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민중의 지팡이? 정권의 지팡이? | 2008.09.27 | |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나온 어 청장은 광우병위험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유모차 부대를 사법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는 유모차 부대 엄마들을 상대로 아동학대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 청장은 아무 자유의지가 없는 아이들을 집회현장에 데리고 온 이들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서 재판을 받도록 해야한다는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에 “어린 아이를 위험한 시위 현장에 데리고 나온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법 적용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다음 “유모차 부대 아줌마들이 처음엔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해서 시위에 참여했을테지만 경찰의 진로를 막고 도로를 점거하는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며 이들에 대한 수사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기도 했다. 유명한 심리학자 매슬로우(1908~1970)는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을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의 이론을 보면 인간은 살며 생리의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각각 실현해간다. 헌데 이 욕구들에는 위계가 있어 하위욕구가 실현되지 못하면 상위욕구는 달성되지 않는다. 의식주나 안전과 연관되어 있는 원초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자아실현의 욕구는 요원해진다는 얘기다. 먹고사는 문제나 안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문제는 이런 욕구가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버둥거려도 사회의 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있다. 신자유주의 광풍에 이런 계층은 더욱 증가하는 중이다. 국민에게서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는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통합 저해 등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를 보자. 어땠는가? 고성장 신화에 사로잡혀 정권출범 초부터 나라경제 전반에 큰 혼란을 불러왔다. 사회적으론 과거 일방주의로의 회귀를 꾀했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없이 한미 쇠고기협상을 타결지어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을 위협했다. 한 마디로 말해 국민들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신 부담만 준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 아이의 안전만큼은 꼭 지켜달라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이들에게 아동학대죄를 적용하는 게 맞을까, 미래세대의 삶을 척박하게 만들고 아이들을 광우병 위험에 노출시키며 유모차에 소화기 분말까지 뿌린 정권에 아동학대죄를 적용하는 게 맞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올 6월19일 “캄캄한 청와대 뒷산 중턱에 홀로 앉아서 국민을 편안히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어 청장의 유모차 부대 아동학대죄 적용검토 발언은 그 진의를 근본부터 의심케 한다. 오죽했으면 여당인 한나라당의 차명진 대변인이 나서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겠다고 나선 분들, 그때 이런저런 선동을 한 사람들과 도로를 점거했던 사람들 모두를 처벌하려는 것인가”라면서 어 청장과 경찰의 최근 행태에 대해 “과유불급”이라고 비판했겠는가. 어 청장은 정권의 지팡이로 전락시킨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로 다시금 바로세울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만일 대다수 국민의 편에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이들의 안전을 담보할 자신이 없다면 그가 말했던 15만 경찰의 명예를 위해 물러나는 게 맞다. 정권에 줄을 선 경찰총수에게 민생치안 강화와 사이버테러 대응 등등의 과제들은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에 더욱 더 그러하다. 허나 어 청장의 경찰은 위헌논란이 있는 ‘도심외곽 시위구역 조성’ 계획을 세우는 등 뻘짓만 계속하고 있다. 요즘말로 안습 그 자체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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