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분야의 대량 해고, 지금보다 더 심각해진다 | 2023.04.28 |
대량 해고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일부 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지역 전체의 경제 전망이 어두워질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조만간 끝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대량 해고의 물결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사업 운영의 방법과 전자상거래에 대한 높은 수요, 새롭게 요구되고 있는 IT 기술과 수익 창출 구조에 대해서 알게 됐고, 이제는 코로나 이후의 경제 상황 속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국면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는 듯 하다. ![]() [이미지 = utoimage] 2022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족히 수만 명에 달하는 IT 분야 종사자들이 해고됐다. 작은 스타트업들에서도 사람들이 수백 명 씩 쏟아져 나왔고, 아마존, 디즈니,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들에서도 수천 명씩 실직자들이 생겼다. 이 대량 해고의 물결에는 그 어떤 패턴도 존재하지 않는 걸까? 일단 대량 해고를 진행한 모든 기업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긴 하다.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해 인력을 줄임으로써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안정한 미래를 야기한 건 ‘포스트 팬데믹’과 불안한 경제 상황, 미래의 근무 방식이라고 꼽히고 있다.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전에 기업의 구조를 확실하게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가장 많은 사람을 해고한 건 아마존이다. 올 한 해에만 2만 7천여 명이 아마존에서 쫓겨났다. CEO인 앤디 재시(Andy Jassy)는 직원들에게 전하는 메모를 통해 “고객의 경험을 향상시킨다는 아마존의 장기적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는 핵심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려면 회사의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의 대량 해고가 아마존의 장기적 비전을 성취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현재까지 596개 테크 기업들이 대량 해고를 진행했으며, 17만 1천여 명이 여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아직 2023년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 이미 2022년 한 해를 통틀어 해고된 사람의 수를 넘어섰다. 과잉 고용의 유행이 부메랑이 되다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테크 기업들은 공석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했다. 온라인 거래와 콘텐츠 소비 등 소비자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벌이는 활동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일종의 ‘패닉’에 빠진 것이다.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까봐 기업들은 구름 떼같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누가 더 많은 사람들을 채용하는가, 경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고객들이 발맞춰 늘어났으니 별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자 과잉 고용이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들이 어마어마한 해고를 단행했는데, 일부 ‘메이저급’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아마존 : 2만 7천 2) 액센추어 : 1만 9천 3) 구글 : 1만 2천 4) 메타 : 1만 5) 마이크로소프트 : 1만 6) 에릭슨 : 9천 9백 7) 세일즈포스 : 7천 9백 현재 이 기업들 모두 ‘과잉 고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대량 해고를 진행 중에 있다. 불안한 경제 상황에 따른 경영 효율화 외에도 이러한 공통점이 이들 기업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 이 일곱은 코로나 특수를 누린 기업들이기도 하다. 메타의 경우 CEO가 메타버스에 ‘꽂혀’ 이 분야의 사업을 다소 무리하게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IT 인재들이 고용됐다. 디즈니 역시 메타버스 사업부를 따로 신설해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유행어의 거품이 꺼지면서 이 두 곳은 제일 먼저 메타버스 관련 전문가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이라기 보다 메타버스 때문에 과잉 고용을 했던 것인데, 주제만 다르지 과잉 고용이 지금의 대량 해고를 야기했다는 사실은 같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기세도 크게 꺾이고 있다. 특히 표적 광고 행위와 기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우세를 점하면서 표적 광고로 먹고 살던 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다가 애플은 자사 생태계에서 앱을 유통시키려면 사용자 추적 행위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고 사용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추적을 허용하지 않아도 앱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했다. 이는 메타에 직격탄이 됐다. 하지만 ‘표적 광고 = 나쁜 짓’이라는 여론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흐름을 되돌릴 수 없었다. 새로운 수요에 맞추기 대부분의 기업들은 예산과 사업 운영 방향을 기획할 때 시장의 상황을 ‘예측’한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예측한다는 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요인들과 유행은 물론 사람들의 심리와 요구도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예측에 따라 기획했던 것을 굳건히 밀어붙이기도 하지만, 급하게 계획을 바꿔 변화에 적응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량 해고를 감행한 기업은 세 곳으로 디즈니(7050명 해고), 델(6650명 해고), IBM(3900명 해고)이다. 이 세 기업은 대량 해고를 발표하면서 “고객들의 새로운 요구에 발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특히 강조했다. 그것은 다만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하는 걸 넘어, 예산 구조까지 아우르는 조직적 변경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도 설명했다. 운영비를 아껴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정확한 내부 평가와 결정을 수반해야만 한다고 기업 측에서는 밝혔다. 결국 정말 필요한 인재들만 신중하게 선택해 데려가는 게 시장의 급변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사람만 골라내는 것이 이들 기업의 목적은 아니다. 이들은 프로젝트마저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중이다.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중단시키고, 그런 프로젝트에 배정된 인원들은 해고 1순위가 되고 있다. 디즈니의 경우 제작되는 콘텐츠 수 자체를 줄이고 있으며, 델과 IBM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성장한 PC 시장이 더 이상 팽창하지 않음에 생산량을 낮추는 중이다. 어느 기업이나 경영의 어려움에 부딪힐 경우 어느 정도의 해고는 감행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용으로 다른 곳에 투자해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 반대로 시장 상황이 좋을 때 대량으로 고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결국 기업의 유연성 발휘로 설명된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가 말했듯 “지난 2년 동안 온라인 비즈니스들은 가파른 성장을 경험했고, 그것에 발 맞추기 위해 사람들을 대량으로 고용해야 했는데, 이는 현재 우리가 마주한 경제 상황과 매우 다른 것”이다. 지금도 매일처럼 대량 해고의 소식이 경제지 앞면을 채우고 있다. 적어도 몇 개월 동안은 더 대량 해고가 발생할 전망이다. IT 인재들에게는 어두운 때다. 기업들이 살아남아 다시 이들을 고용할 날이 오기를 희망하지만 금방 이뤄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 시기가 지나고 IT 산업이 어떤 모양을 갖추게 될 지 예상도 되지 않는다. 글 : 브랜든 테일러(Brandon Taylo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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