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 오는데, 당신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 2022.12.23 |
지금은 다소 공상과학처럼 느껴지지만 현재 IT 분야의 여러 기업들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물리 공간’에 대한 연구를 진지하게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먼저 도달하는 기업이라면, 무시하기 힘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세상의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처럼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고 상상해보라. 제어와 맞춤화, 그리고 자동화가 우리의 주변에 가득하다고 말이다. 이런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물리적 환경에 명령을 내려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을 결정하고, 자신들이 경험할 것들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래밍 가능한’ 환경을 만들려는 시도는 기업들 사이에서 적잖이 이뤄지는 중이다. ![]() [이미지 = utoimage] 그리고 ‘엑센추어 테크놀로지 비전 2022(Accenture Technology Vision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시도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환경’을 점점 더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카메라, 스마트 스피커, 마이크로폰,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에지 컴퓨팅 등과 같은 각종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환경은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들은 장비들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도록 돕고, 그러면서 우리의 현실에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층’이 생겨나는 중이다. 기업 경영인의 80% 정도는 ‘물리 환경의 프로그래밍’이 새로운 경쟁력의 요인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편린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마존(Amazon)의 사이드워크(Sidewalk)라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지난 수년 동안 에코(Echo), 링(Ring), 타일(Tile) 수억 개 유닛을 전 세계 곳곳에 구축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사이드워크를 실시할 수 있게 됐는데, 사이드워크란 이런 장비들을 통해 생성하는 거대한 블루투스 망을 말한다. 사이드워크의 연결 거리는 와이파이보다 약 1km 더 길다. 누구라도 이 범위 안에 에코, 링, 타일 장비를 들고 들어오면 망에 연결이 된다. 예를 들어 개가 실종됐다면 개의 목줄에 달린 타일 장비가 사이드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금방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여기 저기 구축된 사물인터넷 장비들을 가지고 이전에 없던 망과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을 여러 기업들과 학술 기관들이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나 고도로 자동화된 경험을 개인에 딱 맞게 제공하는 데 있어 ‘프로그래밍이 되는 세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을 부정하거나 무시하고 있기도 하다. 사물인터넷이 그간 약속했던 많은 것들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곳들이다. 물론 그런 기업들이나 개인들이 정말로 부정적인 경험을 해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개인의 경험 혹은 주변의 경험에 기대 여러 가지 방면에서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의 흐름을 무시하면 미래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아무도 찾지 못한 기회의 땅에 발을 너무 늦게 들일 수도 있고, 다른 기업들을 따라잡는 것에만 급급해질 수도 있다. 우리의 물리 공간을 ‘프로그래밍’하려는 시도가 여기 저기 일어나고 있다는 것 정도에는 관심을 가져보는 게 안전하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세상,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라는 것은 대단히 거창한 게 아니다.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이 실제 생활 속에서 발현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편리한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정말로 디지털 세상의 편리한 기능들이 물리 세상에서 구현될 수 있다면 분명히 경쟁력은 그리로 쏠릴 것이다. 그러니 다소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최소한의 관찰은 해 보는 것이 좋다. 그것을 위해서 다음 세 가지를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1) 연결된 장비들 : 물리 공간과 사이버 공간을 연결하려면 장비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각종 센서, 생활 환경 컴퓨팅(ambient computing), 저지연 6G 기반 장비들이 주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주력 요소가 될 것이다. 2) 디지털 트윈 : 물리 공간에 디지털 기술의 층을 하나 입히는 것을 이 글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는데, 반대로 물리 공간을 디지털 공간에 담아내는 기술 역시 계속해서 연구되는 중이다. 이를 디지털 트윈이라고 하는데, 이 기술로 구현된 디지털 공간은 물리 공간의 모든 것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물리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물리 공간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곳으로 만들려 할 때 여러 실험을 할 수 있을 만한 장소다. 3) 재료 :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리 공간을 만들려면, 물리 공간을 구성하는 각종 재료들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재료들을 발굴하거나 개발해야 한다는 건데, 사용자나 관리자의 명령에 의해 특성이나 상태를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재료가 활용되지 않는다면 프로그래밍 가능한 세상이라는 건 관념적인 개념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회의적인 기업이 있다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 다가올 것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연구하여 경쟁력을 갖추고 싶은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업들이라면 빠르게 뭔가를 시작하고 싶을 텐데, 이런 경우라면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1) 연결성의 수준과 범위를 넓힌다 : 6G가 구축되고 보편화 된다면 지연 속도라는 부분에 있어서 커다란 혁신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아직 6G 네트워크의 구축은 너무나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지금부터 6G에 대해 알아본다는 것이 시기상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6G가 가진 가능성을 연구하고, 그것의 사업적 응용 사례를 발굴하여 파일럿 프로젝트라도 시작해보는 건 앞서 가려는 기업이라면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2) 산업 내 연합을 만들어 움직이라 : 신기한 기술이 나왔다고 해서 그게 곧바로 소비자들의 품안으로 달려들어가는 건 아니다. 아이가 잉태된다고 해서 곧바로 부부의 침실에 귀여운 생명체가 나타나지는 않는 것처럼, 실험실에 갓 태어난 신기술도 단계별로 구체화를 거쳐야 시장에 나타나고 소비되기 시작한다. 기술이 등장하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와야 하고, 사회 질서를 고려한 규정과 표준도 만들어져야 한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물리 환경’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다. 이 개념을 순수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알아보면 끝도 없다. 소속된 산업 내에서 이 개념을 어떻게 응용하여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분위기가 어떤지 정도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3)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연결시키라 : 디지털 공간과 물리 공간이 서로 겹치거나 만나는 영역들이 이미 존재한다. 물리 세계의 프로그래밍을 상상하고 꿈꾸기 전에 이미 실재하는 이런 영역들에 대해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건 디지털 트윈이다. 디지털 트윈 구축 작업을 하다 보면 물리 공간과 디지털 공간의 융합이라는 것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디지털 트윈이라는 건 한 번 구축해 두면 굉장히 유용하기 때문에 고려해볼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4) 어느 분야에 먼저 적용할 것인지 정해두라 :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 정말로 왔다면, 우리 회사는 어느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것인가? 이것에 대한 계획이 없으면 허둥지둥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먼저는 순수히 디지털 경험만 제공하거나 순수히 물리적 경험만 제공하는 분야 중 좀 더 나아질 구석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체라고 한다면, 오프라인 판매점에서는 고객들이 판매대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온라인 매장에서는 자기 몸에 딱 맞는 옷을 고르는 게 보다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챌 수 있다. 그렇다면 증강현실이나 3D 아바타 기술을 활용하여 이 두 공간의 단점을 보완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5) 미래 물질 공학에 대한 관심을 유지한다 :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 오려면 사실 재료에서의 혁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는 주로 대학 기관이나 학술 기관에서 연구되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에서도 좋은 소식이 나오곤 한다. 이런 조직들에서 발행되는 소식지나 여러 가지 보도자료를 끊임없이 접하며 미래의 재료들이 얼마나 가까이 혹은 멀리에 있는지 알아두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글 : 마크 카렐빌라드(Marc Carrel-Billiard), Global Lead, Accenture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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