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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활성화 키워드는 ┖보안┖ 2008.11.05

번호이동제 등으로 상승추세… 보안문제 등 해결과제 남아


사무실에 있던 한 회사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거래처 사장.


전화에 달린 액정화면에 상대의 정보가 떠올랐다. 이것을 본 회사원은 과거의 통화내용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거래처 사장의 안부를 묻는다. 이런 그에게 상대는 제품을 주문한다. 통화를 끝낸 회사원은 기쁨을 표현하려는 듯 한손에 전화기를 들고서 마이클잭슨의 춤 ‘문워크’를 아주 멋지게 춘다.


한 업체의 인터넷전화(Voice over Internet Protocol) 광고 내용이다. 요즘 이처럼 인터넷전화 가입을 유도하는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이를 본 개인과 기업은 사용하고 있던 유선전화를 버리고 새로운 통신서비스로 옮겨가고 있기도 하다.


VoIP는 인터넷을 통해 통화할 수 있는 통신기술을 의미한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데이터통신용 패킷망을 인터넷폰에 이용하는 것으로, 음성데이터를 인터넷 프로토콜 데이터 패킷으로 변환시켜서 일반 전화망에서의 통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통신기술이라고 재정의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약 10년 전 처음 개발됐다.


하지만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통화품질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집 전화번호를 인터넷전화 식별번호인 070으로 바꿔야 하는 부담도 이 분야의 성장을 적잖이 가로막았다.


헌데 근래에 상황이 확 바뀌었다. VoIP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이다. 실제 가입자도 증가 추세에 있다. 저렴한 통화료가 인터넷전화의 비상을 이끌었다. 지난달 말 시행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는 상승 속도를 한껏 높여줬다.


그간 시장을 지배했던 유선전화는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회사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경우 시내외 통화 시 3분당 38원만 지불하면 된다. 유선전화(시내 39원, 시외 261원)와 비교해봤을 때 그 차이가 적지않다.


휴대폰에 걸 때에는 10초당 약 7.25~11.9원의 요금이 나온다. 역시 14.5원인 유선전화와 견줘봤을 때 요금차이가 상당함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국가를 상대로 한 국제전화의 경우 1분당 49~55원으로 그 차이가 확연하다. 같은 VoIP 서비스회사의 가입자끼리 통화할 경우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의 공세는 유선전화 사업자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아직 VoIP 사업자들의 현실도 녹록하지만은 않다. 인터넷전화 열풍이 불고 있기는 하나 총 가입자 규모는 보잘 것 없는 형편이다.


올 9월말 기준으로 LG데이콤이 가입자 수 100만명을 넘겨 이용고객 규모 면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삼성네트웍스(32만명), KT(24만명), SK브로드밴드(2.6만명)가 그 뒤를 이었지만 미미한 수치임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각 회사는 자사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그리고 인터넷TV 등과 VoIP를 묶은 결합상품을 속속 내놨다. 서비스 가격 할인폭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또한 와이파이란 무선랜 장착 전화기를 구입하면 인터넷 신호가 잡히는 곳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다며 인터넷전화의 편리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 문자메시지 발송과 영상통화, 뉴스·정보 검색 등 200가지 부가기능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며 인터넷전화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얼마 전 “인터넷전화는 TV가 인터넷TV로 바뀌는 것과 같은 수준의 혁명적 변화”라고 평가한 뒤 “국민이 값싼 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라”는 말로 정부차원의 지원을 실무진에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LG데이콤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의 VoIP는 초보수준이다. 수익도 안 나고…”라면서도 “서비스 가입 고객이 200만은 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데 올 연말에 140만을 찍고 거기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회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허나 인터넷전화 업체 주변에서는 “VoIP 활성화를 위해선 관련 업체들이 몇 가지 문제를 더 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몇몇 장애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


인터넷전화는 정전이 될 경우 통신망에 장애가 생겨 사용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연간 정전시간이 17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염려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VoIP의 통화품질 역시 해묵은 논쟁거리 중 하나다.


역시 인터넷전화 업계에선 인터넷전화 기술 그 자체의 발달과 네트워크 고도화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할 경우 통화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정부분 해결됐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긴급통화 때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유선전화 만큼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말도 나오는 중이다.


무엇보다 인터넷전화를 둘러싼 보안취약성 문제는 VoIP 업체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킹으로 다른 집 인터넷전화에 요금이 떠넘겨진 사례가 이미 외국에서 보고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작년 영국의 한 전문가는 원거리 인터넷전화 도청이 가능함을 증명해보였다. 국내에서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사무실 내 인터넷전화를 도청할 수 있다는 걸 실험을 통해 보여줬다. 안전상의 취약점이 노출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원유재 IT기반보호단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인터넷전화는 기존 IP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PC에서 나타난 보안상의 문제가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며 사업자와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울러 그는 “매체간 융합 등으로 인해 사실상 어떤 보안상의 취약점이 더 나타날 지 미리 알 수가 없다”면서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는 길”이라는 의견을 함께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정기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업체의 관계자들은 “보안프로그램이 이미 개발돼있어 문제없다”(LG데이콤 관계자)거나 “개인사용자의 통화는 물론, 기업 내 도감청 역시 데이터를 음성과 섞여있기에 일일이 구분하기 힘들다. 그래서 실제 도감청 등 문제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삼성네트웍스 관계자)이라며 이용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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