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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 5 2023.11.01

우리는 데이터가 너무나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애플리케이션을 위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데이터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데이터 중심의 세상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미리 해 두어야 하는 일이 좀 있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우리 솔직히 말해보자. 데이터가 그렇게나 중요하다고 너도 나도 말하고 다녔지만 정말로 데이터를 그렇게나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을까? 데이터의 소중함을 아는 만큼 실생활이나 실제 업무 가운데 가치를 살리고 있는지?

[이미지 = gettyimagesbank]


디지털 시대를 맞이한 지 4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그 시기 동안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우리는 데이터를 만들고 보관하고 퍼트리는 데 능숙하다. 그리고 그 능숙함을 경쟁적으로 발휘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는 일의 방식들은 80년대와 비교했을 때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혹시 마지막으로 복사기라는 물건을 사용한 적이 언제인가? 그리 오래 전이 아닐 것이다.

왜 우리는 데이터가 화폐에 비유될 정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으면서도 사실 그 데이터라는 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까? 왜 입만 방정을 떠는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을까?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건 데이터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데이터 중심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생활과 업무 방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을 구현하는 앱이 존재하고, 모든 앱에는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며, 우리는 그 데이터들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냥 앱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해 왔다. 그러면서 아쉬운 자리들을 메워왔다. 여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이끌어가는 건 데이터가 아니었다는 걸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저 먼 옛날 에디슨이 필요에 의해 뭔가를 발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인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데이터의 잠재력을 이끌어냄으로써 우리가 필요한 줄도 몰랐던 것들을 발견해 충족시키는 그런 식의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시키려면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분리시켜야 한다. 각종 복사본들 위주로 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 접근’을 위주로 기술 분야를 개편해야 한다는 뜻이다. 복사본 위주의 세상이니 데이터 침해니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자꾸 불거지는 것이고, 똑같은 데이터를 무수히 복사해 보관하고 유통해야 하니 쓸데 없이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지금의 문제점들이 ‘데이터 접근’ 위주의 세상에서는 해결될 수 있다.

이미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분리시키는 기술들이 시장에 등장하는 중이다. 이런 도구들이 보다 보편화 되면 우리는 진정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된 기술들을 마음껏 누리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누군가 이런 기술들을 알아서 만들어주기를 기다리는 것뿐만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데이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서 관리하기
인사, 재정, 마케팅, 제품, 개발, 법무 등 모든 종류의 데이터가 상호 연결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장비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하나의 망을 구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데이터가 쉽사리 복제되고, 복제된 것이 독립적으로 마구 움직이거나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환경에서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진 것이 된다. 그러면서 P2P 연결 및 P2P 데이터 통합이라는 게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고, 데이터를 아무렇게 가져다 쓰고 어디에 저장했는지도 모르는 지금의 관행이 약화된다.

2. 데이터 복사본이 없는 세상 만들기
이미 일각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표준이 있으니 바로 ‘제로카피 통합(Zero-Copy Integration)’이다. 모든 데이터가 단일 협업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도록 하는 것으로, 중앙에서 데이터의 유통을 통제함으로 사용자들 간 임의의 데이터 복사 및 공유 행위가 사라지게 된다.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를 복사하고 퍼트리는 게 너무나 쉽다는 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보안 및 프라이버시 문제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복사본을 쉽게 만들 수 없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다. 복사가 쉽게 되지 않는 환경을 구성했을 때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3. 데이터를 자유롭게 해방시키기
데이터를 특정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 내에 가두지 말고, 다른 곳으로도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이게 바로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분리한다는 말의 속뜻이기도 하다. 데이터가 특정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 안에서만 머물러 있을 때 오히려 해당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제어하는 게 어려워진다. 또한 메타데이터의 생성과 활용 역시 관리하기 까다로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데이터를 가져가는 행위나 데이터를 복사하는 행위가 만연한 것이기도 하다. 데이터를 데이터 그 자체의 층위에서 열람하고 편집하는 등 관리할 수 있어야 진정한 데이터 중심 환경이 만들어진다.

4. 집단 지성 이끌어내기
3번을 해내게 된다면 데이터를 어느 프로젝트나 플랫폼에서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즉 어떤 시스템이나 어떤 사람이라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은 집단 지성이 발휘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집단 지성이 발휘되는 데에까지 이르러야 데이터를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것에 의미가 생긴다. 데이터가 이끄는 변화라는 것도 이런 집단 지성의 활성화를 배경에 깔아두고 진행되는 것이다. 복제되지 않는 데이터가 중앙의 관리 하에 자유롭게 유통될 때, 적절한 집단 지성 발휘의 문화가 발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5. 메타데이터에 대한 경험 풍부하게 만들기
데이터가 중심이 되면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등은 그저 데이터 활용을 위한 ‘스킨’으로 보일 것이다. 즉 위에서 필자가 말한 ‘앱과 데이터의 분리’는 결국 껍질과 속살을 따로 떼어낸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앱과 데이터의 분리가 심화되어가면 갈수록 메타데이터를 보다 심층적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해지고, 그러면서 메타데이터에 대한 경험 자체가 풍부해진다. 그랬을 때 데이터 활용의 잠재력은 폭발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연구 활동이 원활해지고, 고객의 브랜드 경험이 향상되며, 분석가들의 통찰이 깊어지는 등의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미리 메타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글 : 실비 베일리우(Sylvie Veilleux),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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