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에 회의 공간 늘리는 기업들 | 2023.06.14 |
집으로 흩어지는 인력들을 잡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체제를 선택하는데, 그러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회의실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사무 공간을 줄여서까지 회의실을 늘린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가 꽤나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팀웍’이라는 것의 정의도 점차 달라지는 추세다.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과도 협업을 하고 회의도 진행하며 팀웍을 다져가는 방법들이 나와야 하고, 그래야 하는 상황임을 순순히 받아들여만 하는 때가 되었다. ![]() [이미지 = gettyimagesbank] 그러니 회의실의 풍경도 적잖이 바뀌어가고 있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회의실 내에 마구 도입되는 것까지는 아직 아니지만 적어도 다양한 협업 플랫폼들이 설치되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그런 협업 플랫폼들도 점점 향상되고 있어 사용자들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원격에서 접속하는 사람이든 사무실 회의실에 직접 앉아 있는 사람이든 전부 비슷한 회의 경험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는 나아가고 있다. 시장 조사 및 분석 전문 업체 포레스터(Forrester)의 부회장 JP 가운더(JP Gownder)는 “최근 기업들이 책상 공간을 줄이고 회의 공간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택 근무를 맛본 직원들이 사무실에 있는 책상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하는 것에서 특별히 보람을 느끼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여러 사람과 팀을 이뤄 일을 진행할 때에는 사무실에 나와서 팀원을 만나 회의를 하고 싶어하긴 합니다. 이런 변화가 사무실 공간을 물리적으로 바꾸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회의나 공동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모든 사람이 기꺼이 회의실로 직접 출근하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회의마저 원격에서 진행하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원격 근무지가 너무 멀어서 모든 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팀웍을 발휘하는 부분에 있어서 ‘하이브리드 회의’가 점점 보편화 되어가는 중입니다. 협업 툴이나 화상 회의 도구를 회의실에서 운영하는 방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요.” 시장 분석 업체 가트너(Gartner)의 분석가 브라이언 도어티(Brian Doherty)는 “회의실이 이전에 비해 훨씬 큰 공간에 마련되고 있다”고 말한다. “일단은 원격 근무자들이 회의에 화상 회의 솔루션을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니터가 있어야 하지요. 그것도 방안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을 정도로 크거나, 각 사람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많거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전보다 ‘협업’이 강조된 회의이다보니 단순히 앉아서 발언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느 정도 협업을 해 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도어티는 “최근에는 디지털 화이트보드 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런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는 회의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을 잇는다. “원격 회의 참여자와 물리적 회의 참여자가 서로의 생각을 활발하게 교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써 아직까지 이 디지털 화이트보드 만한 게 없어 보일 정도입니다. 매우 세부적인 상호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런 디지털 화이트보드를 통해 물리와 가상이 뒤섞인 하이브리드 경험을 손쉽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화상 회의 솔루션들과 통합되고 있는 추세라 사용이 더 편리합니다.” 시스코(Cisco)의 수석 부회장 스노르 크제스부(Snorre Kjesbu)는 “미래로 갈수록 여러 원격 근무 및 협업 도구들이 통합될 것”이라고 말한다. “회의에 동원되는 도구들은 다양하고, 그런 것들이 가상 공간에서든 물리 공간에서든 큰 분리감 없이 연동되어 작동해야 하니까요. 즉, ‘회의의 경험’이라는 것을 향상시키려면 어쩔 수 없이 통합 쪽으로 기술이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크제스부는 “예를 들어 업무 때문에 회의 시작 1분 전에 겨우 합류할 수 있는 인원 입장에서 겨우 회의실에 들어왔더니 장비와 솔루션을 따로 설정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어떤 장비, 어떤 솔루션을 쓰든 결국 회의에 참석하는 게 계속해서 더 쉬워져야 한다고 크제스부는 주장한다. “어디나 사무실이 될 수 있는 시대라고들 하죠. 이게 무슨 뜻입니까? 사무실과 회의실이 집보다 편안해야 직원들이 오도록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IT 기술과 장비만의 일이 아닙니다. 사무실 내 업무 문화, 사무실 전체의 설계 방식, 테크놀로지 모두가 한꺼번에 맞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HR과 IT, 사무실 운영 관리 팀이 긴밀하게 협업을 해야만 하고, 이것이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유지할 때 기업이 갖는 진정한 어려움입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쾌적한 하이브리드 사무 공간과 높은 회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기술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다. 하지만 크제스부는 “AR/VR 기술의 생산적인 활용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회의라고 하면 다들 무슨 스타워즈 영화에 나오는 제다이 위원회 회의를 연상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 미래가 가당치도 않다는 건 아닙니다만, 지금 당장은 그런 회의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도어티는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혹은 메타버스라는 것이 앞으로 회의실 공간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일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은 그러한 기술까지 도입해 임직원을 회의 시간에 불러들이려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아직은 장난감처럼, 혹은 뛰어난 게임기처럼 취급되는 게 보통이죠. 업무용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도어티는 “차세대 미래 회의실 기술을 논하면서 AR과 VR을 언급하는 건 지면 위에서일 뿐”이라고 말한다. “아직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잠깐 게임을 위해서 착용은 가능한 수준이나, 진지한 사업 회의를 하면서까지 사용될 수준은 아직 아닌 것이죠. 무게감이나 어지럼증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실패한 시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어티는 “오히려 가상 회의 솔루션들이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건 사용자들의 시선 처리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은 회의 시간에 서로가 서로의 눈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쳐다보거나 화면을 보기 때문에 시선이 묘하게 엇갈립니다. 이게 가상 회의와 실제 회의의 가장 큰 차이이죠.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꽤나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AR/VR보다 차라리 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더 실질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글 : 네이선 에디(Nathan Ed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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