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사회와 구성원의 역할 | 2008.11.14 |
정보생산자로서의 역할과 책임 자각해야
인터넷을 비롯한 IT기술이 가져다 준 다양한 차원에서 의 변화는 개인들의 일상적 삶과 가치관을 전면적으로 달라지게 했다. 도구적인 목적 속에서 인터넷의 이용이 이루어지던 도입 초기의 양상이 이제는 인터넷 이용 그 자체가 일상이라고 할 정도로 보편화된 것이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개인이 가진 의미나 역할 또한 달라지고 있다. 개인들은 인터넷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를 갖추게 되었고 아 울러 같은 필요에 의해 연결된 개인들은 조직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상당부문 해소할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기반으로 사회참여도 다 각화하게 되었고 시장에서의 거래를 관장하는 능동적 인 구매자로서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사회와 개인의 변화 전반적인 사회의 시스템도 합리적 효율을 중시하는 위계적 패러다임에서 사회 구성원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 을 존중하고 삶에 질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평적이고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되어있는, 네트워크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되었다. 이렇듯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된지 10여년에 불과하지만 인터넷으로 인한 개인 과 사회의 변화는 전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터넷의 고유한 속성이라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적인 속성에 기인한 바 크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의 전파와 확산이 매우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루 어지며 또한 정보재가 지닌 외부효과로 인해 변화의 예 측은 사전적(事前的)으로 어려워진다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원래 외부효과는 경제학적인 개념으로 어떤 사람의 의 사결정이 그 의사결정과정에 속하지 않은 사람에게 영 향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정보재의 외부 효과는 경제학적인 의미와 함께 다른 사람들의 소비나 행위가 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살고 있는 나의 행위 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휴대폰이나 이메일이 급속하게 퍼지게 된 것도 정보재의 외부효과에 영향 받은 측면이 크다. 편의성과 속도성과 같은 휴대폰이나 이메일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내재적 사용가치가 있지만 자신과 관계 속에 있는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나에게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될 것이다. 반대 로 개인적으로는 휴대폰이나 이메일을 사용할 이유가 없는 사람도 자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나 사업 상 대자가 그것을 사용하고 있다면 자신도 사용할 수 밖 에 없는 외재적 강압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처럼 특정한 상품의 경우 속성적 측면 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떤 네트워크 속에 포함되어 있는 누가 쓰고 있는지에 대한 사항도 아울러 고려되어야 한다는 측면 에서 향후 이루어지게 되는 변화의 양상이 보다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음을 짐작케 한다. 더 나아가 그러한 상황에 기반한 또는 상황을 구성하는 제도의 수립과 변화도 예기치 못한 요소나 사건의 영향을 받게 되고 안정적인 시스템의 운영보다는 유동 적이고 불확실성이 배태되어 있는 제도화가 지배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네트워크화된 행위자의 힘 이러한 유동적 제도화 혹은 제도의 유연화와 함께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이 전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그리고 네트워크화된 행위자의 출현 때문이다. 전통적인 사회의 개인들이 변화 하는 제도나 환경에 대해 어떻게 적응하고 수용할 것인가에 행위의 주안점이 놓여져 있었다면 정보사회의 개인들은 향상된 정보 수집능력을 갖추고 주요한 제도적·사회적 이슈에 대해 참여와 연대를 통해 변화를 이끌 어가는 행위자로서의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위력이 나날이 커져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개인들의 행위는 전통적 가치에 지배되는 일사불란함 이 아니라 웰만(B. Wellman)이 말 하는‘개인화된 공동체’를 바탕으로 자기 중심적 네트워크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는 이러한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발현적 결과로 볼 수 있고 때문에 이에 대한 전망과 예측은 매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제도적 환경은 개인들의 행위 양식을 인도하는 역할도 하지만 개인들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속에 변화하게 된다. 정보사회에서도 기존의 제도적 관행에 기반한 경로의존(path dependency)이 존재하지만 정보기술의 뒷받침 속에 네트워크화된 미시적인 개인의 행동들이 거시적 사회 변화를 촉진시키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 들어가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치적 공론의 영역에 참여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정보의 부재를 극복하여 원하는 물품을 가장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언제든 취할 수 있는 상황 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하워드 라인골드의‘영리한 군중(Smart mobs)’에서 도 나타나듯이 정보사회의 개인은 인터넷과 휴대폰으로 무장하고 있다. 생활의 편리라는 효용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엄청난 규모의 자유로운 사람과 정보를 네트워킹 할 수 있는 도구의 등장이라는 의미가 보다 크게 다가온다. 최근에 발간된 클레이 서키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원제‘Here Comes Everybody’)’에서 네트워크화된 개인의 힘을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사례는 정보사회에 서 달라진 개인과 조직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2006년 5월 뉴욕의 이바나라는 여성이 택시에 휴대전화를 놓고 내렸다. 그녀는 잃어버린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새 휴대전화를 장만하게 된 다. 하지만 우연히 자신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누가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고 돌려받기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 은 온갖 욕설과 함께 협박뿐이었다. 이런 사정을 친구에게 얘기하게 되고 친구는 인터넷에 사이트를 만들어 그 때까지 벌어진 일들을 상세하게 올리기 시작했다. 공분을 느낀 네티즌들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마이스페이스(우리의 싸이월드‘미니홈피’와 유사한 미국의 서비스)를 찾았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격려를 보 내주면서 신문에도 보도되기 시작했다. 경찰 또한 처음에 이 일을 단순한 분실사건으로 처리했다가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하자 도난사건으로 바꿔 수사에 나선다. 결 국 열흘 만에 휴대전화는 이바나에게 돌아오게 되었고 이바나의 친구는 군중을 모으는 능력이 인정받아 프리랜서 홍보업무 에 대한 의뢰가 밀려오게 되었다. 이렇듯 네트워크화된 개인의 등장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비롯해서 메신저와 블로그, 이메일 등의 사회적 도구가 등장하면서 조직을 결성하고 관리하는데 소요 되는 비용이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조직화가 가능하게 되었고 고정화된 틀속에서의 조직이 아닌 사안에 따라 응집과 해체가 자유로운 조직의 출현도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의 예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들 의 역량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1인미디어라고 불리우는 블로그와 UCC의 활용이다. 웹1.0이 정적 인 HTML을 바탕으로 한‘읽기 지배적 환경’이었다면 웹2.0에 기반한 환경은 컨텐츠의 제작과 수정, 그리고 유통을 용이하게 하여 정보간의 네트워킹을 기본적인 플랫폼에 포함시켜 UCC의 확산과 공유를 촉진시키고 있다. 그 결과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나타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05년 1월‘서 귀포 도시락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이 찍어 올린 한 장의 사진이 이용자들의 제보와 여론 형성을 통해 전반적인 제도적 개선으로까지 연결되었다. 게시판의 댓글을 통해서도 이와 비슷한 차원에서 논의 해 볼 수 있는 사례가 발생한 일이 있다. 올해 4월 금융노조에 의해 1시간 단축 근무안이 제시되자 이에 대 한 찬반 토론이 이루어졌고‘댓글취재’를 통해 한 네티즌이‘다른 나라 은행, 언제 끝나나요?’라는 글을 게시하자 전 세계에 퍼져있는 토론 참여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은행의 근무현황에 대해 내용을 올리게 되었다. 한 네티즌에 의해 이러한 내용들이 종합 적으로 정리되어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일종의 실질적인‘검증’이 이루어진 바가 있다.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나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낸 사건은 물론 이보다 더 많이 존재한다. 이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같은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개인에서 자 신의 관심에 따라 정보와 사람을 네트워킹할 수 있는 개인으로 변화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고, 최근의 주요 한 사회이슈가 한 사람에 의해 촉발되고 인터넷을 통해 전파된 경우가 많다는 것은 새로운 사회변화 혹은 제 도 변화의 시발점으로서의 새로운 의미도 부여되는 것 이다. 향후 모바일기기의 이용확대와 시민저널리즘의 활성화가 이루어진다면 그 영향은 더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함의와 전망 : 네트워크화된 개인의 역할 정보사회의 도래와 함께 여러 학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초기의 우려는 국가나 거대 조직에 의한 정보감시와 통 제의 문제였다. 물론 이러한 부분이 현재 해결되어 개 인들의 인터넷 이용이 완전한 자유로움 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보다 훨씬 직접적인 피해 로 나타나는 것이 제작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는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대 한 무분별한 침해 사례이다. 휴대폰에도 동영상 촬영기능이 부가되어 이제는 누구나, 그리고 언제든 동영상 제작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UCC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사례에 대해 모니터링을 통해 사태의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모든 컨텐츠에 대해 적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측면과 인터넷의 특성상 확 산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측면 때문에 기술적 대책의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5년 6월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만들었던 ‘개똥녀 사건’이나 현재에도 빈번 하게 나타나고 있는‘집단 이지매 폭력 동영상’과 같은 형태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속에서 ‘빅브라더(Big Brother)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이웃을 조심하라!’는 얘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앞으로의 인터넷 이용에 있어 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인터넷과 휴대폰, 이메일, 블로그는 사회적 도구로서 모두 가치중립적인 도구이자 수단이다. 가치중립적이라는 의미는 다시 말해 어떤 이 용이 이루어지고 그러한 이용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에 따라 개인들의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 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긍정적 차원과 함께 익명적인 상황에서의 기만과 불신을 생산할 수 있는 부정적 기제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키피디어(wikipedia)’처럼 정보사회에서 개인들의 지혜가 모여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집단지성적인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예와 함께 악성댓글을 통해 타인에게 끊임없이 피해를 생산하는 폐해도 모두 정보사회 속의 개인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또한 살아가야 할 사이버 공간을 성과적 효율과 함께 공동체적 가치를 온전히 구현 할 수 있다는 풍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 할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산하거나 매개하는 정보에 대한 책임의식이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은 개인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지극히 사적 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아울러 사이버 공간에 게시되는 순간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하는 공적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인지하는 것이 필요 하다. 앞에서의 여러 가지 예에서도 나타나듯이 개인의 행위 가 사회 전반에 의도하지 않게 미칠 수 있는 영향 자체 가 크다는 점은 새로운 책임성의 확립을 필요로 한다. 이런 맥락에서 미디어로서의 성격을 갖는 정보의 생산 은 도덕적 책임을 넘어 책무성(Accountability)에 대 한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책임(responsibility)은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의무, 즉 도덕적 의무로서 여기 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 입게 되는 제제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책무성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장치로서 책임에서 더 나아가 의무를 이행토록 하기 위한 외부의 요구도 중요하게 다루 게 된다. 이러한 책무성은 귀책성과 답책성으로 구성되는데, 귀 책성(Liability) 같은 경우에는 미디어 생산물로 인해 개인적·사회적 손실과 위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 하여 사법 혹은 공법을 통해 부과되는 물질적 불이익 을 포함하는 것이고 답책성(Answerability)은 외부 집단으로부터의 비판과 감시에 대해 논쟁, 협상, 자발적 조치와 대화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의무와 함께 자발적 수정조치나 내용에 대한 책임을 명시해야 하는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인터넷과 관련하여 연일 다양한 논란이 생산되고 있다. 사이버모욕죄의 도입에서부터 인터넷 실명제의 전면적 실시까지 이용자와 사업자에 대한 다양한 규제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가 명심해 야 할 것은 클레이 서키의 얘기처럼 이제 더 이상 정보 사회의 개인은 이전의 개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개인의 의미와 조직의 담지자로서 네트워크화된 개인의 의미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파편화된 개인의 힘의 합보다 훨씬 더 큰 시너지를 유동적인 네트워크는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 는 이 사회 속에서의 정보생산자로서 가져야 하는 역할 과 책임을 자각하고 자신이 생산한 정보가 사회 구성원 들의 삶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생산된 정보의 공유를 통해 보다 풍요로운 삶이 가능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그리고 여기에 서 말이다. <글 : 배 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ybae@ssu.ac.kr)> [정보보호21c (inf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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