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자들과 인공지능 간의 일자리 전쟁,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 | 2023.10.30 |
이미 인공지능은 코드를 작성할 줄 안다. 완성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그 문제도 빠르게 해결되어가는 중이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프로그래머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까?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이제 인공지능이 코딩을 할 수 있다는 건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 사실이다. 완성도에 대한 논란이 있을지언정 인공지능이 코딩을 할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게다가 인공지능 개발사들이 점점 나은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완성도에 대한 논란도 점점 식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많은 IT 업계 종사자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 [이미지 = gettyimagesbank] “최근 오픈AI(OpenAI)는 챗GPT 플러스(ChatGPT Plus)나 챗GPT 엔터프라이즈(ChatGPT Enterprise) 등 서비스를 다양화 하고 또 향상시켰습니다. 이 두 버전의 경우 지난 해 무료로 풀렸던 챗GPT보다 향상된 음성 및 이미지 인식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챗GPT는 개발자나 기획자가 냅킨에 잠깐 아이디어 메모 해놓은 것만 가지고도 프로그램 하나를 완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IT 업체 네이티브스크립팅(NativeScripting)의 창립자 알렉스 지스킨드(Alex Ziskind)의 설명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발자들과 인공지능 간 일자리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스킬업 플랫폼인 윌코(Wilco)의 CEO인 온 프런드(On Freund)는 말한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이 싸움에서 불리하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답할 겁니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코딩만 짜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개발 환경을 조성한다든지,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구성한다든지, 프로젝트에 관련된 여러 사람과 소통을 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인공지능이 따라할 수 없지요.” 하지만 ‘일자리 전쟁’이 터지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분야의 업무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건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가진 가장 강력한 능력은 자연어를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죠. 이런 강점을 활용하여 우리는 드디어 지난 40년 동안 쌓아왔던 레거시 기술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오래된 애플리케이션들은 문서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게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을 생성형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IT 업체 언코크(Unqork)의 CPO인 티에리 본판테(Thierry Bonfante)의 설명이다. 오래된 애플리케이션이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사라지고 대체된다는 건, 일부 직군 역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본판테는 지적한다. “레거시 코드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대체제를 마련한다거나 현대화 하는 일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점차 설 곳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코볼(COBOL)과 같은 언어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개발자들의 경우 인공지능으로 꽤나 빠르게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의 상황 한 마디로 정리해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업무들 중 가장 하단에 위치한 것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뭔가 반복적이고 기계적이며 예측 가능한 것들, 그래서 자동화 기술로 처리가 쉽게 가능한 것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체가 되는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니 인공지능은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게 되고, 그러면서 인공지능의 코딩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군이 전반적으로 위협을 느껴야 할 시점은 절대로 아니”라고 IT 업체 파일럼(Phylum)의 CTO 루이스 랭(Louis Lang)은 강조한다.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일 자체에서 코딩 작성의 비율은 상당히 낮아진 상태입니다. 오히려 문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것을 어떤 논리로 풀어나갈 것인지 구조를 짜는 게 우선시되고 있죠. 물론 챗GPT나 코파일럿(Copilot)과 같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덕분에 작업 프로세스가 빨라진 건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닙니다. 특히 기계가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겁니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베이스 업체 싱글스토어(SingleStore)의 CTO인 아담 프라우트(Adam Prout)는 “인공지능의 코딩 능력이 향상되면서 개발자들은 디자인과 인프라 구축 및 유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한 작업에도 인공지능이 적잖이 사용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발자들은 이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맞게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최적화 하며, 이를 위해 데이터 과학자들과 합을 맞추는 일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봅니다.” IT 업체 타인즈(Tines)의 제품 개발 수석 스티븐 오브라이언(Stephen O’Brien)은 “개발자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훌륭한 엔지니어들에 대한 수요 역시 비슷한 폭으로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특히 요즘 각광 받고 있는 대형 언어 모델들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죠.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대체한다는 건, 사실 피조물이 창조자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라는 분야는 좀 더 인공지능과 관련된 쪽으로 변해갈 것이지, 인공지능에 밀려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인공지능이 다듬어 가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 그렇다고 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마음 놓고 있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인공지능 때문에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위기와 기회가 생겨날 것이고,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 오브라이언은 “같은 IT 분야 내에 있다 하더라도 오래된 짐짝 같은 취급을 받을 기술들이 있고, 주목을 받을 기술들이 있다”며 “IT 분야 내 전문가들끼리만 이해하고 칭송할 문제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삶에 접목시킬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공감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살아남기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추측한다. 단기간 내에는 인공지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IT 내 분야들도 존재한다. IT 업체 프로텍티드하버(Protected Harbor)의 CEO 리차드 루나(Richard Luna)는 “프로그래머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는 직업군이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건 아니”라며 “우리가 지금 걱정하는 ‘프로그래머’라는 직군 자체가 너무나 광범위해서 인공지능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아니다를 간단히 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드웨어 프로그래머들은 GUI 프로그래머들과 매우 다른 일을 하고, 가지고 있는 스킬도 다릅니다. 그리고 이 둘과 네트워크 프로그래머들은 또 다르고요.” 그러면서 루나는 "스크립트 언어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머들이라고 대상을 한정 짓는다면 인공지능의 발전상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스크립트를 꽤나 훌륭하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GUI 프로그래머들은 아직 안심해도 됩니다. 이렇게 분야별로 세밀하게 나눠서 이야기하는 게 좀 더 확실하게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글 : 팜 베이커(Pam Bake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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