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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기후 변화 억제에 이바지한다 2022.12.25

미국에서 최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경제 활동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제도다. 그런데 여기에 오픈소스가 작게 언급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오픈소스와 환경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까?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보다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어 활용하려는 세계 각 나라들의 노력이 점점 더 가시화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통과시켰고, 이를 통해 앞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에너지 자원의 활용을 집중적으로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너지 인프라와 전략망도 친환경적 운영에 맞게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갖추고 있다. 쉬운 일일리 없다.

[이미지 = utoimage]


이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오픈소스가 한 번 언급된다. 건물이나 가정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도입하기 전과 후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파악하는 데 오픈소스 모니터링 도구들을 활용하라는 내용이다. 미국은 43억 달러의 국가 예산을 투입해 미국 내 가정에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 하고 있고, 그러한 시도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걸 투명하게 입증할 만한 방법을 찾고 있는 가운데 오픈소스가 언급된 것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쉽게 말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프로그래밍 코드를 말한다. 물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라이선스라는 것도 존재하고, 이 라이선스를 가진 사람만 코드를 열람, 점검, 변경, 공유, 사용할 수 있긴 하다. 그래서 다수의 참여자가 공동으로 코드를 발전시켜 가며(참여자들이 서로의 얼굴을 모를 때도 많다), 이 때문에 이상적으로만 흘러가면 오픈소스는 빠르게 개발되고 취약점도 없는 훌륭한 소프트웨어가 될 수 있다.

IRA에서 오픈소스가 언급되어 있지만 단 한 번 스쳐 지나가듯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 명확히 해 두어야 할 것들이 더 있다. 먼저는 IRA의 목적에 맞는 오픈소스가 무엇인지 확고하게 정의부터 해야 한다. 또한 IRA와 관련된 것이니 오픈소스이지만 적절한 라이선스 발행에 대한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필요한 만큼 각 가정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수다. 그래야 오픈소스의 특성을 살려 자유롭게 기능을 향상시키고 보완될 점을 보완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모든 부분을 공개할 수는 없을 것이니, 공개할 만한 것들을 전략적으로 정할 필요도 있다.

에너지 분야에 왜 오픈소스가 필요한가?
IRA에서 가장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데에 오픈소스가 언급된 것은 매우 적절하다. 왜냐하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은 국가 전체가 클린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인데, 그러려면 모니터링과 평가 방법이 투명하게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고, 모두가 지켜볼 수 있는 오픈소스만큼 투명한 것을 찾기가 현재로서는 힘들다.

오히려 가정 에너지 효율을 모니터링 하는 데에만 오픈소스를 사용한다는 것이 아까워 보일 정도다. 에너지를 낮추는 데 더 많은 ‘투명성’이 필요할 수도 있다. 디지털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탄소 배출량이 크게 낮아진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공급망의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 전환을 실시한다면 탄소 저감을 넘어 탄소 중립성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기대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에너지 산업에 있는 모든 조직들이 각자의 디지털 기술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오픈소스가 활용되어야 한다. 이렇게 오픈소스는 보다 보편적인 수준의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는 데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오픈소스 활용을 위한 베스트 프랙티스
가끔은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직접 만든 코드를 깃허브에 올려두거나 해당 소프트웨어에 대한 매뉴얼 및 보고서를 공개하고서는 그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작권을 가진 회사가 그걸 푼다고 해서 소프트웨어가 곧바로 오픈소스가 되는 건 아니다. 라이선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다만 이 라이선스가 통상적인 라이선스보다 훨씬 열려 있고 제한 사항이 없다시피 하다는 게 다른 점이긴 하다. 일반적으로 오픈소스 라이선스라고 하면 GPL, MIT 라이선스, 아파치 라이선스 2.0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오픈소스 개발과 보완, 수정도 규칙 없이 아무렇게나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중립적인 입장에 있지만 중심을 잡아줄 누군가가 있는 편이 좋다. 리눅스재단이나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처럼 말이다. 이런 단체나 사람들을 메인테이너(maintainer)라고 흔히 부르는데, 이들은 해당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맡는 것이 보통이다. 취약점이나 오류가 발견됐을 때 제보를 받는 것도 바로 이 메인테이너들이고 공식 패치를 개발해 발표할 것도 이 메인테이너들이다. 유료 소프트웨어였다가 무료로 전환된 오픈소스의 경우 원 개발사가 메인테이너 역할을 담당하는 게 보통이다.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
캘리포니아 주는 에너지 전환에 있어 꽤나 앞서가는 지역으로, 오픈소스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순차적으로 정전 상황을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지나왔다. 이에 주 정부는 에너지 망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장접근프로그램(Market Access Program)’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시장접근프로그램’은 오픈소스 재단 중 하나인 LF에너지(LF Energy)의 회원 리커브(Recurve)가 개발한 플렉스마켓(FLEXmarket) 모델을 활용하여 만든 것으로, 매달 에너지를 어느 정도 아꼈고, 그 비용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평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오픈소스이다보니 애그리게이터들도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비용 계산도 보다 편리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다. 그러면서 에너지 공급망 운영의 효율을 투명하게 높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LF에너지는 오픈이이미터(OpenEEmeter)와 같은 프로젝트도 보유하고 있다. 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기저모형(baseline model)과 사실이 아닌 요소들을 계산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그리드미터(GRIDmeter)의 경우 단체 샘플링을 비교하고 절약된 것과 관련된 수치를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게 해 준다. 플렉스밸류(FLEXvalue)는 매 시간 아낀 것들을 측정함으로써 망의 가치를 산출해준다. 이런 오픈소스 프로그램들을 고루 활용하게 된 캘리포니아 주는 에너지 현황과 관련된 것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되었고, 운영 효율성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오픈소스 전략을 수용하여 받아들이면 유연성과 호환성, 기민성에 있어서 커다란 장점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이번 IRA에 오픈소스가 언급되었다는 건 정책 입안자들 역시 그러한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너지는 오픈소스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여러 분야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 너머에는 환경 문제가 있다. 오픈소스는 디지털 전환을 도와 탄소 배출량을 낮추고, 더 나아가 환경을 보호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할 수 있다.

글 : 슐리 굿만(Shuli Goodman), 총괄 책임, LF Energy Foundation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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