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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판] 네트워크와 관련된 예산, 어떻게 짜야 할까 2023.10.07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담당하는 데에도 적잖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사실 예산을 기획하고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를 자주 간과한다. 네트워크를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거기에 늘 있는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종 변수가 발생하고 불필요한 회사 돈이 나가기 시작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예산 배정의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들과 조만간 진행될 계획이었던 프로젝트들에 대한 점검을 시작한 회사들이 많다. 그러면서 기존의 예산 배정 항목들을 검토하고 실적을 확인하여 어떤 것을 살리고 어떤 것을 죽일지, 혹은 어떤 것을 늘리고 어떤 것을 줄일지를 가늠한다. 어떤 프로젝트들의 인력을 축소시키거나 확대시킬지도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많은 부서의 책임자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부분은 필요한 것보다 많은 예산을 할당받고자 노력한다. 이 기회를 놓치고, 한 해가 바삐 지나가는 와중에 예산을 더 달라고 CIO나 CFO에게 요청을 하게 될 경우 상황과 절차가 매우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상당히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IT 분야에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사용자와 장비의 증가 속도가 예측을 불허하고 있으며, 그렇다는 건 인프라의 복잡성 역시 예상 불가능할 정도로 심화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예상할 수 없는 곳에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건 늘상 있는 일이며,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을 수 있다.

1) 새로운 IT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네트워크와 관련된 비용을 계산에 넣지 않았음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
2) 예고도 없이 서비스 제공 업체나 클라우드 업체가 이용료를 올리는 경우
3) 기업 차원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과, 그에 따른 대역폭이 예상 외로 크게 늘어난 경우
4) 예기치 않은 보안 문제가 발생하여 추가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 구매가 필요하게 된 경우
이는 실제 현장에서 매우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례들이며, 그러므로 현재의 필요에 맞춰 예산 전략을 짜게 된다면 낭패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알맞은 수준에서 넉넉한 예산안을 만들 수 있을까?
위의 네 가지 사례는 네트워크 및 인프라와 관련된 예산안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변수들이다. ‘변수’이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여 계산한다는 것은 힘들 수 있다. 그렇다고 도움이 될 만한 ‘팁’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몇 가지를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항상 네트워크 담당자와 상담하라 : 요즘처럼 IT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진 때라면 어느 회사에서나 수없이 많은 IT 관련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또 실행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또한 준비 기간만 1년 이상 가져가는 경우도 이제는 흔하다.

IT 프로젝트라고 해서 항상 시끌벅적 대단한 것만은 아니다. 주요 업무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한꺼번에 업데이트하거나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일 수도 있고, 신규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네트워크를 통하여 이뤄지고, 그러므로 네트워크에 대한 고려 없이는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에 훨씬 더 취약해진다. 다른 회사와 병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네트워크 전문가가 처음부터 개입되어야 한다.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대단히 많다. 애플리케이션 담당자나 보안 담당자, 장비 담당자들은 미리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언질을 받고 그에 따른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게 되는데 네트워크와 인프라 담당자들은 나중에 고지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글을 읽는 예산 담당자라면 실무자들이 예산 기획안을 올렸을 때 네트워크 관련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예산안을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 실무자라면 네트워크 비용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 한 번 더 검토하는 것을 권한다.

2) 사용자와 에지 컴퓨팅도 계획에 넣어야 한다 : 사용자와 관련된 IT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특히 예산을 미리 예상하는 게 까다로워질 수 있다. 가트너(Gartner)에 의하면 이른 바 ‘시민 개발자’라고 하는 부류들이 전문 개발자들보다 4배 이상 많아질 거라고 한다.

이들은 단순히 IT 기술을 사용 혹은 소비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IT 기술을 나름 개발자 수준에서 활용한다는 것은 독자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비로 구독하여 활용하고, 자신들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들을 직접 만들기까지 한다는 뜻이다. 개개인이 이렇게 활동할 때, 기업의 IT 담당자들이 그 모든 사안들을 다 파악할 수 없다. 심지어 예상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예산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현상은 무슨 뜻이 될까? 네트워크와 대역폭에 부담이 될 만한 요소들을 미리 파악하여 예산을 배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민 개발자가 된 직원이 회사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실행하는 모든 일들이 예상 외의 비용이 된다는 뜻이며, 프로젝트 비용이 예상 외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렇다 할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시민 개발자가 된다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며, 조직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네트워크 비용을 걱정하여 시민 개발자들의 행위를 단절시키는 건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를 다 태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예산을 기획할 때 네트워크 담당자와 IT 담당자, 심지어 CFO까지 나서서 ‘시민 개발자 육성 비용’ 비슷한 무언가를 넉넉히 책정해두는 것이 좋다.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알맞을 수 있다.

3) 네트워크 도구들을 일원화 하라 : 기업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고 관리하는 데에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조직들이 꽤나 많다. 네트워크 하나 관리에 최대 25개까지 사용하는 기업을 목격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이 도구들 중 일부는 외부에서 구매한 것도 있고, 내부에서 직접 개발한 것도 있고, 외주를 줘서 특별히 제작한 것도 있다. 그러다 보니 기능적으로 겹치는 것들도 있고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네트워크 비용을 책정할 때 무엇보다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네트워크 관리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모든 기능들을 갖추었다는 전제 하에 도구들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특히 비용과 보안이라는 관점에서 더 그렇다. 불필요한 장비나 솔루션들을 그대로 두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업데이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점점 더 큰 위험 요소가 되기 마련이다.

4) 클라우드를 도입했을 때 네트워크 비용이 어떻게 변하는지 계산하라 : 2022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서는 “클라우드 관리 기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회사원이 77%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만큼 업무에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클라우드로의 이전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 이를 충분히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용’이다. 클라우드 업체들의 비용 산정 방식이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심지어 클라우드 업체들마다 달라진다) 사용자들에 따라서는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다, 즉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어떤 클라우드 업체는 데이터 용량에 따라, 어떤 업체는 처리된 데이터의 양에 따라, 어떤 업체는 클라우드를 통한 거래량에 따라 청구서를 내미니 충분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비용이 혼란스럽다’를 ‘비싸다’로 치환해서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느낌이라는 게 항상 맞는 건 아니다. 혼란스러움의 정체를 간파하면 의외로 유리한 비용 산정 방식을 찾아낼 수 있고, 기존 네트워크 관리 비용보다 훨씬 나은 부분이 발견될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이런 획기적인 내용을 클라우드 업체들이 알아서 찾아주지는 않는다. 각 사용자 기업의 네트워크 담당자들이 직접 머리를 싸매고 해야 하는 일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비용 산정 방식을 상세히 파악한 후, 이를 현재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상황에 맞춰 가장 나은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글 : 메리 섀클릿(Mary E. Shacklett), 회장, Transworld Data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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