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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출혈경쟁’… OTP업계 경영난 2008.10.15

사업포기 등 속출… 업체 영세성, 난국타개 걸림돌


OTP 업체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장밋빛 전망으로 뛰어든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도 못한 채 경제적 어려움만 겪고 있는 까닭이다.


일회용 비밀번호를 뜻하는 OTP(One Time Password)는 매번 상이한 비밀번호를 써 사용자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여러 보안업체가 이 사업에 경쟁적으로 발을 담갔다. 하지만 현재 해당업체들은 사업 자체를 포기해야 할 만큼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RSA시큐리티의 국내 총판사인 트라이콤이 두 손을 들었다. 이니텍은 최근 모빌리언스에 모바일OTP 사업부문을 넘기기도 했다. 그동안 OTP 사업에 주력해왔던 인터넷시큐리티나 OTP멀티솔루션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렇듯 OTP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를 넘어선 ‘저가경쟁’에 그 원인이 있다”고 단언했다.


처음 OTP가 도입될 무렵 고정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보안카드의 문제점을 적잖이 해소시켜줄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무엇보다 진작 그 효용성에 눈을 뜬 국내 보안업체들은 하나둘씩 OTP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58개 금융사가 OTP 서비스를 도입한 데다 보안등급에 따른 이체한도 차등화제가 채택된 것을 보면서 관련 시장의 급속한 팽창을 꿈꿨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서비스 초기 싼값에 OTP 단말기를 금융권에 납품했다.


각 금융회사들이 고수하고 있는 최저가 입찰제는 이들의 출혈을 더 부추겼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또다른 한 관계자는 “금융권을 잡아야 했던 까닭에 원가에도 못 미치는 3000~5000원에 단말기를 납품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그나마 체결된 계약물량도 한번에 가지 않고서 나뉘어 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뒤 “물류비 등 부담이 더 커지지 않겠느냐”며 “아마 외산벤더의 경우 환율상승으로 인해 더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OTP 업계가 흔들리면서 크고 작은 부작용들이 예상되고 있다. 개별 업체의 사업포기는 이들 솔루션을 도입한 금융사들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OTP 벤더와 국내 총판의 새로운 결합은 안정적 서비스 제공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허나 이 같은 혼란상에도 불구하고 관련 전문가들은 “기대했던 것만큼 OTP 시장이 확산되진 않고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한 기대를 버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향후 인터넷은행 등이 도입될 경우 OTP 시장이 활성화될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권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분야, 더 나아가 해외시장을 공략할 경우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뻗어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융보안연구원 강우진 인증관리팀장은 “업체들이 워낙 어려워서 금융회사들을 향해 ‘1등급 매체로 한정짓지 말고 OTP를 2~3등급도 채택하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라며 “해외시장 개척 움직임 등을 이어가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강 팀장은 OTP 업체들의 영세성을 거론하며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가의 여부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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