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감자와 CCTV-인권침해냐 자살예방이냐...과연? | 2005.12.27 |
1,341개 수용거실에 CCTV설치...자살우려자 24시간 감시 법무부, “폭력사고와 자살 방지 등 인권과 생명권 보호를 위해 설치” 시민단체, “목욕과 용변 시에도 촬영...인권침해 명백해” CCTV는 항상 ‘인권’의 반대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사회에서 그 이미지는 점점 더 고착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감시’는 피감시자로 하여금 행동의 자유를 억제하게 만들고 종국에는 사고의 자유까지 점령하고 만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따라서 ‘CCTV는 인권침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지난해 수원구치소에서 출소한 김모씨(34세)는 수원구치소장과 진주교도소장 등을 상대로 법적 근거나 기준없이 임으로 구금시설 수용거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 수용자의 모든 행동을 24시간 촬영, 감시했다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의 조사결과 현재 전국 구금시설에는 총13,970개의 수용거실 중 1,341개 거실에 CCTV가 설치돼있고(설치율 9.6%) 이중 여주교도소는 630개 모든 거실에 CCTV가 설치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수용시설별로 0.8%~26.9%까지 다양한 설치율이 나타났고 법무부의 방침상 대면계호에서 시설계호로 교정행정의 현대적인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행 행형법에는 구금시설 내 CCTV 설치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법무부령인 ‘보안장비관리규정’으로 CCTV 장비의 설치와 관리요령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고 CCTV의 설치목적, 거실지정 기준, 운영방법, 인권침해 방지 대책과 같은 내용은 법적 근거 규정이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금시설내 CCTV 설치는 수용자 감시의 효율성 문제도 있지만 폭력사고 방지, 자살 방지, 수용자간 인권침해 방지와 같은 보호기능을 위해 설치됐다”며 “수용자에 대한 ‘시선내 계호’가 교도관의 기본 업무 원친이므로 CCTV를 통한 수용자 감시는 행형법의 목적이나 취지에 위배되지 않아 인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법무부 교정과 신용해 사무관은 “인권단체에서 CCTV 사용의 남용을 지적하는데 자살이나 다른 수감자를 폭행할 우려가 있는 재소자를 대상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만 CCTV를 이용해 자살을 예방한 경우도 60건이나 된다”며 “CCTV의 사용이 인권침해가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생명권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한 장비”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번 행형법 개정시 CCTV의 설치 및 사용에 대한 법적 규정을 정할 방침이며 인권위에서 권고하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도록 최대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인권 단체는 “CCTV는 재생 및 무제한 복사가 가능해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유출우려가 있으며 특정 부위(얼굴이나 신체)를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고 촬영된 내용을 편집까지 할 수 있어 재소자의 인권침해”라고 주장한다. 또한 “24시간 연속으로 수용자의 모든 행동이 감시되고 동태적인 삶의 흐름이 정보의 형태로 녹화됨으로써 수용자 개인의 사생활이 과도하게 침해될 우려가 높고 CCTV설치 자체만으로도 ‘위축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현저한 자유의 제한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김모씨는 “수원구치소에 CCTV가 있는 거실에 수용되었고 3명이 수용된 이 거실은 거실과 화장실 칸막이가 없어 목욕이나 용변보는 모습이 그대로 촬영되는 상황”이었다며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춘천교도소 관계자는 “진정인 김모씨가 단식을 하며 자살 의사를 밝히는 등 자살의 우려가 있어 CCTV가 설치된 수용거실에 수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 서현수 조사관은 “지금처럼 법적 근거와 기준없이 CCTV 감시를 시행하는 상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구금시설내 CCTV설치와 운영은 수용자 인권보호, 보안사고 방지와 같은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만 허영돼야 하고 CCTV는 어디까지나 교도관의 계호를 보완하는 보충적 보호장비로서 수용자의 교정교화와 재사회화라는 교정행정의 기본 목적하에서 운영되야 한다. 목욕이나 용변모습이 노출되거나 과도한 인격권 침해가 없도록 사용목적에 따라 촬영범위를 제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한 그는 “장비의 성능과 규격, 설치장소와 기준, 거실지정기준과 운용방법, 녹화된 기록물의 보존과 폐기, 책임소재와 감독체계, 자료의 활용방법 등에 대한 절차를 마련, 기록의 정확성을 유지하고 자의적 이용방지와 자료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권위 권고에 따라 법무부 관계자는 26일 “행형법 92조 개정안에 전자장비를 이용한 계호조항을 신설해 일부 수용시설에 CCTV를 설치하고 자살 등 사고 우려가 높은 수형자를 따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22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행형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법무부는 조만간 정책자문회의 등을 거쳐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법무부 교정과 신 사무관은 “CCTV의 사용에 대해 업무 효율성 보다는 인권존중과 생명보호의 측면에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예산도 부족하고 교도관의 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CCTV마저 없다면 수감소내 폭력사고와 자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란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외국의 경우 CCTV는 기본적 장비에 속한다. 미국, 호주, 싱가폴 등에서는 수용자의 이동경로가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전송되고 허용된 섹터를 벗어나면 경보음이 울리고 만약 탈주의 가능성이 보이면 신속하게 방어를 하는 등 교도소의 디지털화가 잘 이루어져있어 작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재소자들이 피해없이 무사히 형을 마치고 나가 재범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교정하기 위해 국가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형법 개정에 CCTV의 법제화 추진에 시민단체는 ‘인권침해’라고 지적하며 법 개정 반대움직임과 함께 CCTV의 극히 제한적인 사용을 주장하고 있어 법 개정에 있어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길민권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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