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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달에 눈먼 무능한 공직자들 2008.10.15

14일 정보보호진흥원 등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을 상대로 한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 나온 피감기관의 장들은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연이어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방안에 대한 의견제시를 요구한 까닭이다.


2) 정부는 올 8월26일 제2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정보보호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등 3곳을 내년 상반기까지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각 기관의 주변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아무 논의과정도 없이 어떻게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방송통신위를 포함, 각 기관 고유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통폐합을 밀어붙이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꽤나 높았다.


개인정보 유출 등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처하기 위해 설립한 정보보호진흥원을 인터넷 활성화의 사명을 지닌 기관들과 물리적으로 합치려는 데 따른 반발이었다. 여러 의원들이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하느냐고 3개 기관장들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피감기관의 장들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동의한다고 할 경우 상위기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이, 또 반대되는 입장을 전할 경우엔 각 기관 내부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의원들은 답변을 재촉했다.


결국에 입을 연 황중연 정보보호진흥원 원장은 “통합이 되더라도 각 기관이 가진 고유한 기능과 특징을 살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이고 정교하게 작업을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권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 모호하게 답한 것이다.


박승규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은 브라질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며 3개기관 통폐합의 당위성을 역설하다가 “IT분야 세계 제1위국이 겨우 10위에 지나지 않는 브라질을 따라하느냐”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의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이날의 처신으로 세 기관장 중 누군가는 통합기관의 수장이 되는 영광을 누릴지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그 이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그 같은 상황을 정말 영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날 세 기관장들의 모습을 보며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 한국 정보보호의 미래, 더 나아가 IT의 앞날을 도외시하는 무능한 공직자들을 대한 것 같아 입맛이 쓰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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