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가장 큰 실패의 요인을 찾아 성공으로 전환시키기 2022.12.30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 혹은 실패를 밑거름 삼아 성공하라는 말은 정석적인 조언 중 하나이지만 대단히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실천해갈 방법이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 뭐, 말은 멋있다. 실제 어떤 현장에서나 가장 지키기 어려운 말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위기의 순간에 가장 빛을 발하는 사람이나 팀들은 평소에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았던 부류들이라는 거. 필자는 CTO로 20년을 근무하면서 용감하게 실패하는 법을 터득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법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필자가 얻어낸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미지 = utoimage]


팀원들과 충분한 시간 보내기
엔지니어링 조직을 이끌면서 필자는 생각보다 자주 추상적인 개념과 설명들에 부딪히곤 했다. 마치 한 줄로 서서 동작으로만 메시지를 끝까지 전달하는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의 메시지는 필자에까지 도달하는 과정 중에 바뀌고 누락되고 엉뚱하게 요약됐다. 그래서 핵심적인 내용이 빠지거나, 전달자의 은근한 뉘앙스가 삭제되거나, 세부 내용들 없는 메시지들만 오가게 되었다. 그러니 일이 될 리가 있나.

그래서 필자는 매일 현장의 참호 속에 들어가 직접 구르고 기고 달리는 엔지니어들과 직접 대화를 하는 데에 큰 가치를 느낀다. 이들이 현장에서 보고 경험한 것들을 생생하게 듣는 것은 여러 과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 받는 것과 차원이 다른 느낌을 준다. “당신의 세상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것도 직접 만나서이고, 그러면서 우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로를 조정해줄 수 있는 것도 직접 만나서이다.

필자가 올해 초 플랫폼 향상 임무를 부여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이것, 직접적인 대화다. 다른 할 일을 제쳐두고 엔지니어링 팀으로 들어가 엔지니어들과 시간을 보냈다. 관찰하기도 하고 대화하기도 했다. 그랬을 때 엔지니어링 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저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플랫폼 향상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엔지니어들과 직접 이야기를 하지 않고 보고서만 계속 받았다면 절대로 발견할 수 없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도 성공적이었다.

강력한 피드백 시스템 만들기
세상에 완벽한 설계와 기획이나 사람이라는 건 없다. 어떤 것에서 장점이 발휘되면, 다른 것에서 그 만큼 단점이 나타난다. 어떤 문제는 간단히 해결하는 사람이, 다른 문제에서는 딴 사람이 된 것처럼 아무 것도 못한다. 이걸 취하기로 하면, 저걸 포기해야 할 때가 대부분이다.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기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반대편에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팀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면 이런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되지 않는 것에 팀들이 집중하면 반대편에서 얻어가는 것에 대해 알려줘야 하고, 스스로가 지나치게 얻어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 현장의 팀원들이 말하는 잃는 것에 대해서 자각해야 한다. 이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가장 투명하게 공유되는 것이지 보고서로는 잘 되지 않는다. 또한 진짜로 그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이 내 의견을 들어준다는 느낌을 교환해야 한다.

범인 찾기 하지 않기
팀원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을 때 필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시스템의 어떤 문제 때문에 우리는 실패했는가?”이다.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 ‘누구의 책임인가?’를 묻고 싶은 충동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의 해결을 가장 더디게 하는 질문이며, 질문자가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지를 나타내는 질문이다. 실패의 원인을 업무 체계나 프로세스, 기술의 결함 등 ‘시스템’에서부터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람에게서 책임을 찾는 건 매우 쉽고, 답이 나왔을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범인으로 꼽힌 그 사람이 자기의 일을 제대로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여기며 계속 기다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시스템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건, 시스템에 얽힌 모든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하고 움직이게 한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의 설계와 구조가 바뀔 수도 있고, 그러면서 더 나은 문제 해결 방식이 도출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범인으로 몰지 않으니 팀원들이 위축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게 된다. 필자는 독자들에게 이 ‘범인 안 찾는 문화’를 강력하게 권한다. 정착만 한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패를 성공으로 만드는 선례가 되기
필자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손가락질 하는 것을 팀 내에서만 이뤄가지 않는다. 동료 임원들과 회의를 할 때도 이런 태도를 실천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것을 회사 전체에 퍼트리려고 한다. 손가락질 받을 위험이 없는 환경에서 직원들이 발휘하는 창의력을 놀랍게 목도한 경험이 여러 번 있어서다. 비난 받지 않는다는 건 실패를 해도 된다는 것이고, 실패를 해도 괜찮은 문화를 통해 더 많은 혁신들이 나온다. 그런 든든함과 창의적인 문화가 위기의 때에 조직을 구원하기도 한다.

이것이 돌고 돌아 필자가 다른 것을 제쳐두고 엔지니어들과 적잖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실패에 관대한 문화 때문이다. 성과 위주의 문화였다면 엔지니어들과 보내는 시간이 아까웠을 것이고, 극도의 효율을 내기 위해 보고서로만 만족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의 마음을 사는 방법을 충분히 터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피드백을 주고 받는 방법도 익혔고, 범인을 찾지 않는 문화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모든 것이 돌고 돌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순환 고리의 어디에서 시작하든 상관이 없다. 조직의 상황이 다 다를 것이기 때문에 정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리더 스스로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을 파악해야 적용하기 시작해야 한다. 물론 이 역시 처음엔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어가다 보면 어느 새 이 긍정의 순환이 형성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 실패들은 윤택한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글 : 롭 주버(Rob Zuber), CTO, CircleCI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