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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진행 중이던 제2 본부 건축 프로젝트 잠시 중단 2023.03.17

빅테크가 주머니를 더 단단하게 틀어잠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은 진행 중이던 제2 본사 건축 프로젝트까지 잠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빅테크들의 비용 절감 노력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아마존이 25억 달러를 들여 버지니아 주 알링턴 카운티에 두 번째 본사를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됐다. 물론 일시적인 중단인 것으로 보이며, 건축 프로젝트 자체가 폐기된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별 다른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미지 = utoimage]


두 번째 본사를 건축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건 2017년의 일이다. 그러자 미국 전역에서 ‘우리 지역에 지어주세요’라는 요청이 아마존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각 주마다 각종 면세 혜택 등을 약속하며 어떻게 해서든 아마존을 영입하고자 애를 썼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지역으로 들어온다는데, 유치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그리고 버지니아 주가 아마존의 ‘간택’을 받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마존은 얼마 전 공사를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빅테크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비용 절감’ 및 ‘운영 고효율화’를 한 단계 더 높이 가져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다가오는 경제 불황에 대비해 허리 띠를 바짝 졸라 매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건축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수천~수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게 빅테크들의 현재 움직임이니 충격적으로 놀라운 건 아니었다. 게다가 “임시 중단”이라고 했으니 알링턴 카운티 측에서도 아직 호들갑을 떨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알링턴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발표로 아마존의 임시 중단 계획에 호응해 주었다. “아마존이 펜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지정했던 2차 건축 부지에서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지역 사회와 약속했던 저렴한 주거 시설과 인근 고등학교와의 파트너십을 헌신적으로 유지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희 알링턴 카운티는 앞으로도 수년 동안 아마존과 손을 잡아 나아갈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멧파크라는 1차 건축이 완료될 것을 고대하는 중입니다.”

사실 시작부터 삐걱거려
사실 두 번째 본부를 짓겠다는 계획이 순조롭게만 진행되다가 갑작스러운 경제난에 부딪힌 것은 아니다. 시작부터 논란이 있었다. 수많은 도시들에서 아마존에 러브콜을 보내던 상황에서 아마존은 2018년 “두 번째 본사를 버지니아와 뉴욕에 나눠서 짓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해인 2019년 뉴욕에 짓겠다는 계획이 취소됐다. 아마존 본사가 들어오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역 내에서 꽤나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알링턴 카운티가 단독으로 아마존의 두 번째 본사를 갖게 됐다. 그러면서 2만 5천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건축은 2020년 1월부터 시작됐다.

지역 사회가 기업에 투자를 했을 때, 가시적인 성과(실직률이 떨어지고, 지역 사회 수입이 오르고, 더 많은 기업들이 생겨나는 등)가 나오기 전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그 때까지는 꾸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투자의 방식은 여러 가지다. 세금을 완화해 줘서 기업들이 최소 몇 년은 안심하고 사업을 벌일 수 있게 해 주기도 하고, 괜찮은 자리를 예외적으로 허용해 주기도 한다. 기업들도 여기에 상응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기업들이 유치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그래서 초반에는 지역 사회와 기업이 돈독하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기대가 비슷하고, 그 비슷한 기대감들이 가시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앞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 희망은 늘 비슷한 색이다. 하지만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2012년 자포스(Zappos)라는 브랜드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다운타운 프로젝트’라는 것을 실시하며 3억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라스베이거스를 기술과 협업의 허브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으로, 현지의 소규모 기업과 매장들을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년 후 당시 자포스의 다운타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인물은 사임했다. 프로젝트의 큰 방향성에 대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다운타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이름은 DTP컴파니즈(DTP Companies)로 변경된 상황이다.

아마존의 제2 본사 프로젝트도 단순히 거대한 기업이 지역 사회로 들어온다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단 버지니아 주 다른 시에 새로 생긴 태양광 발전소로부터 82 메가와트의 전기를 사용하기로 계약함으로써 지역 사회 사업도 지원하고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이바지 할 계획이 크게 각광을 받았다. 물론, 아마존이 다시 공사를 시작하고 완성시켜야 의미를 갖는 계약이긴 하다.

펜플레이서, 잠깐 멈춰
아마존은 이번에 건설 중단을 발표하며 “임시적인 조치”임을 강조했다. 2차 건축에 대한 계획에는 변경이 없다고 말했다. 1차 건축은 멧파크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으며, 6월에 완공될 계획이었다. 사실상 중단된 2차 건축은 펜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아직 첫 삽도 뜨기 전에 멈춰선 상태다.

펜플레이스 프로젝트, 즉 2차 건축 프로젝트에는 여러 가지 사업이 계획되어 있었다. 저렴한 거주 시설들을 마련하고, 알링턴 카운티 고등학교에서 300명 정도의 학생들로 구성된 그룹과 파트너십도 체결하기로 했었다. 심지어 적잖은 부지 면적에 상가로 구성된 일종의 쇼핑몰과 일반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마련할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계획들이 발표되고 아마존은 알링턴 내 지역 학교와 비영리 단체, 소규모 기업들에 3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비슷한 맥락의 투자가 펜플레이스 완성 시까지 이어질 전망이었으나, 건축이 중단되면서 이러한 투자 역시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이 투자 중단이 실제로 나타났을 때, ‘건축 중단’ 소식에도 조용하던 지역 사회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글 : 조아오 피에르 루스(Joao-Pierre S. Ruth),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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