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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인터페이스, 아름답기만 해서도 안 되고 기능만 있어서도 안 돼 2023.06.09

인터페이스가 예쁘면 사용자의 눈길을 확 잡아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적절한 기능과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사용이 불편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뿐이다.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닌데, 그것이 인터페이스를 고민하는 시점에서부터 체감되기 시작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눈을 감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IT 분야 총 책임자다. 당신은 현재 회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프로세스들 일부를 최적화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당신은 인터페이스까지 찬란하게 꾸며 소프트웨어를 발표한다. 그런데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좋지만 기능과 맞물리지 않아 붕 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여기서 당신은 질문이 마구 떠오른다. 어떻게 하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중간에 사용자들의 이런 반응을 예상할 수 있을 만한 힌트나 근거는 없었나? 뭘 놓쳤던 것일까? 사용자 중심의 소프트웨어와 아름다운 인터페이스 간의 관계는 무엇인가?

경고가 될 수 있는 신호들
사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특히 인터페이스 디자인에서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을 때 나오는 신호들은 다양하다. 특히 시각적인 부분을 기능성보다 강조했을 때에는 신호들이 마구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터페이스의 디자인만 볼 만하고 나머지는 빈약한 소프트웨어들이 자주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위험 신호를 놓쳤거나 외면했기 때문이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을 때 나타나는 가장 큰 신호는 내부 직원들의 반응이다. 겉모습에만 치중된 디자인이 가진 중대한 결함을 조직의 모든 사람이 다 놓칠 리는 없다. 그렇다고 직설적으로 문제를 지적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비공식 채널이나 단톡 방에서 비꼬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을 택할 것이다. 내부 인원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먼저 살펴 보는 것이 기본 중 기본이다.

이는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회사에서 준비하는 거의 모든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에 해당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내부 인원들이 편한 자리에서 내뱉는 말들, 특히 신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비꼬거나 비웃는 말들은 수정해야 할 것이 있다는 지표로서 매우 신뢰할 만하다. 반대로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즉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는다면 성공한 거라고 볼 수 있다. ‘우와!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제품 봤어? 엄청나게 좋지 않아?’라고 동료에게 말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아름다운 인터페이스가 지나치게 유행을 좇아 만든 결과물이라면 그 역시 좋은 신호는 아니다. 그렇다고 트렌디한 디자인이 전부 쓸모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유행이라는 것은 늘 물처럼 흘러가 하루살이처럼 사라지고 만다. 기능성에 기반을 둔 좋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그렇게 일시적으로 흘러가 사라지는 것이면 안 된다. 시간이 흐른 뒤에 사용해도 편리하고 친절해야 한다. 즉 좋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그 특성상 영구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새 인터페이스를 설명할 때 ‘유행’이나 ‘트렌디’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동원된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들은 현 시점에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최신 트렌드가 무엇인지 조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도 좋은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서 화자되는 작품들이 무엇인지 조사하는 게 더 낫다. 사용자들이 최대한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기능을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인터페이스만이 긴 시간 살아남아 좋은 디자인이라는 칭호를 얻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간결하고 친절한 인터페이스는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더 돋보이게 해 준다. 담백한 색, 읽기 쉬운 타입페이스, 직관적인 기능 찾기, 기능에 대한 쉬운 호칭 등이 좋은 인터페이스의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성이 뛰어난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요소들
그렇다고 인터페이스가 너무 기능에만 치중해 있어서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전혀 없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문제가 된다. 그렇기에 기능성과 심미성의 균형을 잘 잡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어떻게? 아쉽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마다 달라서 단칼에 답하기가 어렵다. 주요 고객층에 따라서도 접근법은 천차만별이 된다.

그렇기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인터페이스를 구상하는 제일 처음 단계에서부터 주요 고객층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조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상상만으로 그들의 필요와 소프트웨어 사용 성향을 알 수 없다.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식의 디자인을 선호하며, 어떤 성향을 보이느냐에 따라 디자인 방향성은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매일 사용할 것인가, 어떤 환경에서 사용하게 될 것인가, 어떤 상황과 분위기에서 주로 사용하게 될 것인가도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그러면서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수없이 많은 수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지나며 부단히 실험하고 확인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조사해야 한다. 잠재적 고객들에게 이런 질문들을 해가며 답을 찾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사용하기 편리한가?
2) 이 기능이 여기에 이런 이름으로 있는 게 엉뚱하지는 않은가?
3) 이 인터페이스 때문에 활용 속도가 늘어났는가?
4) 혹시 불필요한 요소나 절차가 강제되어 있지는 않은가?
5) 어떤 기능이 빠져 있는가?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결국 ‘디자인’의 영역이고, 그렇기에 디자이너의 예술 감각과 철학이 반영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용자의 피드백을 계속해서 반영하다 보면 디자이너의 예술 감각이 무시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이는 디자인 팀의 사기를 크게 떨어트릴 수 있다. 여러 사용자의 개인 의견을 다 반영하다가 오히려 디자인이 산으로 갈수도 있고, 그래서 어느 정도는 디자이너의 고집이 유지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중심을 잡은 디자이너가 사용자들과 협업하여 인터페이스를 가다듬어 간다는 느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글 : 맥스 드 라벤느(Max de Lavenne), CTO, Buildablebb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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