협회 내에서 큰 소동과 반목이 일어났는데, 다름 아닌 빅테크 때문이라고 한다. 5월 말 경, 변호사협회의 지도부는 의회에 공개 서신을 보내 당시 의회에서 검토되고 있던 독점 금지 규정을 비판했다. 비판의 대상이 된 법안은 선택 및 혁신 온라인 법(American Choice and Innovation Online Act)이라고 하는데,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자사 제품을 먼저 노출시키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서신이 공개되자 협회 내부에서 난리가 났다. 그러면서 중세 시대의 길드 전쟁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덩치가 비교적 작은 테크 기업들을 대변하는 변호사들은 빅테크를 대변하는 변호사들이 변호사협회 전체를 서서히 빅테크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신을 작성하고 서명한 측에서는 서신 내용에 비합리적이거나 새로운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고 협회 내 독과점 규제 위원회가 검토해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서신에 서명을 한 22명의 변호사들 중 15명은 대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로펌에 몸담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하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과 직접 관련이 있는 변호사들이 대부분 서명을 한 서신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IT 산업은 선택 및 혁신 온라인 법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통과되어 적용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린 크립토
7월 초, 백악관이 암호화폐 채굴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가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에 의해 공개된 바 있다. 세계 대부분의 정부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행정부 역시 암호화폐를 위험한 들개처럼 취급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 기관의 태도와 접근법은 쉬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암호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백악관은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는 더더욱 암호화폐 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백악관의 과학 및 기술부 책임자인 코스타 사마라스(Costa Samaras)는 블룸버그를 통해 “크립토 투자자들은 실제 세계에 자신들이 배출하는 탄소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소음과 지역 내 공해, 오래된 화석 연료 시설이 재가동되도록 만드는 것 역시 암호화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암호화폐 채굴 행위는 어마어마한 컴퓨팅 자원과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를 생성하고 거래하는 행위에서 기술적인 혁신이 일어나 자원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암호화폐 사업은 환경 문제와 얽혀 지속적인 공격을 받을 전망이다. 환경론자와 각 정부의 근거가 부족하다거나 틀린 지적도 아닌 상황에서, 암호화폐 옹호자들이 어떤 논리로 대응을 할 지가 궁금해진다. 아무튼, 비트코인 앞에 레드카펫이 깔린 건 절대 아니다.

글 : 카를로 마시모(Carlo Massimo),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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