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해 외화벌이... 국내 범죄조직도 개입 | 2024.02.14 |
북한 IT 범죄조직 ‘경흥정보기술교류사’, 수천개 도박사이트 제작
국내 범죄조직 北 제작 알면서도 불법도박 사이트 구매해 운영 국정원-경찰, 사이버 도박 범죄로 수조원대 수익 올린 한국인 범죄조직 실체 규명 중 [보안뉴스 이소미 기자] 최근 국내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도박 범죄 배후에 북한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구체적인 정황 및 증거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가정보원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해 한국인 사이버범죄 조직에게 판매한 북한 IT 조직원들의 신원과 사이트 개발·판매·운영 실태 전반을 파악하고 관련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입수했다고 14일 밝혔다. 또한, 北 IT 조직에게 수천 개의 도박사이트 제작을 의뢰하고 이를 판매해 수조원대 수익을 올린 한국인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경찰과 실체를 규명중이라고 덧붙였다. ![]() ▲실제 운영된 불법 도박사이트 화면[이미지=국가정보원] 북한 IT 조직의 실체는 중국 단둥에서 활동중인 ‘경흥정보기술교류사(이하 경흥)’로, 이들은 김정은 개인 비자금을 조달·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이다. 이들은 대남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소속으로 39호실에 파견돼 ‘경흥’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광명 단장 아래 정류성·전권욱 등 15명의 조직원으로 구성됐으며,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을 갖춰 성인·청소년 대상 도박사이트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작 및 판매해 매달 1인당 통상 500달러씩 평양에 상납하고 있었다. ▲北 IT 범죄조직 ‘경흥’ 주요 인물 김광명·정류성·전권욱[사진=국가정보원] 현재 ‘경흥’ IT 조직처럼 해외에서 사이버 도박 프로그램 등을 개발·판매하는 외화벌이 조직원은 수천 명에 달하며, 대부분 중국에서 불법적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북한 IT 조직에게 수천 개의 도박사이트 제작을 의뢰하고 이를 판매해 수조원대 수익을 올린 한국인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경찰과 실체를 규명 중이다. 이들은 조선족 대북 사업가가 소유·운영하는 단둥시 펑청 소재 ‘금봉황 복식유한공사’라는 의류공장의 기숙사를 체류지로 삼고 이같은 범죄 행각들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단둥은 북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 의류 생산기지로 부상한 곳이다. 국정원은 이들의 실물 사진·영상 등을 입수했는데 해당 자료에는 조직원들의 이름·소속 등 신분을 밝힌 SNS 대화는 물론 일감 수주에 활용한 중국인 가장용 위조신분증까지 포함돼 있다. 북한이 이처럼 적극적인 외화벌이에 목을 매는 이유는 핵·미사일 개발용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UN 안보리가 북한의 외화벌이 차단을 위해 지난 2017년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했고 북한인 신분으로는 중국에서 일감을 수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이들은 중국인 브로커를 통하거나, 구글·링크드인 등 포털사이트에 노출돼있는 중국인 신분증에 본인 사진을 합성해 중국인 개발자로 위장한 뒤, 텔레그램·위챗·QQ 등 SNS나 ‘프리랜서’·‘업워크’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일감을 물색했다. 특히, IT 업계 종사자의 경력증명서를 도용, 박사학위 등 최고의 IT 역량을 보유한 외국인 행세를 하면서, 고수익을 보장하며 불법 도박사이트 제작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 ▲‘경흥’ 조직원 전권욱이 도용·위조한 중국인 공민증[사진=국가정보원] 문제는 이렇게 제작된 불법 도박사이트를 한국인 범죄조직이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 범죄조직들은 북한이 요구하는 불법 도박사이트 제작 비용이 국내 또는 중국 개발자들에 비해 30~50% 가량 저렴하고 한국어 소통도 가능해, 이들이 북한인임을 알면서도 거래를 계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경흥’ IT 조직원들은 불법 도박사이트 제작에 건당 5,000달러, 유지·보수 명목으로 월 3,000달러를 받고 있었으며, 이용자 증가 시에는 추가로 월 2,000달러부터 5,000달러까지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IT 조직원들은 사이버 범죄조직들에게 △도박사이트 관리자 권한인 ID·비밀번호 판매 △사이트 성능 개선 및 서버 오류 수정 등의 A/S 서비스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접속해 지원 및 운영하면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전문 디자이너를 두고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구매를 유도했다. 이들은 대북 경제 제재망을 피해 불법 도박사이트 등의 판매 대금을 무사히 전달받기 위해 △중국인 명의 은행 계좌 △한국인 사이버 도박조직의 차명 계좌 △해외송금이 용이한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 등을 활용해 개발대금을 수수하고, 중국 내 은행에서 현금화한 후 북한으로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북한인 활용 전자상거래 계정까지 제재 대상이 되자, 브로커에게 월 20달러를 주겠다며 페이팔·페이오니아 등 통합결제 서비스의 타인 계정 대여를 문의한 사실도 포착됐다. ![]() ▲‘경흥’ 조직원에게 유출된 도박사이트 이용자 개인정보[이미지=국가정보원] 심지어 북한 IT 조직은 도박사이트 제작과 유지·보수를 하면서 국내 회원들의 개인정보 탈취는 물론 국내 기업들의 기밀 해킹에도 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관리자 권한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배팅을 자동으로 해주는 ‘오토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심어 회원정보도 탈취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얻은 성명·연락처·계좌번호 등 한국인 개인정보 1,100여 건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판매했다. 또한 국내 범죄조직이 도박 사이트용 서버를 구매해 북한 IT 조직에 제공했고, 해당 서버를 우리 기업의 기밀을 해킹하는 데 이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UN 안보리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IT 인력이 다수의 해외 서버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해킹앱을 판매해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소미 기자(boan4@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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