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를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기업 문화 | 2022.09.16 |
기업 두 개가 합쳐질 때 필요한 건 거액의 돈, 양측 경영진과 주주들의 합의만이 아니다. 기업 내부에서 업무가 진행되는 문화도 치명적인 요소로서 작용한다. 이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울고 웃는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2021년 기업들 간 M&A 활동은 정점을 찍었다. 2022년의 전망 역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히 수량을 열람해서 나온 말이지, 그 M&A 모두가 성공으로 이어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M&A 계약이 마무리 되고, 지불이 완결되고, 발표까지 나서 공식화 되고, 이제 두 회사가 하나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 때, 바로 그 때부터 진짜 어려운 작업들이 시작된다. 기업 문화라는 걸 합쳐야 하는 일이 진행될 차례이기 때문이다. ![]() [이미지 = utoimage] 일반적으로는 상호보충이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잘 녹아드는 기업 문화를 가진 기업들이니 M&A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문화 융합을 고려하면서 M&A 과정을 진행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문화와 같은 요소들은 M&A 담당자들 사이에서 거의 모든 경우 무시된다. 수익, 영업 이익, 고객 수와 성향, 내부 인원처럼 서류로 정리해 정량적인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들이 늘 핵심이 된다. 하지만 문화적 요인처럼 M&A의 성공에 치명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도 드물다. 아니, 적어도 양 기업의 문화만 잘 맞아도 M&A가 실패로 끝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M&A를 실제로 경험해 본 기업 경영진들의 95%는 “문화 호환성이 기업 통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문화 호환성 부족이 통합 실패의 주요 요인이 된다고 꼽은 사람 역시 25%였다. 그렇기에 M&A를 성공으로 이끌고자 한다면 경영진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문화 지도 그리기’이다. 두 회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관과 철학을 상세히 적어서 비교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앞으로의 융합 과정에 있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끝나는 건 아니다. 가치관이라는 큰 그림의 정리가 끝났으면 그 다음부터는 끝없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정말로 명시된 가치관이 밑바닥 업무 현장에서부터 실천되고 있는지 끈질기게 대화하여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이 반드시 실천되어야 하는 것이면 실천되도록 작업 현장에서부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현장에서부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사실 윗선에서 주도해야만 한다. 즉 경영진들이 회사의 가치관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음은 물론, 그 가치관을 살아내고 있어야만 한다는 뜻이 된다. 그 외에도 경영진들이 M&A 이후, 진짜로 두 조직을 합치는 데 있어 갖추어야 할 자세가 있는데, 이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직원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과정은 빠르게 시작하면 할수록 문화 융합에 도움이 된다. 귀를 기울인다는 게 그리 어려운 말처럼 느껴지지는 않지만 의외로 이걸 정말 잘 하는 경영진은 손에 겨우 꼽힐 정도다. 내 지시를 듣는 사람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는다는 건 마치 인간 DNA에 제동 장치가 새겨진 것처럼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를 필사적으로 기울임으로써 직원들이 현 시점의 기업과 자신의 업무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낸다는 건 서로 다른 조직을 통합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과정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1) 어떤 경력을 쌓아 왔는가? 2) 일을 할 때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가? 3) 언제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움을 느끼는가? 4) 가장 이직 충동이 일어날 때가 언제인가? 5) 회사에서 딱 한 가지를 바꾸고 싶다면 무엇을 바꿀 텐가? 2. 독자적인 연구와 조사를 실시하라 융합 대상이 될 상대 기업에 대한 비공식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공식적인 연구란, 공식 연구 단체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가볍게 진행하는 조사 행위를 말한다. 기존 직원들과의 가벼운 면담도 좋다. 만약 한 직원의 험담이 어떤 커뮤니티에서 발견되거나 대화 가운데 튀어나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만으로 ‘회사를 잘못 샀네’라든가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겠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다만 이런 험담들은 두 회사를 합쳐가는 과정 중에 꼼꼼하게 확인해 봐야 할 사항들로서 접수해두는 게 좋다. 험담들을 수집해 읽다 보면 회사 내의 분위기가 어떤지를 엿볼 수 있고, 위에서 말한 ‘회사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조직을 통합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도 파악하게 된다. 그러니 인터넷 커뮤니티, 직장인 카페, 주요 직원들의 소셜미디어 등을 슬슬 둘러보는 게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3.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라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인터넷에서 비공식적인 자료를 수집했을 때의 단점은 일부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확립된 생각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충분한 수의 샘플을 확보해야 하는데, 어느 선까지 충분한 수인지 정확히 정의하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건 확보해 둔 정보가 맞는 것인지, 혹은 다른 사람도 동의하는 내용인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다. 정보를 수집함과 동시에 결론을 내리는 건 위험하다. 그리고 조직 통합에 있어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게 될 수도 있다. 또 두 조직 간 문화 통합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단계별로 확인해야 한다. 주도적으로 융합을 이끌어가고 있는 경영진 일부가 평가하는 성공과, 구성원들이 느끼는 성공이 다를 수 있는데, 이를 일치시키려면 자꾸만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M&A의 핵심 중 하나는 인재들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것이다. 이들이 계속 회사에 다니고 있고, 예전 그대로의 생산성을 발휘하고 있다면 그 M&A는 인재 확보 측면에서는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주기적인 확인과 평가가 필요하다. 문화의 특성과 M&A 강조했다시피 문화 융합이라는 과정은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단계별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상이한 두 가지 문화를 합친다는 것 자체가 원래 긴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래 문화라는 게 매일처럼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기업의 근무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더 크게 보면 구인 구직 시장이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 보라. 비단 이런 큰 사건만이 아니라, 주요 구성원 몇몇이 달라지는 것으로도 기업 문화는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M&A 활동은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조만간 어떤 기업을 매입하기로 계획하고 있거나, 큰 기업으로의 흡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면,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현장의 직원들과 투명하고 원활한 소통 관계를 마련해야 한다.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어 면담을 하거나 정보를 취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으니 지금부터 준비를 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문화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사실은 구성원들이 어떻게 대화를 하고, 어떤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회의가 보통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단톡방 분위기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파악하기가 좀 더 용이한 측면이 있지만, 온라인 공간이라고 해서 불가능해지는 것도 아니다. 또, 문화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호환되지 않는 문화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랑이나 용납, 이해도나 어른스러움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문화 그 자체로 도무지 공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이건 그냥 차이의 정도가 심한 것이지 어느 한쪽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M&A를 검토하는 과정 중에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발견됐다면 M&A를 포기하는 게 가장 좋다. 물론 모든 정량적 수치가 ‘좋다’고 하는데 만져지지도 않고 정체도 알 수 없는 문화라는 것 때문에 거래를 포기하는 게 뼈아프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재앙을 피해가는 길이 될 수 있다. 글 : 타라 바비에리(Tara Barbieri), 부회장, CDW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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