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전 세계 테크 및 정책 소식 : 크립토에서부터 칩 생산 위기까지 | 2022.12.10 |
세계 외교 무대와 정치 계통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테크는 무관할 수 없다. 특히 최악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더이상 규정의 찬반이 팽팽히 이어지고 있지 않다. 전쟁과 칩셋과 관련된 움직임들도 부지런하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지난 11월 정치와 외교 무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런 움직임과 결정들이 테크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11월에는 머스크와 FTX, 칩셋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IT와 테크 분야에 난리와 소문이 많았던 11월의 주요한 사건들을 요약한다. ![]() [이미지 = utoimage] 일론 머스크에 관하여 : 돈이 너무나 많은가? 소제목에 나오는 질문은 윤리적인 차원의 질문이 아니다. 법적인 차원에서의 질문이다. 뉴욕타임즈에 의하면 현재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는 2018년 머스크가 테슬라의 CEO로서 받았던 각종 보수와 대가를 조사하는 중이라고 한다. 당시 그는 총 5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는데, 주주들에게 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승인 받기 위해 테슬라 경영진은 꽤나 머리를 굴렸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고 증권거래위원회는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가 그러한 미심쩍은 돈을 받은 지 거의 5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 동안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크게 오르내렸다. 현재는 14%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900억 달러에 이른다. 작년 이 지분의 1/3 정도를 판매한 후의 수치인데도 이 정도다. 테슬라 측은 2018년 테슬라라는 회사의 실적을 감안하면 머스크에게 후한 보수를 줄 만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그 후로도 머스크가 회사 운영을 뛰어나게 해 계속해서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금액을 산정하고 승인하는 과정 중 부도덕하거나 부정직한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고 테슬라는 말하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CEO로 지내는 기간이 지옥 같았다고 말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와 현재의 증권거래위원회는 빅테크와 슈퍼리치들에게 자비가 없는 편이기도 하다. 11월 사법부는 또 다른 빅테크인 어도비를 걸고 넘어지기 시작했다. 선거와 테크 미국의 선거는 정치적 행사이기도 하지만 테크 분야의 중요 이벤트이기도 하다. 투표 용지를 집계하는 기계들이 대거 동원되어서만은 아니다. 선거 전부터 시작되는 여론 조작 및 정보 유포 전쟁 때문이다. 여론 조작을 위한 글들과 허위 정보들은 보통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가고, 이 때문에 선거철만 다가오면 소셜미디어들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다. 11월에 있었던 중간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각 빅테크들은 적게는 수주, 많게는 수개월 전부터 가짜 정보를 플랫폼에서 제거하느라 별별 방법을 마련하고 적용했다. 틱톡은 모든 정치적 목적의 모금 활동을 금지시켰다. 메타든 정치 관련 광고를 민감하게 확인했고, 특히 투표하지 말라는 뉘앙스의 광고는 적극적으로 차단했다. 유튜브는 허위 정보가 담긴 영상이 퍼질까봐 노심초사 하며 이 부분의 모니터링과 자동화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갭(Gab)의 경우 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한 가치라고 하며 모든 정치적 발언을 허용했다. 가짜든 진짜든 가리지 않고 말이다. 여론 전쟁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어진다. 트럼프는 선거가 끝난 후 페이스북에 애리조나 주 민주당원들이 투표 기계를 조작했다는 식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의 지지자인 마이필로우(My Pillow)의 CEO 역시 민주당을 공격하는 글을 연달아 게시했다. 진보 성향 매체들은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를 지금까지도 언급하며 공산화에 대한 우려를 목소리 높여 외쳤다. 아직 미국에는 그 어떤 공산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이번 달에도 이어졌다. 러시아는 물자와 병력의 부족을 이기지 못하여 마침내 헤르손을 내주게 되었다. 하지만 마냥 패배를 받아들이고만 있지는 않다. 러시아의 사이버전 용사들은 미국의 중간선거를 노리고 미국 사회에 우크라이나에 좋지 않은 여론을 꾸준히 퍼트렸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그냥 퍼주고 있는 천문학적 금액에 대한 부분을 자꾸만 건드렸다. 미국 경제는 불황이네 마네 하는데 저 먼 나라에 돈을 대는 게 맞냐는 내용의 메시지는 여러 미국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러시아의 여론 조작자들은 바이든과 그의 행정부가 지나치게 진보적이라 미국 사회에 강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여러 채널을 통해 유포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FBI와 CISA가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이라 어느 정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 두 기관은 이런 식으로 러시아의 해킹 부대가 움직이고 있다고 대국민 경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선거철에는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여러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기에 이런 식의 행위를 근절시키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정말 러시아 트롤들의 여론 조작 시도를 소셜미디어 제공 업체가 최전선에서 막는 게 맞는가? 잘못된 여론이 퍼지면 소셜미디어의 잘못이 되는 걸까? 이런 여론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들은 인구의 몇 퍼센트나 되는가? 많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적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니, 어떻게 하긴 해야 하는 건가? 크립토의 시대에 종말이 오는가? 이코노미스트가 11월에 던진 질문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FTX는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를 다루던 곳이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다루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대체 은행의 역할도 수행했다. FTX의 사용자들은 기존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 저축하는 것보다 FTX를 이용하는 편이 금전적으로 훨씬 큰 이득을 남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의심해야 했다. 이번 달 FTX는 파산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FTX의 전 직원으로 의심되는 해커 한 명이 파산 신청 직후 FTX를 해킹해 수천만 달러를 탈취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암호화폐 로비스트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래서인지 기존 금융 시스템에 적용됐던 모든 규정과 중앙 통제 체제가 이제 끝났고 새로운 금융의 시대가 다가왔다고 주장했던 이들의 목소리는 최근 크게 줄어든 상태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 중 디지털 자산과 암호화폐에 친화적이었던 이들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안전 장치를 좀 더 고심해야 할 때”라며 기존의 주장을 조금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FTX의 CEO를 법정에 세우겠다고 약속한 의원들도 있다. 유럽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암호화폐 및 크립토 자산에 대한 세금을 거두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 외교 전문 일간지인 폴리티코에 의하면 작년 한 해 유럽의 크립토 시장에서는 2조 달러 이상의 손해가 있었고, 이 충격의 여파로 유럽연합 전체를 아우르는 크립토 세금이 진지하게 연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익명의 제보자에게서 받은 소식 정도이지,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불신과 불안감 가득한 분위기를 보건데 이것이 뜬소문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유럽은 칩을 만들 수 있을까? 유럽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은 이론상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과 같거나 조금 더 나은 수준의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유럽연합 측에서 반도체 시장에 돈을 충분히 투자하는 데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최근 드러났다. 폴리티코의 최신 보도에 의하면 유럽연합은 원래 430억 유로라는 큰 돈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기로 했었는데, 이 사안이 너무 빠르게 결정되었던 건지 뒤늦게 유럽연합 내 여러 조직들이 이 건과 관련하여 꼼꼼한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럽연합 내에서 덩치가 작은 편인 회원국들도 이 예산에 대하여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왜냐하면 이런 투자를 받을 만한 회사는 대부분 이미 경제적으로 앞장서 있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를 받았을 때 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은 이 세 나라 정도에만 존재한다. 체코가 특히 유럽반도체법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평양의 바이든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G20 정상회담에서 아태지역의 주요 수장들을 여럿 만났다. 13일에는 일본의 총리와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 공급망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발표는 아직 없지만,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 반도체의 1/5을 생산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대화의 결과가 조만간 가시화 되지 않을까 한다. 며칠 후 바이든은 호주와 일본의 총리를 만나 환태평양 지역을 가로지르는 원거리 통신망의 구축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의 국제개발금융공사와 일본의 국제협력은행은 각각 5천만 달러라는 돈을 호주의 통신사인 텔스트라(Telstra)에 투자했으며, 이 돈으로 텔스트라는 자메이카의 디지셀(Digicel)을 매수하는 데 성공했다. 디지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전화 네트워크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덕분에 텔스트라는 250만 신규 고객을 환태평양 지대에서부터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아태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을 감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카를로 마시모(Carlo Massimo),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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