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콥 3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데이터센터들이 가져야 할 질문들 | 2023.08.27 |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스콥 3 온실가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조금 더 환경친화적인 운영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 - 자발적으로든 강제적으로든 - 나타나는 변화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탄소 저감이 시장의 화두다. 데이터센터들도 이제는 탄소 저감을 무시할 수 없게 됐으며, GHG프로토콜(Greenhouse Gas Protocol)이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은 싫든 좋든 친환경적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데이터센터를 꾸려가는 기업들 역시 온실가스와 탄소 배출량에 대해 민감해져야 하는 상황이다. ![]() [이미지 = gettyimagesbank] 현재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크게 세 가지 ‘스콥(Scope)’으로 분류된다. 1) 스콥 1 : 사무 공간이나 차량 등 기업이 직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2) 스콥 2 :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3) 스콥 3 : 조직의 파트너들이 공급망 전체를 통해 분출하는 온실가스. ‘스콥 3’의 경우 애매하다고 하면 애매할 수도 있고, 광범위하다면 광범위할 수 있는 범위를 다루는 것으로 측정이 매우 어렵다. 스콥 3은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하는가? GHG프로토콜은 ‘스콥 3’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기업 가치 사슬 표준(Corporate Value Chain Standard)’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표준은 2011년에 처음 발표된 것으로,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추적하고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데이터센터의 경우라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들의 운송과 폐기 시 발생하는 가스와, 컴퓨터의 각 부품을 만들면서 나오는 가스 등까지도 전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스콥 3는 기업이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없는 영역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콥 3 온실가스는 15개 항목들을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구매한 물건이나 서비스 혹은 원자재, 업무 차 이동 거리, 직원들의 통근 수단 및 거리, 대여한 자산, 제품의 생애주기 관리 현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외부 행사나 컨퍼런스와 관련된 것은 이 15개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전문가들은 포함되어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는 편이고, 따라서 곧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스콥 3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필수는 아니다. 원하면 해도 되지만 침묵해도 괜찮다. 하지만 증권거래위원회와 같은 기관에서 ‘괜찮지 않다’고 선언하고 나섰고, 따라서 조만간 스콥 3도 필수로 공개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산업에서 스콥 3를 측정하고 관리한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긴 해서 시기가 마냥 앞당겨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스콥 3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스콥 3 온실가스 배출의 측정과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들은 꾸준히 나오는 편이며, 이미 누적되어 있는 정보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들만을 위한 안내서는 아직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스콥 3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기존의 안내들을 ‘참고’해 자기들만의 데이터센터 운영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 슈나이더전자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9가지 항목을 다음과 같이 지정했다. 1)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 2) 자본재 3) 사업 활동과 관련된 연료와 에너지 4) 운송과 배송 5) 사업 운영으로 인해 생성되는 쓰레기 6) 업무 출장 7) 직원들의 통근 8) 대여한 자산(후방 사업) 9) 대여한 자산(전방사업) 물론 이 아홉 가지 항목 하나하나를 측정하는 것도 어렵다. 예를 들어 출장이나 통근의 경우, 사용된 연료량을 기반으로 하기도, 거리를 기반으로 하기도, 비용을 기반으로 하기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 자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연료 측정이 어렵고, 실제 이동 거리를 계산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비용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슈나이더전자의 경우 데이터센터생애주기 CO2e 계산기(Data Center Lifecycle CO2e Calculator)라는 도구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한다. 슈나이더 측은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많은 스콥 3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건 IT 서버들”이라고 말한다. 그 다음 전력 시스템과 쿨링 시스템은 약 30%씩 차지한다고 언급한다.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부분에서도 적잖은 스콥 3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데이터센터의 스콥 3 온실가스,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여러 번 반복해 이야기했다시피 스콥 3 온실가스는 계측하는 것도 그렇고, 그 값을 증명하는 것도 그렇고 까다롭기 그지없다. 공급망에 있는 파트너사들과 벤더사들이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므로 스콥 3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목표 자체가 모호하며, 흐지부지 중단될 때가 많다. 이 목표 의식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커다란 난관이다. 물론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이 부분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긴 한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파트너사들로부터 스콥 3 데이터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저감 대책까지도 같이 요구하는 곳도 적지 않다. 최근 PwC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콥 3와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하고 대책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경매나 입찰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콥 3가 점점 금전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걸 드러내는 현상이고,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과학기반감출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 SBTi)라는 평가 도구도 존재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저감 목표치를 설정해 주는데, 대체적으로 현재의 스콥 3 온실가스 배출량의 67%를 5~10년 사이에 줄이고, 2050년까지 9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때 이러한 외부 도구들과 상황들을 십분 활용하여 속도를 맞춘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굳이 왜 스콥 3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가? 스콥 3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건 앞으로 산업 불문 모든 기업들의 당연한 윤리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부터도 슬슬 친환경적으로 사업하는 기업들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규정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기업들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스콥 3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게 한 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미리 체질 개선을 해놓고 미래에 마음 편히 경쟁하는 편이 다른 경쟁자들과 같이 허겁지겁 적응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또한 스콥 3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건 의외로 ‘디지털 전환’을 이뤄낸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는 개념이다. 위에서 강조했다시피 스콥 3 온실가스를 정확히 계측한다는 게 새로운 디지털 기술 없이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한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가 든든히 갖춰져 있을 때 스콥 3에 대한 현황이 정확히 파악되고, 그러므로 보다 효과적인 저감이 가능해진다. 지금 모든 영역에서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데, 스콥 3 줄이기까지 병행하면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이렇게 미리 움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데이터센터라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환경 보호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데이터센터와 계약을 맺음으로써 환경 보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느낌, 그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이 될 것이다. 글 : 리차드 팔라디(Richard Pallar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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