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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도자급 인재들이 양성되는 기업 환경 만들기 2023.07.28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스’ 혹은 ‘상사’의 이미지는 그리 다양하지 않다. 중년 남성을 무심코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건 이윤을 추구한다는 회사에도 적잖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최근 맥킨지(McKinsey)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C레벨 임원진들 중 25%만이 여성이고 유색 인종인 여성은 1/20에 불과하다고 한다. 필자는 그 1/20 중 하나이며, 현재 CFO를 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류의 통계 자료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 인종차별이니 인권 문제니 하는 차원에서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유색 여성들을 알게 모르게 배척하기 때문에 기회를 잃는 건 기업들이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다양성의 기반이 잘 마련된 기업들일수록 경쟁 업체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내는 걸 알 수 있다. 경영진에서부터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이 나올 때 회사의 실적과 금전적 결과가 실질적으로 더 나아진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 가능한 수준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즉 다양성은 윤리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수익과 금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더 다양한 지도자급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을까? 지난 수년 동안 필자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포용적 문화
‘포용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하면 대단히 모호하다. 회사와 사무 공간이라는 환경에서 이 말은 ‘조직 차원에서 직원의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와 ‘호기심이 이끄는 조직’이라는 표현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이 두 가지가 구현되었을 때 임원진과 직원들은 실패의 경험을 나누고 해결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지고, 그러므로 각종 어려움과 도전 과제들을 담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에 많은 이들이 동참하게 되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면서 기술을 추가로 학습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덜 느끼기 시작한다. 조직이 에너지 가득한 상태로 굴러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직원의 경험을 중시한다’는 건 임원진들이 직원들의 성장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다. 회사의 성장 방향과 직원들의 성장 방향이 같을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가는 노선을 설정하는 것으로, 이렇게 하려면 직원들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사업의 방향에 대한 이해도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지만, 임원진이라면 이 점은 충분히 갖추고 있을 테니 언급하지 않았다.) 내부 직원 멘토링, 교육과 훈련, 팀 재구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필자가 소속된 회사의 경우 매달 여러 팀들에서 구성원들을 뽑아 별도의 팀을 만든 뒤 전체 회사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도록 한다. 프레젠테이션의 내용과 목적은 ‘스킬 교환’이다.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것, 혹은 업무 상 소소한 팁들을 종합하여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도움이 되는데, 이걸 타 부서 사람들과 같이 협력해야 하다 보니 보이지 않는 조직 내 끈끈함이 더해진다.

사업의 성장과 직원의 성장을 동시에 도모해야 하는 것이 요즘 ‘리더십’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구가 넘쳐나던 시절에야 일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으니 사업에만 집중해도 되었을 지 모르지만(그것이 옳다는 건 아니다), 지금은 일할 사람이 모자라서 확보하는 데에만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모해야만 하는 때다. 사람을 확보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사업상 프로젝트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유리하다.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 경청되도록
조직을 이끌어가는 임직원들이 해야 할 일 중 중요한 건 모든 직원들이 빠짐없이 조직 전체에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의견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걸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성별, 인종, 학위 등 각종 출신 배경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소통과 교류 없이 오로지 노동력만 제공하는 식으로 회사와 직원이 관계를 맺는 건 어마어마한 손해다. 다양성과 평등, 포용과 소속감을 촉진시키고자 애를 쓰는 많은 지도자들이 한결 같이 말하는 건 “모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더니 필요한 인재들을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직원이 전부 사장실 문을 두드리고 자신의 마음을 토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덩치가 큰 조직 내에서는 직원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 커뮤니티를 통해 누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기업 내 도입되어야 할 정책이나 규정이 있는지 검토하고, 조직 차원에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해도 안전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필자는 조직 내 소수자들을 위한 대변인 역할도 담당하고 있는데, ‘가면 증후군’을 극복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 또한 어려운 과제를 앞장서서 맡으라고도 주문한다. 그렇게 했을 때 가장 좋은 점은 스스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가면을 벗고 어려운 일들을 도맡으라는 건 다시 말해 외부 요인에 대한 눈치보기를 중단하고 스스로의 역량 개발에 더 집중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개개인이 이런 자세를 취해야 직원 커뮤니티도 활성화 된다. 개개인의 역량 강화는 결국 회사 전체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칭찬은 공개적으로
요즘 임원들 사이에 조금 이상한 분위기가 돌고 있다. 칭찬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라는 것도 이상하다. 칭찬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낄까봐서이다. 공개적인 칭찬 한 번으로 잘 하는 직원이 열 배, 스무 배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마다하고 덜 잘한 직원들이 더 못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만 급급한 것이다. 칭찬의 부작용이 없다고 하진 않겠지만, 지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부작용만 두려워하는 ‘쫄보’ 심정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

소외감이 생길까 두려워한다는 건, 그래서 칭찬 받을 사람에게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 회사 구성원들이 서로를 동료가 아니라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걸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 그러한 시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케케묵은 이야기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원을 주고받아 시너지를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가 지금은 더 빛을 발한다. 그러한 분위기 안에서 공개 칭찬은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개인을 높이는 칭찬도 좋고 팀 전체를 칭찬하는 것도 좋다. 공개 칭찬은 칭찬을 받는 대상자만이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숨은 원동력’이 된다.

편견은 꼼꼼하게 없애고 본을 보임으로써 지시하라
위의 과정을 밟아갈 때, 혹은 밟아간 후에 임원진들은 직원들의 근무 환경 속에 조금은 더 깊이 들어간 상황이 된다. 하지만 그랬을 때 새로운 장벽을 하나 만나게 될 것인데, 바로 ‘편견’과 ‘오해’다. 특히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이 은연 중에 널리 퍼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굳이 특정 소수자를 향한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뭔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러면서 편견이 엷게라도 생기게 된다.

이 편견을 없애는 건 임원진들의 몫이다. 사실 소수자들은 편견을 받고도 어디 가서 말하지 못한다. 혹은 자신이 편견을 받고 있다는 엉뚱한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이런 불필요한 아픔과 오해들은 조용히 쌓여가기 마련인데, 그렇기 때문에 임원진들은 주의 깊게 살펴 이런 것들을 해소시켜야 한다. 이 때 설교와 훈시 몇 번으로 ‘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직원들의 상황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여러 번의 대화를 나누는 등 꽤나 지난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부터 편견을 검토하여 고칠 수 있어야 한다. 편견은 ‘문화적으로’ 다룰 때 효과적으로 사라진다. 이런 시도가 병행되는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은 존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테크 분야는 늘 백인인 중년 남성들이 장악해 온 분야였다. 그들이 옳지 않은 방법으로 혜택을 입었던 것은 절대로 아니다. 테크라는 분야의 특성도 그런 현상에 적잖이 작용한 것이 맞다. 문제는 그런 현상이 일종의 사실로서 고착화 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제는 백인 중년 남성이 아니더라도 뛰어난 인재들을 찾을 수 있는데, 습관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백인 중년 남성을 선호하게 되는 경우들이 왕왕 나타난다. 그건 문제다. 사회적, 윤리적 문제이기 전에 이윤을 남겨야 하는 기업에 있어 큰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이제는 이윤을 위해서라도 조직 구성원, 더 나아가 임원진들을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인재와 적임자들이 우리 주변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들을 통해 회사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글 : 치트라 발라수브라마니안(Chitra Balasubramanian), CFO, CircleCI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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