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MS CIO가 생각하는 IT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인공지능 | 2023.04.26 |
인공지능이 매일처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시대이고, IT는 격동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 분야의 베테랑은 현재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MS의 CIO를 역임했고, 지금은 IT 분야와 관련된 집필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짐 두보아(Jim DuBois)는 현재 IT 변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변화들(인공지능에서부터 ESG까지)을 일종의 기회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촉발된 ‘테크 붐’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다. 본지에서는 그와 만나 IT 산업의 현황과 CIO의 역할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 [이미지 = utoimage] 신기술들이 너무나 많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건 인공지능이다. IT 분야의 최고 책임자인 CIO라면 이런 변화의 속도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에 대해 벌써부터 고민하는 것이 맞는가? 인공지능과 관련된 우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가 데이터 처리 문제에서 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지금처럼 인간의 관리와 감독이 개입된다면 윤리 문제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한다. MS만 해도 코파일럿(co-pilot)과 같은 인공지능을 계속해서 사용해 오고 있다. 잘만 쓰면 인공지능은 정말로 강력한 기술이라 기업에 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너무나 강력해 인간을 대체한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을 접해본 결과 인간 자체를 대체하는 비율보다 기존 직업들에서 지겹고 반복적인 부분만을 인공지능이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응용한 다른 분야에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필요하다손 치더라도 현재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가능한 이야기일까? 무조건 ‘예스’다.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인공지능 응용 분야 중 하나인 자율 주행 자동차를 예로 들어 보자. 운전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보행자를 치거나 마주오는 차와 정면 충돌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인공지능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혹은, 보행자를 살리려면 지금 차 안에 있는 운전자를 살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판단을 할까? 이건 사실 인공지능이 판단을 내릴 부분이 아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작성한 엔지니어가 삽입해 두어야 하는 내용이다. 보행자를 보호하는 건 늘 옳은 일이지만, 그 옳은 일을 위해 운전자인 내가 죽어야 할 지 모른다면 그 자율 주행 차를 누가 구매할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건 규제다. 그러나 누구나 알다시피 규제 도입은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다. 조금만 많아져도 과도하다는 불평이 나오고 혁신에 제동이 걸린다. 게다가 신기술을 다루는 법이란 걸 누가 만들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2018년 저커버그 공청회를 기억하는가? 거기 법을 다루는 의원들이란 사람들이 했던 질문들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들은 기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지금도 규제를 만들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규제가 나오기 시작하면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애플만 제외하고 이른 바 빅테크라고 하는 모든 기업들이 저마다 인공지능 제품을 내놓기에 바쁘다. 구글, MS, 아마존은 대형 언어 모델을 세상에 공개했거나 할 거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왜 애플은 잠잠할까? 나도 추측이지만 애플은 내부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아직까지 큰 발전을 차별성 있게 이뤄낸 것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더 강력해진 인공지능을 접목할 서비스나 제품이 마땅히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구글과 MS는 검색 엔진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검색 엔진은 매우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애플은 검색 엔진이 없다. 구글과 MS의 것을 가져다 쓴다. 그러므로 생성형 알고리즘을 훈련시킬 데이터도 어차피 모자라다. 애플은 늘 완성형 제품과 서비스를 추구해 온 기업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사 인공지능이 다른 경쟁사의 그것보다 모자라다고 판단을 내리고 현재 집중적인 내부 연구와 조사를 이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섣부른 것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드는 애플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미래의 직장 혹은 미래의 근무 형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사실 이미 그 미래의 근무 형태라는 게 현재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원격 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말한다. 현재 이 두 가지 근무 형태와 관련된 새로운 현상이 목격되고 있는가? 난 이 현상이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격 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가 가능한 직군이 있는가 하면 전혀 불가능한 직군도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의 이야기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 일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에는 훨씬 많다. 예를 들어 내 딸 중 한 명은 커다란 백화점에서 로열티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다. 일종의 상품 및 서비스 관리자라고 할 수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그 백화점은 모든 온라인 팀들이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하지만 오프라인 팀의 경우 코로나가 끝나면 출근을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당연히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자신들만 다시 출근해 매장에서 판매를 해야 한다니, 열등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하이브리드든 재택이든,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다. 기술로 커버가 안 되는 것이 대다수일 것이다. 하이브리드와 재택 근무를 누릴 수 있는 인구는 그렇지 않은 인구에 비해 적다. 그렇다면 우리는 재택 근무를 할 수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근무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 일부 직원 몇 명 집에서 근무하게 해 놓고 미래가 왔다고 하는 건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팬데믹이 없었다면 원격 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가 이처럼 활성화될 수 있었을까? 지금의 단계에 이처럼 빠르게 도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절대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늘 거기에는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다. 팬데믹이 있어서 우리는 진행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일어난 변화들 중에는 팬데믹이 없었다면 십년이 지나도 이뤄지지 않았을 것들도 있다. 팬데믹이 좋은 일이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끔찍한 사건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거기에 다른 면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 10년 동안 IT 분야는 어떤 변화를 맛보게 될까?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지겹고 따분한 부분들이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하고 부드럽게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서 우리가 원치 않는 일들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튼 커다란 방향성은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신 하도록 한다’는 것에 맞춰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0년이 지난 시점에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어떤 직군들은 인공지능 때문에 완전히 바뀌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거의 똑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직군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 사람과 인공지능이 손발을 맞춰가며 결과물을 내야 하는 직군들이 포진해 있을 것이다. 글 : 셰인 스나이더(Shane Snide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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