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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공급망의 체질 개선과 지속 가능성의 추구 2022.09.21

환경 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모든 기업들이 탐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팬데믹과 전쟁으로 너무나 쉽게 위기를 허락해버린 공급망에 대한 개선도 시급히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성급해서는 안 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이 산업 저 산업 구분없이 우리가 믿고 의지해 왔던 공급망은 사실 꽤나 약했다는 사실이 최근 몇 년 동안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면서 부품들이 모자라고, 제품들이 만들어지지 않는 사태가 지구 곳곳에서 벌어졌다. 팬데믹, 전쟁 등의 굵직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필수 재료들을 구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 국가와 기업들은 재료 확보 및 공급망 보완에 많은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

[이미지 = utoimage]


여기까지는 별 탈 없이 일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까지 추가되면 일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기업들은 환경 문제에 적극 뛰어드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고, ESG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 앞서가고 있다는 모습을 시장에 드러내야 경쟁력을 얻게 된다. 공급망 확보에 더해 전략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니 머리가 터진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총괄 국장인 마이클 라이온스(Michael Lyons)는 “미래의 전쟁이나 팬데믹 사태에 대비하여 공급망을 최적화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여 환경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 하고, 탄소 배출량을 0에 수렴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이상적인 공급망 최적화의 목표죠. 그런데 이런 구조에도 나름의 위험 요인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딜로이트 컨설팅(Deloitte Consulting)의 파트너인 제임스 캐스콘(James Cascone)이 자세히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음료 회사가 환경 문제에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고 합시다. 그러면서 그 동안 사용해 왔던 플라스틱 용기를 잘 썩는 친환경 재료로 바꿉니다. 그리고 항공으로 물건을 배달하던 걸 다른 교통 수단으로 대체했습니다. 비용이 이전보다 높아질 수도 있고, 물품 배달이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캐스콘은 “그렇게 표면적으로 눈에 띄는 것들을 성급하게 바꾸는 건 생각지도 못한 다른 위험 요인들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공급망 전체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고, 그에 따라 전략을 수립해 큰 틀에서부터 적용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때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과 같은 IT 기술들을 활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지속 가능한 재료들로 대체하기
이미 지속 가능성이 높은 원재료들을 사용하는 전략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델타항공사의 경우 합성 제트 연료로 바꿔가고 있고, 코카콜라 역시 식물성 병들에 담긴 음료를 출시하기 직전이다. 올드네이비는 친환경 재료로 의류 제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H&M은 재활용 재료들을 점점 더 많은 의류의 옷감으로 활용하고 있다.

환경에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재정비하는 것이 기업들의 시급한 과제이고, 기업들도 이를 알고 서두르는 중이다. 맥킨지앤컴파니(McKinsey & Company)에 의하면 패션 업계 최고 구매 책임자(CPO)의 2/3가  “2025년까지 원자재를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류 회사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속 가능한 재료를 공급받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영역에서의 고민과 전략 수립을 필요로 한다.
1) 재료 자체
2) 재료 공급 경로에 대한 투명성 확보와 추적 가능성 확보
3) 공급자와의 관계 설정
4) 구매 절차와 방법론의 재정립
5) 생태학적인 측면에서의 탄소 발자국
6) 순환 경제에 대한 이해 및 도입
7) 플라스틱 재료와 패키징의 변혁

이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공급자들은 친환경적인 재료들을 충분히 생산해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향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공급자를 만나는 것 자체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가 각종 기후 변화와 정치 외교 지형의 급작스런 변화와 같은 요인들까지 개입해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공급자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거대한 기근과 흉작 앞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PwC US의 ESG 책임자 케빈 오코넬(Kevin O’Connell)도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그려나가는 것도 어려운데, 이를 실질적으로 지켜나가는 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리스크 서서히 낮추기
재료를 바꾼다는 건 기초부터 점검과 확인을 다시 한다는 뜻이다. “판매자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그들이 재료를 어디서 공수해 오고, 또 어떤 처리 과정을 거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오코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효율, 제품 생산 공정, 순환율까지도 고려를 해야 하지요. 이런 조사를 해 가며 공급자를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존 파트너십 관계에 있던 공급자들과 조율을 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왜 회사가 재료를 바꾸려 하는지, 환경 문제에 대하여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얘기하고, 서로 합의가 가능한 환경 보호 및 탄소 저감 목표를 잡거나, 도저히 타협이 되지 않으면 괜찮은 업체를 추천받을 수 있다. “환경은 한두 사람 혹은 한두 업체가 앞장선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닙니다. 가는 과정 중에 최대한 많은 이들을 동참시켜야 합니다. 공급자 선정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오코넬의 설명이다.

식물성 병이라든가, 대체 연료라든가, 탄소 함유량이 낮은 콘크리트 등으로 갑자기 재료를 바꿨을 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문제는 물량을 맞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직 대체 재료들에 대한 생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파트너사들을 한두 군데 더 선정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라이온스는 “공급망을 최적화 한다는 건 유연성을 높인다는 뜻”이라며 “물량 부족을 대비하는 게 유연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변화 이후에는 평가가 있어야
지속 가능한 공급망, 유연한 공급망은 탄탄한 기술력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특히 데이터 분석과 처리에 있어서 최신 기술이 도입되어야 유연하며 지속력도 있는 공급망이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망의 최적화나 현대화에 있어 ‘디지털화’가 같이 논의되는 것이다. 공급망을 운영할 때 생성되는 온갖 데이터들을 저장하고 분석하여 최적화에 최적화를 거듭해야만 우리가 꿈꾸는 탄탄하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이기까지 한 공급망에 다가갈 수 있다.

BCG의 경우 탄소인공지능(CO2 AI)이라는 플랫폼을 제공하여 기업의 탄소 발자국을 끊임없이 추적하여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재료도 바꾸고 공급망도 한 차례 뒤집었는데, 원하는 목표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타타컨설턴시(Tata Consultancy)의 경우, TCS클레버에너지(TCS Clever Energy)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 기반 분석 기술을 활용해 상세한 탄소 배출 현황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조직들은 노력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여러 조직들은 각종 기술들을 도입해 나름의 분석 및 평가 능력을 갖춰가는 중이다. 공급망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또 ‘그린 사업’이 실제 어느 정도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이런 상세한 데이터 분석 기술력은 미래 예측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보통이다. 라이온스는 “공급망 전체와 구석구석을 아우르는 가시성을 확보하다 보면 미래 예측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며, 이 때문에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과 항시 연결된 센서들을 보다 많이, 그리고 공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는 통찰이 더 정확해질 것입니다. 센서들로부터 나온 데이터나, 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배포됨으로써 투명성을 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업들은 공급망의 어떤 벤더나 공급자가 가장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파트너십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게 됩니다.”

결국 공급망의 친환경화나 최적화는 한두 번의 시도로 끝나는 게 아닌 것이다. 맥킨지는 “기존과 다른 개념의 공급망이 완성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잠깐의 실험 몇 번으로 완성되겠는가?”라고 되묻기도 한다. “아직 우리는 최적의 공급망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런 공급망을 완성시킨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적의 공급망이란, 다 같이 나아가야 할 여정이지, 경쟁적으로 먼저 도달해야 할 것이 아닌 것입니다.”

글 : 사무엘 그린가드(Samuel Greengard),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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