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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일 때, 기억해야 할 건 ‘고객 경험’ 2022.12.11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예산을 늘리는 중이다. 느려진다는 얘기가 나온 김에 지금 시점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되짚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큰 목적지와 방향은 잘 정해져 있는 상태일까?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 기업들은 원격 근무 체제로 서둘러 전환했다. 그러면서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부터 완전히 바꾼 사례들도 적지 않다. 이전까지 디지털 전환에 족히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모든 전문가들이 예견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이를 단기에 해냈다.

[이미지 = utoimage]


하지만 최근 들어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줄어들었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202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다. 사실 2020년이 예외적으로 빠르게 디지털 전환이 진행됐던 때라는 걸 생각하면 느려지는 게 당연하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이뤄진 것도 완전한 디지털 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 1차 전환에 그쳤을 뿐이다. 그러니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혁신이라는 건 제자리에 머무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성질을 가지고 있다. 느려지고 있다는 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정상인 것은 아니다. 다음 단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뭔가를 더 해야 할 것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1차 전환을 실질적인 변화와 성공으로 이끄는 것인데, 이는 결국 2차 전환을 가속시켜 손에 잡히고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2단계의 전환 : 가속
디지털 전환을 가속시킨다고 했을 때(그래서 기업의 더 많은 영역들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낼 때), IT 예산을 고객에 집중시키는 게 좋다. 1차 전환으로 변화된 내부 시스템들을 외부 시스템, 즉 고객이나 파트너사가 직접 다루거나 이용하는 시스템들과 연계시킬 차례이기 때문이다. 스파이스웍스 지프 데이비스(SpiceWorks Ziff Davis)에 의하면 2023년 IT 예산은 2022년에 비해 13%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업들의 드라이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 불안감을 느꼈다. 고객들과 소비자가 전부 신기술을 빠르게 이용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러므로 시장의 적잖은 인원이 오히려 신기술 때문에 멀어질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활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일부러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뒤늦게 도입했다. 그게 실제로 소비자들을 위하는 길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성향이 바뀌었다. 오히려 신기술을 소비자들이 먼저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신기술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살까 두려워 했던 기업들로서는, 상황이 역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정보를 기업이 가져가는 데에 방어적인 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현재 모습인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신기술을 활용한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개인정보를 기업과 합법적으로 공유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요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프라이버시 보호의 물결로 인해 소비자들은 개인정보를 손에 꽁꽁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어떤 식으로 활용돼 자신들에게 어떤 이익이 되어 돌아오는지 투명하게 알고 싶어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이득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개인정보를 공유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고 싶은 것이다. 

결국 디지털 전환의 노력은 고객 경험으로 귀결 되어야
시장은 그 어느 시대보다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그 변화에 따라 고객들 역시 대단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생성하고 있다. IDC는 전 세계가 2025년까지 181 제타바이트의 데이터를 생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을 정도다. 데이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며, 앞으로 더 그렇게 될 것이다.

2022년인 지금도 기업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수집에서 그치고 있지 이를 실제 수익으로 잇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데이터를 해석해서 통찰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많은 데이터는 아무도 모르는 디지털 창고에 쌓여 아무런 계획없이 언젠가 빛을 볼 날만 기다리고 있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 애써 벌어둔 자원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까지 쌓아둔 데이터만으로도 기업들은 고객의 경험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 고객의 피드백을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고, 고객의 소비 및 구매 결정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미래의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아직 언급하지 않은 부분 - 즉, 시장의 빈 여백이자 무주공산 - 을 먼저 발견해 차지할 수도 있다. 요는, 이런 계획과 전략을 가지고 데이터를 모았다면 충분히 활용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런 걸 이미 잘 하는 기업들도 상당 수 존재한다. 애플의 예를 들어 보자. 아이폰이라는 제품으로 혁신을 일으킨 이 기업은, 아이폰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아이폰을 소비자들의 구미가 당기는 방향으로 영리하게 발전시켜 온 것에 더해, 아이폰으로부터 파생할 수 있는 각종 장비들까지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다. 어디서 이런 기획력이 나올까? 고객들이다. 고객들은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가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경험과 정보를 꽤나 기꺼이 공유하는 편이다. 

기술은 도구일 뿐
디지털 전환의 1단계를 마무리 짓거나 마무리 지어가는 과정에 있는 기업이라면 이제 다음 단계인 ┖디지털 전환의 가속’으로 넘어가야 할 때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게 결국 기업 운영과 사업적인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이므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시키는 것’의 핵심은 고객일 수밖에 없다. 신기술로 무장한 기업 그 자체만으로는 디지털 전환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여태까지 진행했던 디지털화에 의미가 생기는 건 고객의 경험이 실질적으로 향상되었을 때 뿐이다. 신기술로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보다 무결하게 수집하고, 이를 실시간에 가깝게 빠르게 분석함으로써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적 기회를 계속해서 모색하는 것도, 전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잠시 느려진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가속시켜야 할 때다. 그리고 그 가속의 방향은 고객이다. 그런 결론이 내려져야 맹목적인 데이터 수집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효율적이고 알맞은 데이터를 적당이 수집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활용이 수익을 낳고, 수익이 더 나은 디지털 전환의 뒷받침이 된다. 디지털 전환은 사업을 위해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존 슈모틀라흐(John Schmottlach), 수석 부회장, Apps Associates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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