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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아시아 통신 업계에서 일어난 일들 : 테크 전쟁, 타워 매각, 5G 2023.01.02

아시아 통신사들은 2022년 동안 테크 전쟁에 돌입했고, 한쪽에서는 통신 타워라는 중요 자산들을 이전보다 더 많이 매각하기 시작했다. 5G에 대한 야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소비자들의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해저 케이블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나오기도 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통신사들 간(혹은 국가 간)의 ‘테크 전쟁’이 그야말로 치열했던 한 해가 지나갔다. 미국은 중국의 하이테크와 군용 기술들을 점점 더 광범위하게 차단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아시아의 통신 및 기술 업체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와중에 통신 타워 판매는 꾸준히 이어졌고, 5G 기술의 보급은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2022년 아시아 통신 시장은 이것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이미지 = utoimage]


무역 전쟁과 통신 타워 매각
미국은 수출 제한을 크게 늘리며 사실상 고급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본과 네덜란드도 여기에 참여해 중국 차단의 공동 전선을 펼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화웨이가 제품을 미국에 팔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으나, 이는 화웨이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사분기부터 화웨이 수익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미국 시장 외 클라우드와 통신 장비 사업이 궤도에 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아시아의 통신사들은 통신 타워 자산들을 계속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1년 호주에서의 대형 거래가 있었고, 그 뒤를 따라 대형 필리핀 통신사 두 곳과 뉴질랜드의 세 개 통신사 모두 통신 타워들을 매각한 것이다. 아시아 통신사들의 통신 타워 자산의 매각은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G, 기대에 못미쳐
많은 통신사들이 5G 통신망 가입 고객들을 상당 수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이 일상 생활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 5G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한 해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의 통신사들은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익이 줄어들었다. 한국의 통신망 감독 기구는 두 개의 통신사에 5G 극고주파 스펙트럼을 반환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5G망 보급에 대한 약속을 전혀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G는 특히나 ‘새내기’ 통신망 사업체에 있어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2018년에 사업을 시작한 일본의 라쿠텐 모바일(Rakuten Mobile)의 경우 3사분기 영업 손실액이 8억 6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는 더 이어갈 전망이며, 2026년에는 흑자 전환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필리핀에서 새롭게 출범한 통신사 디토텔레콤(Dito Telecom)의 경우에도 올해 꽤나 큰 손실을 경험했다. 1400만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적잖은 손해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중국의 새 통신사인 차이나 브로드넷(China Broadnet)의 경우 올해 6월에 사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따끈따끈한 ‘뉴 페이스’이다. 규모도 아직은 작은 편에 속한다. 다만 알리바바 등과 같은 유명 기업들과 TV 방송국들이 적잖이 투자를 하고 있어 앞날이 꽤나 창창하다고 볼 수 있다. 5G 고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투자자들의 이름이 갖는 무게감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통가 오프라인 外
필리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PLDT의 경우 8억 6600만 달러가 넘는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었다.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본이 아무런 증빙 서류 없이 지출된 것이다. PLDT 측은 사기로 인한 것이라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는 밝혔지만 뒤로는 일부 임원들을 해임시키고 예산을 총괄할 전문가를 고용했다.

통가의 경우, 국가 전체의 통신망이 끊기는 사태를 겪었다. 거대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서 바다 밑에 깔려 있던 광케이블이 심각하게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며칠 동안 통가는 통신망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통가라는 국가 전체와 세계 인터넷을 연결하는 선은 단 하나였다.

일본의 통신사 KDDI의 경우 거대한 ‘불통’ 사태를 겪었다. 3100만 고객이 통신망을 3일 동안이나 이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KDDI는 4000만 달러라는 손해를 입었다. 수많은 금융 거래와 커넥티드 자동차들까지 마비됐다. KDDI는 네트워크 기반 시설에 3억 3900만 달러를 투자해 사건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Singtel)은 고객 데이터 탈취 사건을 겪었고, 이 때문에 복잡한 법정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회사는 1억 100만 달러를 소송과 보상 비용으로 따로 잡아두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약 1천만 명의 싱텔 고객들이 상세 개인정보를 도난 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동시에 싱텔은 16억 달러를 5G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SKT, 인공지능과 손을 잡다 外
말레이시아의 5G 구축은 아무래도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모든 준비가 완료된 것처럼 보이던 때, 새 총리인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이 라이선싱과 네트워크 조달 관련 프로세스를 재검토하라고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의 거대 통신사 SKT는 인공지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들이 향후 4년 동안 시가 총액을 3배 이상 불릴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는 49개국에서 서비스 되기 시작했다. e&, NTT 도코모(NTT DoCoMo), 싱텔과 같은 유력 통신사들이 SKT 메타버스 사업 파트너들이다.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의 경우 떠오르기 시작한 신기술에 사활을 걸었다. 4억 달러를 투자해 자회사를 하나 설립하고(이름은 코노큐(Qonoq)) 메타버스와 XR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액센추어(Accenture)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웹3를 출범하기 위해 4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는 광케이블 사용자를 2032년까지 전 국민의 100%로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광케이블 사용자는 87%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 : 로버트 클락(Robert Clark),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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