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인공지능을 곁에 둔 ‘슈퍼 개발자’의 시대 2023.07.25

개발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인공지능이 너무나 강력한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자신들의 밥줄을 끊을지도 모른다는 염려의 눈초리가 인공지능을 향해 있다. 하지만 일러도 너무 이른 걱정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과연 인공지능은 개발자를 몰아낼 것인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개발자들을 현장에서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 인공지능 솔루션들을 통해 앱 개발에 성공했다는 증언들이 자꾸만 나오니 당연하다. 아마 어느 직종에 있는 사람이더라도 인공지능이 자신의 일을 대신 완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면 불안해질 것이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하지만 필자는 인공지능 덕분에 오히려 개발자들이 ‘살판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다 정확히는 인공지능이 개발자들을 도와 작업의 능률을 한껏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못해도 10배, 많게는 100배는 더 빠르게 개발 업무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의 출현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무엇보다 개발자들이 인공지능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인공지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테니까 말이다.

개발자들과 직업 안정성
코드 리포지터리인 깃허브가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코딩 전문 인공지능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을 때 깃허브의 CEO는 “개발자들의 업무 부담을 40% 가까이 줄여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 말이 사실로 실현된다면 기업들이 개발자를 더 많이 고용할 이유가 사라진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은 개발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려도 무방하다. 나름 논리적인 생각의 흐름이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코파일럿이나 기타 다른 인공지능이 만든 코드는 아직 그 자체로 완전하지 않다. 인간 개발자가 반드시 검수해야만 한다. 인공지능이 코드를 빨리 빨리 쳐낸다? 오히려 개발자들이 더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할수록 개발자들에 대한 수요는 끝없이 올라갈 것이다. 검사해야 할 코드가 막대하게 불어나니까 말이다.

물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빅테크라고 하는 업체들이 앞 다투어 대량 해고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덕분에 개발자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말이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대량 해고의 내부 사정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 먼저 인공지능 관련 개발자들은 대량 해고 속에 섞이지 않은 채 상당 부분 살아남았다. 심지어 대량 해고가 이어지는 와중에 인공지능 분야 개발자들은 계속해서 채용하기도 했었다. 또한 대량 해고 당한 개발자들도 인력 시장에 나와 꽤나 빠르게 자리를 잡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당분간 개발자들은 인공지능을 경쟁자가 아니라 강력한 도구로 바라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진정한 경쟁 상대는 인공지능을 먼저 활용할 줄 알게 되는 다른 개발자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혹은 거부하기만 해서는 조만간 생겨날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마치 처음에 코딩을 배웠던 당시처럼, 현 개발자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코딩을 처음부터 새롭게 배워야 한다.

인공지능에 의한 ‘업스킬’
하지만 어떻게 해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어느 조직에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수장들은 이 때 자기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건 바로 인공지능이 개발자들의 조력자이지 대체자가 아니라는 것을 계속해서 믿게 해 주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개발자들이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인공지능 다루는 법을 연습하고, 인공지능과 함께 개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결국 향상된 개발자의 능력은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 뭘 어떻게 해 줘야 개발자들이 말을 듣게 될까? 먼저 기업은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해결이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 ‘속도’인 조직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제 소프트웨어 하나 만들 시간에 못해도 10개는 만들어야 하는 때여서다. 혹은 취약점을 패치할 시간이 없어서 끙끙댔던 마음도 있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컴플라이언스가 걱정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라도 가장 약한 부분을 찾는 데 성공했다면 그 다음 해당 부분의 해결책을 찾아나서야 한다. 즉 문제 해결에 적합한 도구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싶다? 그러면 코파일럿이나 그와 유사한 인공지능 도구들이 적합할 수 있다. 혹은 코딩 자동화 기술도 연구해봄직 하다. 물론 인공지능이 개발할 프로그램은 간단한 것이어야 한다. ‘1000 밑으로 나오는 수소들의 수를 구하라’와 같은 간단한 문제 정도가 좋은 예다.

이런 식으로 도구 선택마저 끝났다면 이제 훈련 프로그램을 실제적으로 짜야 한다. 개발자들이 인공지능에 대하여 조금 더 편히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서 개발자들에게 인공지능이라는 날개만 달아줄 수 있다면 정말 우리의 개발자 사무실에서는 슈퍼맨들만 날아다니게 될 지도 모른다.

글 : 조나단 시드하스(Jonathan Siddharth), CEO & Founder, Turing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