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적인 스페인, 첨단기술이 보안산업 트렌드를 바꿨다 | 2023.12.12 |
유인방범 서비스에서 무인방범 서비스로의 전환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남유럽 최서단 국가인 ‘스페인’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관광 대국 중 하나다. 지중해를 낀 해변과 카톨릭, 이슬람, 유대교 문화가 섞인 독특한 문화유산, 따뜻한 기후와 다양한 음식으로 많은 이의 발걸음을 이끈다. ![]() [이미지 = gettyimagesbank] 스페인은 치안이 우수한 편에 속하는 나라로 소매치기를 비롯한 절도·강도 피해가 타 서유럽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절도범이 훔친 액수가 400유로 이하이면 징역형을 받지는 않아 소매치기 후 400유로 이하만 챙기고 흘린 지갑을 찾아주는 것처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안이 우수하다고 해서 경비 시스템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스페인 역시 사설 방범 산업의 규모는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방범 카메라 등 최첨단 방범 솔루션의 등장으로 무인 방식의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 ▲2021년 스페인 사설 방범 산업 현황(단위 백만유로)[자료=스페인 사설방범서비스협회(APRSER)] 스페인 사설방범서비스협회(APRSER)에 따르면, 스페인 사설 방범 산업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44억 3,000만유로로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이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59.8%의 경비 서비스이며, 보안 시스템 및 알람(34.0%)과 현금 수송(6.2%)이 뒤를 잇는다. 사설 방범 산업은 스페인의 경제 위기 구간이었던 2014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플러스로 전환돼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꾸준하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 ▲스페인 사설방범산업 성장률 추이(단위 %)[자료=스페인 사설방범서비스협회(APRSER)] 2021년 기준, 스페인에서 사설방범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제조 및 에너지로 전체 중 17.0%를 차지한다. 그밖에 유통(16.5%), 서비스(16.5%), 교통인프라(15.6%), 공공건물/시설(11.8%),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편, 거주용(가정용) 사설방범서비스 비중은 6.2%에 달한다. ![]() ▲2021년 스페인 분야별 사설방범서비스 시장 비중[자료=스페인 사설방범서비스협회(APRSER)] 주택 범죄 예방 목적의 무인방범 서비스 증가 DBK 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스페인 방범 시스템 시장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6.1%와 4.2% 증가해 27억 1,000만유로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무인방범 시스템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 먼저, 기술 발전과 함께 기존 유인경비를 대체할 수 있는 무인경비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KOTRA 마드리드무역관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스페인 소비자들은 인간이 주도하는 유인경비 방식에 조금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보안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무인경비 시스템이 높은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전반적인 경비 시스템이 무인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산업 현장은 물론 신규로 완공된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디지털 방범 시스템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또, 현지 시장 전문가들 역시 인공지능 등을 바탕으로 한 보안 솔루션의 기술 개발이 이어지며 무인경비 시스템에 대한 인기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주택을 중심으로 한 범죄 예방의 목적으로 모인 방범 서비스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스페인 사설 경비 업체 S사는 KOTRA 마드리드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타 국가에 비해 가정이나 회사에 침입해 절도를 벌이는 경우는 적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무인경비 서비스 비용이 적어지며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또한 스페인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는 주택 불법 점유자의 침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무인방범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법적 환경상 빈집이나 별장 등에 침입한 불법 점유자가 48시간 이상 거주 시 이들을 강제로 퇴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겪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주택 불법 점유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건에서 2022년 1만 7,000여건으로 증가했다. ![]() ▲스페인 내 주택 불법 점유자 신고 수 추이(단위 건)[자료=스페인 내무부] 스페인 CCTV, 인구 52명당 1대 설치 스페인 방범 솔루션 기업 Continox에 따르면, 스페인은 인구 52명당 1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는 인구 14명당 1대가 설치된 영국 등 인근 유럽 국가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편이다. 향후 무인 방범 서비스가 대중화될 경우, 방범 카메라는 물론 각종 디지털 보안 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스페인에서 무인방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보안 카메라와 움직임 감지 센서, 출입구 열림 센서, 불법 침입 시 유인 경비 또는 경찰 알림 등을 합친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ontinox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에 보안 시스템과 스마트폰과의 연동, 방범 카메라 녹화 영상 클라우드 저장 등의 신규 기능이 추가·확대되고 있으며, 스페인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응답했다. 스페인 사회연구소(CI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동안 스페인 국민들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방범 카메라 설치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인 국민의 68.7%가 방범 카메라 설치에 찬성하는 등 늘어나는 범죄로부터 자신들의 가정과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방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KOTRA 마드리드무역관은 “우리 기업들도 디지털 방법과 관련된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을 스페인의 방범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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