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화되는 ‘인터넷 여론통제’ | 2008.11.06 | |
방통위, ‘임시조치 의무화’ 정보통신망법 의결
한나라당은 사이버모욕죄 등 밀어붙이기
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제36차 위원회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전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런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법안의 내용들이 인터넷상의 여론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을 통해 방통위는 본인확인제를 강화했다. 현재 일평균 방문자수 30만명이 넘는 인터넷 사이트에만 적용하고 있는 이 제도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또한 그 구체적인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법안 제120조) 논란이 되어 온 임시조치에 대한 부분도 정리했다. 방통위는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 정보에 대해 사업자가 삭제나 임시조치 등 현행법상 의무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실효성 확보를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뜻을 모았다.(법안 제143조) 이밖에 방통위는 음란물이나 명예훼손정보 등 불법정보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법안 제122조)하도록 하는 동시에, 침해사고 발생시 정보통신망에 대한 접속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기도 했다. 방통위가 마련한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응은 매우 차갑다. 이 법안이 정권에 대한 비판여론을 차단하는 등 역기능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2% 정도의 악성댓글 감소 효과만 가지고 온 본인확인제를 강화할 경우 자유로운 의사소통만 어려워질 거라며 우려하고 있다. 임시조치 의무화 규정에 대해서는 “자칫 터무니없는 요청에 응할 수 있다”거나 “웹 사이트 등에 올라온 정보의 불법성 여부를 어떻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판단할 수 있느냐”는 등의 이유를 들며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중이다. 불법정보 모니터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결국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유통되는 모든 컨텐츠에 대해 책임지라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웹 서비스를 제한하는 규정은 전 세계적으로 없다”고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마디로 개인정보보호 강화 부분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뿐이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정부가 직접 삭제명령을 내리고 수사기관을 동원해 여론통제를 하는 방법이 있고, 사업자들을 압박해 여론통제에 나서는 방법이 있는데 이중 후자를 택한 것 같다”며 법 개정 의도의 불순함을 꼬집었다. 그리고 나서 “정부의 생각은 인터넷을 통한 비판여론을 어떻게 하면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맞춰져 있는 듯 보인다”고 언급한 뒤 “이에 맞서서 대체입법을 준비하는 등 정부 법안에 대한 반대활동을 벌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석현 서울YMCA 간사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은 시간을 다투는데 자칫 실시간소통에 제약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일반국민들 거의 모두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전반에 상당한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나 방통위측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사고와 유해정보의 범람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고 법령을 정비한 데 불과하다며 관련한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정종기 네트워크기획과장은 “인터넷 역기능에 대응하려 법령을 정비했던 것”이라며 “따라서 시민단체의 비판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나현준 네트워크윤리팀장도 “우리는 인터넷의 역기능에 대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선의의 피해자도 보호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시민단체나 야당이 주장하는 통제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정치권력에 비판적인 인터넷여론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구심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최근 나경원 의원 등 여당 인사들이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나서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더더욱 그러하다. 한편, 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의결한 정보통신망법은 이달 중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뒤 법제처와 차관회의 그리고 국무회의를 차례로 거쳐 올 정기국회 회기 중 의회에 제출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