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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영국에서 통과 직전에 놓여 있는 법안에 반대하는 데에 동참 2023.06.30

온라인안전법안이 통과 과정을 밟고 있다. 이에 플랫폼 사업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를 다 태우게 되는 법안이라는 게 테크 분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애플이 80개가 넘는 기술 분야 전문가들 및 단체들과 함께 영국 입법부의 온라인안전법안(Online Safety Bill)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이 법안은 의회에서 계류 중인데, 온라인 사용자 프라이버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문제의 ‘온라인안전법안’은 소셜미디어 등 각종 IT 플랫폼과 생태계에 아동 성착취 콘텐츠가 유통될 경우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입법자들 사이에서 꽤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애플의 아이메시지나 메타의 왓츠앱과 같은 플랫폼의 경우 종단간 암호화 기술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 콘텐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찰 역시 수사를 하는 데 한계를 갖는다. 이번 온라인안전법안은 아동 성착취물을 수사하는 데 있어 영국 통신망 감독 기관인 오브콤(Ofcom)이 강제로 이 암호화 기술을 깨고(플랫폼 사업자들의 협조로)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사를 위해서라면 일부 정부 기관에는 암호화를 깰 수 있는 방법을 플랫폼 사업자가 알려줘야 한다는 주장과, 아무리 수사를 위한 것이더라도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위해서는 암호화 기술의 파훼법을 제공할 수 없다는 기업의 입장은 오래 전부터 충돌해 왔다. 애플은 후자의 최전선에 있던 기업이다.

이번에도 애플은 영국에서 이런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소식에 “해악한 콘텐츠를 플랫폼에서 제거하는 데에는 찬성하며, 영국 정부와 협조할 의도가 충분히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종단간 암호화를 무력화시키는 것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며, “수사를 위해 한두 번 종단간 암호화의 원칙을 우리 스스로가 깨기 시작하면 여러 보안 및 프라이버시 위험이 야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단간 암호화는 기자, 인권 운동가, 외교관 등 취약하거나 잦은 표적이 되는 인물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줄 수 있는 중요 수단입니다. 그 모든 감시와 검열의 시도, 아이덴티티 탈취, 데이터 침해에서도 일반 대중들은 바로 이 종단간 암호화 기술 덕분에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다른 수사 및 민관 협조의 방법을 찾아야 함이 마땅합니다.”

오픈라이츠그룹(Open Rights Group, ORG) 역시 영국의 기술부 장관인 클로에 스미스(Chloe Smith)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일반 대중들의 동의 없이 도청과 감청의 가능성을 강제적으로 열어둔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서신에 80개가 넘는 시민 단체와 학술 기관, 전문가 조직이 서명했다.

ORG는 서한을 통해 “나쁜 콘텐츠를 잡아내려면 반드시 무고하고 정직한 콘텐츠를 열람하게 된다”며 “수사라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프라이버시가 당사자 모르게 침해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목적이더라도 일반 대중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백도어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왓츠앱과 시그널(Signal)과 같은 플랫폼들도 ORG와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우리 플랫폼의 강점인 강력한 보안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시그널은 이미 지난 2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영국에서 더 이상 시그널을 서비스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3줄 요약
1. 영국에서 현재 새로운 온라인안전법안이라는 것이 통과되려고 함.
2. 아동 성착취 콘텐츠 수사를 온전히 하기 위해 플랫폼 업자들이 종단간 암호화를 수사 기관의 요청에 따라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내용.
3. 하지만 애플과 메타, 시그널 등 대다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여기에 강력히 항의 중.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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