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킬위드미’를 통해 본 한국의 사이버윤리 | 2008.11.05 | |||
영화 속 추적 불가능한 웹사이트, 있을 수 있는 일 아닌 현실
지난 4월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의 ‘언트레이서블(Untraceable)’이란 영화는 국내에서 ‘킬 위드 미’란 제목으로 변경돼 개봉됐다. FBI 사이버수사대 특수요원 제피너 마쉬(다이안 레인 분)에게 어느 날, 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수사지시가 떨어진다. www.killwithme.com이란 사이트로, 이곳에서는 잔인한 살인 장면이 UCC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리고 살인 장면이 UCC로 생중계 되는 동안 본 사이트에 접속자가 늘어날수록 죽음은 더 빨리 다가온다. 물론 이를 진행하는 연쇄살인마는 그와 같은 살인게임을 네티즌들에게 알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접속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간다. 웹사이트 속 희생자의 운명은 대중, 즉 네티즌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살인행위가 자행됨에도 불구하고 FBI 사이버수사대는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다. 본 웹사이트는 누구에 의해서, 또 어디에서 운영되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느 영화와 같이 이번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무리 없이 악당을 소탕하는 결말을 맺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추적 불가능한’ 웹사이트를 FBI 사이버수사팀이 역시나 추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뇌와 두뇌의 싸움에서는 결국 악당을 이기지 못하고, 연쇄살인범이 제니퍼 마쉬에게 오프라인으로 접근함으로써 연쇄살인범이 잡힌다는 내용은 진부하게만 느껴진다. 있을 법한, 혹은 있을만한 가상을 현실인 것처럼 꾸며 쓴 것이 소설이라면 이 영화 ‘킬 위드 미’가 전개하고 있는 환경과 배경은 진짜로 현실처럼 당장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섬뜩함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진 것 또한 사실이다. ■ 인터넷 가상공간, 점점 무감각해지는 네티즌 ‘접속자들이 많을수록 피해자들은 빨리 죽는다’는 위험한 게임을 제안한 연쇄살인마와 그를 쫓는 FBI 사이버 수사대의 치밀한 두뇌게임을 다룬 본 영화의 연출을 맡은 호블릿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엽기적인 살인을 목격하지만 모두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며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상황의 위험성과 공포에 대해 언급한다 있다.
영화 속에서는 이러한 인터넷 살인으로 미 전역이 점점 충격과 공포로 휩싸여 가는 가운데 FBI의 호소와 “절대 접속하지 마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불건전한 호기심에 의해 사이트 접속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점점 더 참혹하게 피해자들이 죽어나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네티즌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살인의 도구로 변화수도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일깨워준다. ■ 국내 사이버범죄 전문가들이 본 ‘킬 위드 미’
표창원 경찰대학교 행정학과 범죄심리학 교수는 “최근에는 UCC를 통해 제안 없이 공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화 속의 끔찍한 범죄들이 실제로도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인터넷 범죄들은 “최근 익명을 전제로 한 특정인에 대한 악플이나 연예인의 과거와 성형논란 등의 무분별한 비방성 글로 자살을 하는 일들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현실에서도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범죄에 대한 심각성과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영화를 본 표창원 교수는 “인터넷 세상은 네티즌들이 주인이자 경찰이며 윤리관의 수호자로서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네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인터넷 댓글을 올릴 때에는 한 번 더 생각하고 글을 썼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밝혔다. 그리고 김용호 사이버범죄 수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영화에서처럼 복제된 IP 주소를 계속 만들어가며 자신의 위치를 감춘 채 범죄 행위를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지금의 개발된 프로그램의 형태 등을 보았을 때 IP 복사는 거의 10초마다 가능하다”며 국내 인터넷 범죄도 점점 더 지능화되어 가고 있음을 시사해 주었다. 이동휘 한국사이버테러정보전학회 사무국장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네티즌들의 경우,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계를 전혀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행위들에 대해 그 위험성과 심각성을 현실의 강도만큼 느끼지 못한다. 과거 김선일 씨 피살사건 동영상의 예에서만 보아도 많은 사람들이 그 영상을 보았는데, 순식간에 5만, 10만 다운로드 되는 경우를 우린 이미 확인했다”며 도덕 불감증에 빠진 네티즌들의 모습을 꼬집으며, 영화 ‘킬 위드 미’가 그리고 있는 잔인한 범죄와 거기에 아무런 의식도 하지 못한 채 호기심에 찬 접속을 통해 살인에 동참하게 되는 충격적인 상황에 대해 너무나도 생생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또한 이동휘 사무국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똑같은 사회다. 악성 댓글로 쾌감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내 앞에 바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임종인 고려대 정보경영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화 속의 네티즌들이 ‘장난인지 알았다’, ‘게임인지 알았다’고 한다면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다만 도덕적 책임만 있을 뿐이다”며, “하지만 최근 최진실 사건과 같이 인터넷은 사소한 행동 하나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네티즌 스스로가 윤리의식을 갖고 각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그렇듯 사이버윤리가 중요해진 만큼 초등교육부터 ‘정보윤리교육’이나 ‘사이버윤리’ 등의 교과목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정완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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