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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보안 책임자들은 ‘변화의 문화’ 전도사 역할도 맡아야 한다 2023.04.17

세상이 IT 기술로 구성되어가다 보니 IT 전문가들과 책임자들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중이다. 이제는 문화 전도사의 역할까지 담당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지금쯤 IT 분야의 ‘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는 누구에게나 명확할 것이다. 바로 ‘유연한 적응력’이다. 분야 자체의 특성이 언제부터인가 ‘급변’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수년 동안 적응력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유연한 적응력을 위주로 팀을 이끌어 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지 = utoimage]


새로운 솔루션들과 장비들은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로 세상에 등장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필요와 수요 역시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SHI 인터내셔널(SHI International)의 CTO인 데이브 그루버(Dave Gruver)는 “변화에 대한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커다란 맥락 안에서 이를 상황에 맞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은 IT 전문가를 평가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나 사업이 잘 흘러가고 있을 때 변화에 잘 대처하는 게 중요합니다. 불황의 때나 사업이 위기에 몰렸을 때에는 누구나 변화를 꾀하고 잘 수용하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일이 잘 풀려가는 와중에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는 실패의 씨앗은 알아채기 힘듭니다. 그 ‘실패의 씨앗’이라는 건 여러 가지인데 현재 IT 분야에서는 필요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수가 상수인 시대
AMD의 부회장인 로버트 호무스(Robert Hormuth)도 “IT 세계에서 변화란 이제 늘상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변화에 열려 있지 않으면 새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들을 놓치게 됩니다. 놓쳐도 되는 것도 있지만 큰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을 놓친다면 기업으로서는 큰 손해가 되겠지요. 가상의 손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위기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변화를 잘 수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호무스는 말한다. “특히 변화가 그리 잦지 않은 분야에서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 자체가 낯선 개념일 수 있습니다. 같은 회사 안이라고 하더라도 부서별로 혹은 분야별로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변화에 적응하여 조직 전체의 잠재적 손실을 줄이고 미래 위기에 대처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의 몫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IT 지도자들은 스스로도 변화에 적응해야 하지만, 변화 수용의 문화를 전반적으로 퍼트려야 하기도 합니다. 문화 변혁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리아카(Aryaka)의 CCO인 데니스 모너(Dennis Monner)는 “수년 전부터 화두였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것이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영원히 끝나지 않는 프로세스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환경이나 거시적 경제 상황 등 격변을 예고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인 지금 상황에서 알맞은 디지털 기술을 찾아 대비하는 것이 ‘IT 적응력’ 혹은 ‘디지털 전환’의 정체입니다. 지금 IT 지도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이죠.”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도구로서 디지털 기술을 모색한다는 건 결국 ‘현재 사업 행위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디지털 전환은 ‘우리 조직의 현재 상태는?’이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 새롭게 나타나는 서비스나 제품, 개념이 너무나 많습니다. 열린 자세를 유지한답시고 그 모든 걸 다 가지고 올 수는 없습니다. 당면 과제를 선정해서 필요한 것을 보충해 놓아야 하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매번 정확하게 선정할 수도 없습니다. 어떤 건 잘 통하고 어떤 건 생각보다 안 될 겁니다. 그럴 때 빠른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 판단이라는 것도 ‘지금 우리 조직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평가에 기반을 두어야 정확해집니다.”

꼭 필요한 것을 식별하려면
모너는 정확한 판단의 근거가 되는 ‘우리 조직의 상황’에 대하여 설명을 추가한다. “우리 조직의 상황이라는 걸 파악하려면 제일 먼저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직원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이 최전선에서 느끼는 문제가 무엇이며, 새로 도입한 도구나 기술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어 어떤 문제가 새로이 발생하는지를 알고 대처해야 합니다. IT 부서에서 새로운 기술을 주도적으로 선택해 도입하긴 하지만 결국 그 새 기술을 사용하는 건 직원들이죠. 이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의 속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이 조직 전체의 ‘유연성’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모너는 경영진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짚는다. “IT 부서 인원들이 줄지 않게 해 주어야 합니다. IT 분야 책임자가 아무리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고, 아무리 유연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같이 구현해 줄 팀원들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조직 전체에 문화를 퍼트릴 수는 없지요. 여기 저기서 여러 사람이 한 목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조직의 유연성이 직원들의 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략적 우선순위와 사업적 목표 일치시키기
어도비(Adobe)의 CIO이자 부회장인 신시아 스토다드(Cynthia Stoddard)는 “어떤 문화적 테마를 하나 정해 억지로 퍼트리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며 “사업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일치되는 게 중요하다”고 짚는다.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죠. 그런 관점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을 선정하여 프로젝트를 정해서 이뤄내고, 그것으로 인한 직접적인 ROI를 공개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의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뤄진다는 것을 느끼면 문화는 빠르게 정착합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되기 시작하면 그 뒤에 이어질 여러 가지 변화를 위한 실험에도 사람들은 적극 참여하게 된다는 게 스토다드의 설명이다. 경영진은 예산 투자를 덜 아끼게 되고, 직원들도 실험적인 것을 보다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게 된다는 걸 현장에서 경험한 바 있다고 스토다드는 말하기도 한다. “IT 분야 책임자들은 어차피 논리적이고 정량적인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조직 전체를 움직인다고 했을 때는 그런 방식이 더 잘 통하는 편입니다. 규정에 의한 접근이나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는 건 제한적인 사례에서입니다.”

C레벨 임원진들까지도 변화의 대상이다
조직 전체의 변화에 대한 그루버의 생각은 간단하다. “그 어떤 조직도 가장 위에 있는 경영진들의 변화 없이는 변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경영진들 중 상당수가 변화라는 것도 지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단히 큰 착각입니다. 윗선에서부터 작업의 방식과 프로세스의 변화에 참여해야만 조직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건 단순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아진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직적인 변화에는 예산이 투자되고, 투자되는 것에 비례해서 변화가 효과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예산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는, 매우 실질적인 뜻이다. “변화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IT 책임자들은 경영진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계속해서 알기 쉬운 용어를 동원해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단 한 번 연설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글 : 네이선 에디(Nathan Ed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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