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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AWS 서밋, 개최 키노트에서부터 시위로 혼란 빚어 2022.07.21

정부는 결국 민간 기업의 기술력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모든 정부는 나름의 철학과 기조로 운영되고 있고,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국정 운영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반대파들이 이따금씩 정부와 협력하는 기업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이런 일이 아마존 서밋에서도 최근 발생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얼마 전 뉴욕에서 개최된 AWS 서밋(AWS Summit) 행사가 여러 가지 변수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원래는 아마존의 CTO인 버너 보겔스(Werner Vogels)가 개최 키노트를 맡기로 했는데, 정작 무대에 오른 사람은 AWS의 수석 개발자인 마틴 비비(Martin Beeby)였다. 진행자는 보겔스가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고 청중에게 알렸다. 비비는 AWS 서비스의 규모를 알리며 키노트를 시작했다. 세계 26개 지역에 84개의 서비스 구역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비비의 설명이었다.

[이미지 = utoimage]


그러더니 비비는 아마존이 재생산 가능한 에너지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19개국에서 풍력 에너지 및 태양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310건 진행하고 있으며, 이로써 16 기가와트에 달하는 전력이 이러한 ‘클린 에너지’로부터 충당된다고 밝혔다. 또한 오래 전의 발명이 미래의 혁신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강조하며 철도의 표준 너비가 로켓 추진기를 개발하는 데에까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걸 예로 들었다. “왜냐하면 로켓 추진기를 발사대로 옮길 때 기차로 이동하기 때문이죠. 과거에 내린 결정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 영향을 주며, 기업 활동의 난제들 역시 어쩌면 수년 전 우리가 내린 결정 때문에 생겨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 문제로 넘어갔다. 클라우드 체제로 넘어가기로 지금 결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먼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시스템과 시스템 사이에 교류되는 데이터의 양은 테라바이트와 페타바이트 단위로 계산됩니다. 그리고 그 양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요. 클라우드는 이런 수준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에 있어 더 없이 좋은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때문에 기업의 사업 활동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비비는 약 한 시간 동안 데이터 전략, 확장성, 유연성, 보안에 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결국 아마존은 좀 더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고, 데이터를 위주로 사업을 펼치는 조직이 되고 싶은 겁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무난했다. 하지만 갑자기 시위자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강연이 끝나기 30분 전, 비비가 머신러닝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태를 묵인함으로써 어마어마한 이윤을 거두고 있는 AWS는, 언제까지 그러한 사업 행위를 이어갈 것인가?”라고 외쳤다. “AWS는 인종차별적인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대량 이민자 추방과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슷한 사건은 2019년 AWS 서밋에서도 발생했었다. 보겔스의 키노트 연설 동안 비슷한 메시지를 가진 시위자들이 강연 도중에 일어서서 비슷한 질문을 큰 소리로 던진 것이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이들이 말하는 아마존의 비윤리적인 사업 행위란 뭘 가리키는 것일까?

행사장에서 시위대는 님버스 프로젝트(Project Nimbus)를 언급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IT 인프라 상당 부분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프로젝트였다. 2021년, 아마존과 구글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님버스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은 공개된 적이 없고, 아마존과 구글에서도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 심지어 구글과 아마존 직원들 중 일부도 - 이것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억압적인 정책을 지지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비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동안 발표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 곧 행사장 운영 요원들이 시위대들을 행사장 밖으로 안내했고, 조용한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비비는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았다. 여기 저기 청중들 사이에 앉아 있던 시위대가 더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간헐적으로 일어나 고함을 질렀고, 행사 요원이 한 명을 데리고 나가면 다른 사람이 행사장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됐다. 각 사람마다 요구하는 것도 달랐다. 어떤 시위대는 경찰에 고급 IT 기술을 제공하지 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비비는 조금 말하다 중단하고, 조금 말하다 중단하는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가끔씩 시위자에게 “아마존 대변인들과 만나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마지막 시위자는 밖으로 안내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전국의 시민 권리 단체가 AWS에 서신을 보냈습니다. 국토안보부의 하트(HART)라는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왜 지원하느냐는 질문이 담겨 있었는데, 왜 여기에 침묵으로 일관합니까? 그런 방대한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가 완성되면 대규모 검열과 차별이 감행될 수 있다는 걸 모릅니까?”

앞으로 IT 기술력을 둘러싼 민간 기업과 공공 기관의 파트너십은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사업들 중 적잖은 수가 이런 식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민과 관이 손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 가치관에 따라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반드시 갈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정부 기관과 손을 잡지 않기에는 프로젝트가 꼭 나쁜 면만을 가진 것도 아니고 금액이 상당할 때가 많다. 어떤 계약을 수주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시장 내에서 입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기업들로서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비는 장내 소란에 대해 사과하고 남은 발표를 마쳤다. 쫓겨난 시위대들 중 일부는 행사장 바깥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계속 외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의 행위가 과격하거나 폭력적인 건 아니었다. 아마존이 이런 일을 겪은 건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아마존만 이런 일을 겪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누가 맞는 말을 하고 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행사장에 있던 청중들(즉 잠재 소비자들) 중 시위대에 공감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키노트가 중단될 때마다 청중들은 시위대에 그만하라는 반응을 보였고, 그 누구도 이들의 메시지에 박수를 보내지도 않았다. 바깥에서 진치고 있는 시위대를 찾아가는 사람도 없었다.

글 : 조아오피에르 루스(Joao-Pierre Ruth),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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