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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잭슨 시, 고질적인 물 공급 문제를 디지털 트윈으로 해결하다 2023.03.13

너무나 복잡하고 오래돼서 관리도 힘들고 모니터링도 힘들며 적절한 수리까지도 어려워진 시스템을 구제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이라는 신기술을 차용한 도시가 있다. 언제나 물이 문제였던 잭슨 시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여러 가지 좋은 징조들이 나타나는 중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미국 미시시지 주 잭슨 시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식수 공급이 심각한 문제였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식수는 불안정하게 공급됐고, 적잖은 시간 동안 물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태가 유지되기도 했다. 2021년과 2022년 동안 문제는 악화돼 수주 동안 물이 나오지 않는 기간을 간헐적으로 지내기도 했었다. 그 기간 동안 1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가기도 힘들었다.

[이미지 = utoimage]


잭슨 시는 이 문제를 종식시키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현대화 된 각종 기술들을 도입했다. 잭슨 시가 특히 관심을 보이고 집중적으로 투자한 건 디지털 트윈이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파이프, 펌프, 탱크 등 식수 수급과 공급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보고’ 싶었다.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Autodesk)의 고객 성공 수석 관리자인 캐롤린 로즈(Carloyn Rose)는 “현황을 눈으로 정확히 보고 가장 정확한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게 잭슨 시의 의도였다”고 설명한다.

물론 맑은 물을 시민들에게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정치적인 문제와 해당 지역의 역사적인 문제들까지도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지털 트윈이 갖춰진다면 운영의 효율을 높이고 각종 장애를 찾아내 시민들이 받는 고통을 최소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수도 시설의 현대화를 담당했던 테드 헤니핀(Ted Henifin)은 “게다가 디지털 트윈 체제를 완성시켜 두면 잭슨 시가 스스로 수도 시설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장점”이라고 짚었다.

그 동안 몰랐던 것들
근 몇 년 동안 디지털 트윈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을 진짜처럼 모델링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해 주는 가치 높은 기술로 떠올랐다. 실제 물리적인 공간에 존재하는 시스템을 가상의 공간으로 똑같이 가지고 들어와, 여러 가지 실험을 아무런 위험이나 손해 없이 실시해볼 수 있도록 해 주며, 그렇기 때문에 도입하는 조직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생산 시설에서 불량품이 발생하는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 시설에서 각종 서비스 제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트윈은 사용되고 있다.

공익 산업 내에서도 디지털 트윈은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사회 기반 시설을 구성하는 요소들 대부분 오래 전에 제작되어 설치됐고, 그렇기 때문에 인프라 곳곳에서 낙후된 부분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그 규모가 방대하며, 외딴 곳에서 동떨어져 관리자의 손길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 것들도 적잖은 수가 존재한다. 한 마디로 ‘인프라 관리’라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효율성을 높이거나 하는 ‘업그레이드’ 작업은 더더욱 힘든 일이 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할 경우 관리와 현황 파악도 수월해지며, 각 요소들로부터 데이터도 손쉽게 수급하게 되어 이전에 몰랐던 현상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2022년 8월 잭슨 시는 오토데스크의 ‘인포워터 프로(InfoWater Pro)’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포워터 프로는 물 공급 시스템을 매우 상세하게 복제하여 가상의 시스템을 컴퓨터 안에 똑같이 만드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관리자들은 이 가상의 파이프라인을 그래픽 인터페이스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땅 속에 묻혀 있는 모든 인프라까지도 전부 포함하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이나 관리자들이 상황을 광범위하게 살필 수 있다. 어느 구간에서 물의 흐름이 어느 정도로 기록되며, 수압은 각 구간별로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수온은 어느 정도나 되며, 그 외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이 있지는 않은지 편리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물 공급 인프라를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건 유압 시스템만이 아닙니다. 수도 파이프, 밸브, 펌프장, 물탱크, 수질 관리 센터 등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이런 것들에서 발생하는 각종 변수들까지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정확하게 디지털 트윈에 반영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실제 네트워크에 부착된 모든 요소 간 거리와 공간적 위치까지 똑같이 표현되어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각 장비의 설정까지도 같아야 합니다.” 로즈의 설명이다.

흐름을 타고
로즈의 설명만 들어도 대강은 감이 온다. 디지털 트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말이다. “한 도시의 수도 공급 라인을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한다는 건 대단히 복잡한 일이었습니다. 1400km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에 17개의 펌프, 그리고 요소 요소마다 설치되어 있는 각종 장비와 센서들까지 구현해야 했거든요. 여기에다가 위성 데이터와 지형 데이터, 각 요소와 장비들의 위치 정보까지 반영되어야 했습니다. 펌프의 유형, 평균 유속, 고도, 파이프 반지름 등과 같은 세부 정보들도 하나하나 측정해서 입력했고요.”

오토데스크 측은 오토캐드(AutoCAD)를 활용한 설계도면들과 셰입파일(shapefile), 위치 정보 데이터베이스 등과 같은 각종 자원들을 활용하면서 잭슨 시의 수도 인프라를 컴퓨터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설정을 동기화 하는 작업도 실행했다. 디지털 트윈 모델과 실제 센서들이 같은 데이터를 스트리밍 하도록 설정하고, 실제 수도관 엔지니어들이 디지털 트윈을 점검하면서 오류들을 잡아나갔다. “실시간 센서 데이터와 디지털 트윈의 정보가 일치하도록 맞추는 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디지털 트윈을 통해 잭슨 시는 “수압이 어디서 왜 예상 외로 변경되는지를 찾아낸다든지, 이런 저런 시도들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헤네핀은 “밸브를 어떤 식으로 조정해야 할지, 유출이 의심되는 곳이 어디인지를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었고, 수도 시스템 운영상 매일처럼 내려야 하는 결정들 역시 보다 정확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수도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수도 공급 상황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일 자체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지만 한 번 완성하고 나니 과거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던 일이 수시간 만에 해결되기 시작했다. “더 중요한 건 발견하는 데 대단히 긴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발견조차 되지 않던 사건들까지도 디지털 트윈을 통해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상 징후를 나타내는 데이터들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수도망이 너무나 복잡해 그런 데이터들을 그 누구도 알아보거나 해석할 수 없었죠. 디지털 트윈을 통해 놓치는 정보들을 최소화 하기 시작한 것이고, 그 덕분에 운영의 묘를 조금 더 발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로즈의 설명이다.

모두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다
디지털 트윈의 또 다른 장점은 엔지니어들이 좀 더 전략 관련 문제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헤네핀은 설명한다. “즉 매일 잔고장이나 오류들에 신경을 써야 했었다면, 이제는 그런 문제들을 디지털 트윈에 넘겨주고 장기적인 수질 개선과 같은 문제를 고민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수돗물의 질을 하락시키거나 상승시키는 요인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수질 관리 센터에서 적당한 약품을 풀거나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도 관리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보다 본질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물리 장비들의 현대화를 보다 높은 효율로 진행하는 방법을 하나 둘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비나 눈, 태풍, 홍수가 장비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외에 어떤 사건들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관리팀에서 좀 더 이해하게 된 것이죠. 문제와 상황을 이해하게 되니 장비 업그레이드 역시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고요. 인구 밀집 상황이 바뀔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예측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대응 체계 역시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잭슨 시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물 공급 문제에 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결과는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끊임없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당장에 성과가 나오는 건 아니고, 장기적으로 지켜보면서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것에 상당한 자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헤네핀의 말이다.

글 : 사무엘 그린가드(Samuel Greengard),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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