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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위기, IT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2022.10.26

2022년 유럽의 겨울은 혹독할 것이다. IT 기업들 역시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이 추운 겨울을 버텨내기 힘들 것이다. 다만 이 기간을 잘 버텨낸다면 더 나은 미래, 더 안정적인 미래가 있을 수 있다. 암울한 상황이지만 좀 더 멀리 볼 필요가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심각하다. 다가오는 겨울, 유럽인들의 생활이 힘들고 척박해질 것 역시 이제는 기정 사실로 보인다. 생활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소 수개월 동안 IT 산업 전체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미지 = utoimage]


에너지 위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기술 자문 기업 ISG의 회장 스티브 홀(Steve Hall)은 설명한다. “가장 확실하고 직접적인 이유는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것이죠. 이 때문에 가스와 석유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게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연료가 모자란 현상이 시작됐습니다. 여기에다가 최근 OPEC이 석유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이 때문에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캐나다의 개인 투자 자문 회사인 피기뱅크(PiggyBank)의 분석가 소피아 존스(Sophia Jones)는 다른 요인들도 존재한다고 말한다. “원래의 공급 경로가 막혔기 때문에 유럽의 정부들은 평소보다 비싼 값을 지불하고 전기를 만들어내야 했고 이는 결국 석탄으로의 회귀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죠. 왜냐하면 환경 부담금이라는 제도가 정착한 곳이 대부분이고, 석탄을 사용하면 할수록 환경 부담금에 대한 부담이 누적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러나 저러나 연료비가 비싼 게 유럽의 현재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발생시킬 수 있는 전기가 한정적입니다.”

특히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들
유럽 전체가 위기라고 하지만 특히 심각한 건 독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의 IT 회사들은 가장 먼저 이 위기로 불거진 상황들을 온 몸으로 겪게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프랑스는 조금 더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프랑스는 핵 발전소를 비중 있게 운영해 왔고, 따라서 핵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물가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석유와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높다는 특징 때문이죠. 하지만 물자가 모자라는 일이 심각하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크게 입을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내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그것도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곳일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등 외부 데이터센터로 이주를 마친 기업이라면 아무래도 영향을 덜 받을 겁니다. 전기가 크게 모자라는 상황이 올 테니까요. 다만 클라우드 업체가 비용을 상승시키긴 할 것으로 보이고, 그것 때문에 클라우드로 이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영향이 없을 거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홀의 설명이다.

에너지가 점점 더 구하기 힘든, 그러므로 비싼, 자원이 되어감에 따라 유럽의 수많은 기업들은 이른 바 ‘하이퍼 스케일러(hyper scaler)’라고 하는 방법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원격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는 애자일 기반 방법론 중 하나다. 여기서 사용되는 원격 데이터센터들은 수평적으로 연결된 서버들을 갖추고 있는 곳들이다. 홀은 “다가오는 전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클라우드로 서둘로 옮겨가는 기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WS, 애저, GCP, 알리바바 클라우드, IBM, 오라클 등 나쁘지 않은 비용을 유지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는 서비스들에 몰리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봅니다.”

충격의 완화
유럽연합은 이미 에너지 위기으로부터 오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마련하는 중이다. 먼저 연합 차원에서는 회원국들에게 가스와 전기 소비량을 줄이라는 촉구를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가장 전기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가전의 사용을 줄여달라고 국민들에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식기세척기나 세탁기 등은 비교적 밤시간에 이용해달라는 것이죠.” 존스의 설명이다.

유럽의 많은 IT 관련 조직들도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수들을 내놓고 있다. “장비 활용의 효율을 높인다거나, 전력 효율이 높은 장비들을 구입한다거나 하는 식이죠. 또한 사무실이 아니라 집이나 공공 장소 등에서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기도 했고요. 에너지를 고효율로 사용하기 위해 많은 수단을 강구하는 중입니다.” 홀의 설명이다.

해결책
존스는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은 각 국가 정부가 러시아와 협상을 하여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게 단일 국가 단위에서 이뤄질 수 있기만 한 일은 아니죠. 국제 정세라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어쩌면 러시아로부터 가스와 석유를 얻는 대신 더 많은 것을 잃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IT 업체나 업계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게다가 러시아가 여기에 응할 거라고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존스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원을 마련하고 다양화 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재생산 에너지나 그린 에너지, 대체 에너지 등 다양한 기술에 좀 더 투자를 해야 할 때입니다. 단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테지만, 장기적으로 미리미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건 모든 국가들의 분명한 과제로 보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겠고요.”

그런 움직임과 맞물려서 데이터센터들 역시 그린 에너지와의 호환성을 맞춰가야 할 것이라고 홀은 강조한다. “지금의 전력 공급 기술을 완전히 새 것으로 바꾸면서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또 적잖은 연구와 기술 도입, 투자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족히 수년이 걸리겠죠. 그 동안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점점 올라가겠고요.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클라우드 산업은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더 비싸지는 클라우드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겁니다. 다만 클라우드 업체들은 비용을 더 걷어간 만큼 더 친환경적인 기술로 보답을 해야겠지요.”

홀은 그래도 꽤나 긍정적이다. “이번 겨울은 더 춥고 더 혹독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2023년 봄이나 여름 즈음이면 에너지 위기가 어느 정도 극복될 것으로 보이고, 이 차가운 겨울이 오히려 기회가 되어 우리는 보다 나은 에너지 공급원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새 체제에 IT가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겁니다.”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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