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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딜레마... 고용이냐 교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2023.11.14

생성형 인공지능 때문에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어떻게든 활용은 해야 하겠는데 그걸 제대로 해 줄 인력이 시장에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기업들은 햄릿이 된다.

[보안뉴스= 팜 베이커 IT 칼럼니스트] 생성형 인공지능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그러면서 수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사업의 방식이 근본부터 바뀌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론까지도 달라진다. 그래서 기업들은 앞다투어 생성형 인공지능에 투자를 하는 중이고, 그 일환으로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모시기에 바쁘다. 인공지능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때에, 미리미리 인공지능과 관련된 능력을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전문가를 구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생성형 인공지능의 개발 속도를 생각해 보면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 전문가를 찾아 고용한다는 게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글린에이아이(Gleen AI)의 CEO인 아슈 두베이(Ashu Dubey)의 설명이다. “어느 시점에는 모든 기업들이 PC를 책상마다 두고, 또 어느 시점에는 모든 기업들이 인터넷을 연결해 사업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죠. 결국 어느 기업이나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니 이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도무지 양성되지 않는 겁니다. 교육에는 시간이 걸리는데 말이죠.”

실제로 챗GPT라는 기술이 공짜로 풀리기 전까지 대부분 사람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지도 못했었다. IT에 관심이 좀 있다고 해도 그런 용어를 들어본 게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원리를 이해하고, 그러므로 안전하게 활용하여 생산성의 잠재력을 크게 높이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 생성형 인공지능이 사업적으로 활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걸 제대로 구현할 사람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던 게 거의 모든 회사들이 직면한 현실이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기 때문에 사용이 그리 어려울 수는 없었다. 프롬프트 창에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을 있는 그대로 써서 요청하면 기계가 알아서 답을 내주는 방식이니 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챗GPT가 공개되자마자 아무런 제약 없이 챗GPT를 마음껏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프롬프트에 인간의 언어를 써서 요청문을 입력한 뒤 원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받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만 계속해서 증명되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하라는 것도 아닌데, 프롬프트 창에 인간의 말로 요청문을 적는 게 왜 그리 어려울까? 시리나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는 잘만 사용하면서? 이 때문에 요즘 기업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 전문가’는 고사하고 ‘인공지능 프롬프트 전문가’를 찾는 바람이 일고 있다. 프롬프트 창을 활용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인지한 것이다. IT 업체 코그니잔트(Cognizant)의 부회장인 나빈 샤마(Naveen Sharma)는 프롬프트 전문가를 “프롬프트 엔지니어”라고 하며 “이들은 사용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질문들로 쪼개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이게 언뜻 들으면 별 거 아닌 일처럼 보입니다. 조금만 훈련하면 될 거 같지요. 하지만 유능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데이터 과학자만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빅데이터 초기 시절이 기억날 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 모든 기업들이 데이터 과학자를 모셔오지 못해 난리였죠.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가 되니 이제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찾기 힘든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경영자들은 어떤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까?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을 계속해서 찾아나서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재 임직원들을 교육하여 프롬프트 사용법을 익히게 해야 할까? 교육인가, 고용인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고용해야 할 때
도미노데이터랩(Domino Data Lab)의 데이터 과학 전략 박사인 크젤 칼손(Kjell Carlsson)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책이 갈수록 강력한 직군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어엿한 하나의 전문 분야가 되어가는 중이죠. 금융 전문가가 단순 엑셀 전문가가 아니고, 관리 컨설턴트가 단순 파워포인트 디자이너가 아니듯, 프롬프트 엔지니어도 인공지능 프롬프트 창에 타이핑만 잘 집어넣는 그런 사람인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란 정확히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빠르게 변해가는 중이다. “워낙 새롭게 생긴 단어이자 영역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은 각자가 생각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이 다 다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 가지 방향으로 정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먼저는 인공지능의 분야에 소속된 하위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방향이 하나 있겠습니다. 지금의 데이터 라벨링 담당자처럼 말이죠. 그 다음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애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하는 데 직접 참여하여 사용자와 인공지능 간 상호작용을 최적화 하는 상위 전문가로서의 방향이 있을 겁니다.” 칼손의 설명이다.

그러기 전까지 현재의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사업에 어떤 식으로 접목해 활용할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하는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인공지능 제품, 서비스, 앱 등을 시장에 내놓는 기업들이라면 조금 더 진지하게 이 고민을 해야 할 겁니다. 이런 기업들은 보다 고차원적인 이해도를 가진 인공지능 전문가가 더 필요할 지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은 프롬프트 다루는 법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있겠지요. 다만 인공지능 기술까지 가진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지금은 너무 난이도가 높은 일이 되어버렸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그렇다는 건 마냥 구인 구직 웹사이트만 헤매는 게 아니라 ‘업스킬’이라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즉 기존 임직원들을 교육과 훈련을 통해 프롬프트 엔지니어에 준하는 사람들로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도구들을 기업 내에 반드시 도입하여 활용하고자 한다면 전문가를 찾아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긴 하겠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다면 현재 인력들을 교육시키는 방안을 고민하는 게 현명합니다. 하지만 고객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문제라면 현 인력들을 교육한다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긴 힘들 겁니다. 이럴 때는 인공지능 솔루션이나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에 외주를 주는 게 낫습니다.” 두베이의 설명이다.

전문가를 찾았다면, 그 전문가를 중심으로 기존 인력들을 뽑아 프롬프트 업무 전담 팀을 구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이 팀은 처음에는 다소 헤맬지 몰라도 결국 ‘우리 회사의 인력들이 인공지능을 어떤 목적으로 왜 활용하는지’를 조금 더 전문적으로 파악하고, 그러므로 회사에 어울리는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맞춤형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팀을 수년 안에 보유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혼자 인공지능을 잘 이해한다고 해서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직무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공지능을 이용하려 하는 사용자들의 마음과 목적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죠. 즉 협업에 능숙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어제까지 외부인이었는데 갑자기 고용되어 우리 회사 사람이 된 프롬프트 엔지니어보다, 수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내부인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직무를 맞는 편이 보다 순조로울 수 있습니다.” IT 업체 앰플리튜드(Amplitude)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조셉 리브(Joseph Reeve)의 설명이다.

프롬프트 기술을 교육시켜야 할 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찾아봤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 빠르게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인재 확보의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시장 전체를 둘러봐도 몇 안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우 찾았다 하더라도 몸값이 너무나 비쌀 수 있다. 그럴 땐 미련없이 채용을 포기하고 내부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 쪽으로 눈을 돌리자.

“일단 타이핑만 할 줄 알면 기본적으로 프롬프트 업무를 볼 수는 있습니다. 시작점의 요건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도구일 뿐입니다. 대단한 미지의 존재나 인간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게 아닙니다. 부싯돌이나 망치와 같은 도구에 불과합니다.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익힐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분야에서는 전문성과 경험을 겸비한 사람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작업을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아무런 전문 기술과 경험을 가지지 못한 새내기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잘 하기는 힘듭니다.” IT 업체 스냅로직(SnapLogic)의 수석 과학자 그렉 벤슨(Greg Benson)의 설명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결국 사람의 의도를 컴퓨터가 이해하기 좋게 해석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겁니다. 기업이라는 환경에서 ‘사람의 의도’라는 것은 복잡한 사업적 맥락 가운데 발현되는 것이죠. 무슨 뜻일까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면 여러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과 역할, 책임과 같은 것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회 초년생을 프롬프트 엔지니어 앉혀 놓으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겁니다. 제 경험은 늘 이랬습니다.”

그렇기에 벤슨도 위의 리브처럼 “내부 인력이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됐을 때 더 유리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특수한 환경과 문화,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내부 직원들의 마음을 한결 더 쉽게, 그리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겠죠. 엔지니어링 기술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해박한 지식보다 어쩌면 그 점이 더 가치 있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분야에 국한해서 볼 때는요.”

회사에서 대대적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공모하거나 내부에서 팀원을 뽑지 않더라도, IT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혼자서 프롬프트 다루는 법을 익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가 맡은 일을 빠르고 쉽게 해결하겠다는 동기에서 시작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임직원들을 교육시킬 때 이러한 경우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은 평소부터 IT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왔을 가능성이 높다.

오픈AI(OpenAI)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NLP클라우드(NLP Cloud)라는 업체의 CEO인 줄리엔 살리나스(Julien Salinas)는 “내부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혹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회사 차원에서 ‘좋은 프롬프트 사용법이란’ 주제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내부 임직원들에게 전파하는 겁니다. 결국 인공지능은 더 발전할 것이고, 언젠가 모두가 인공지능 프롬프트 정도는 다룰 수 있어야 할 거니까요. 프롬프트를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는 걸 넘어, 모두가 프롬프트 엔지니어에 준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는 걸 목표로 삼는 게 훨씬 현명합니다.”

글 : 팜 베이커(Pam Baker),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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