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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복 요구되는 사이버윤리 2008.11.21

악플은 개인정보 등 사이버세상을 위협한다


이틀 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주최한 심포지움에 왕상한 서강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왔다. 그가 다뤘던 발표 주제는 정보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왕 교수는 강연을 통해 인터넷 활성화에 따른 역기능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사이버 공간을 제공·운영하는 당사자인 인터넷기업은 영리추구뿐 아니라 웹상에서 발생하는 제반 불법행위 방지와 피해구제책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으려 각종 사례를 제시했다.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한 사이버 언어폭력과 명예훼손을 언급한 것이다. 뒤이어 왕 교수는 한 공영방송사에서 시사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겪었던 본인의 피해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설명에 따르면 왕 교수는 방송 중 논의 주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헌데 방송이 끝난 뒤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왕 교수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그가 유학생활 중 흑인아이를 낳았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


자신의 경험담을 그냥 전달하는 듯 보였지만 왕 교수의 목소리엔 ‘난 정말 억울하다’는 감정이 베어있었다. 왜 그렇지 않겠나. 그를 겨냥한 악플이 현재 재직 중인 서강대에 전해져서 가톨릭 신부인 총장의 사실확인 질문까지 받았다는데….


왕 교수는 이 문제의 악플을 올린 사람이 누군지를 꼭 알고 싶다고 했다. 이 얘기를 듣고 있는데 피식 웃음이 났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외쳤던 “미치도록 잡고싶다”는 대사가 떠올랐던 탓이다. 다른 이들도 동시에 웃음을 보였다.


“웃기시죠?” 왕 교수는 다소 길어보이는 인중을 실룩거리며 청중들을 향해 물었다. 그리고 나서 사이버 역기능에 따른 피해를 막는 방안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입에 올렸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사업자를 통한 ‘임시조치’ 등 역시도 언급했다.


사실상 현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규제강화’ 조치에 힘을 실은 셈이다.


그의 말대로 사이버윤리를 훼손하며 타인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는 이들에게 일정한 제재를 가할 필요는 있다. 허나 그것이 생각처럼 간단치는 않다. 규제의 수위를 잘못 정하면 인터넷문화의 위축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권력에 의해 사이버 세상이 통제되는 상황을 목도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것을 위한 움직임이 정부와 여당 일각서 목격되는 상황이다. 물론 규제에 반대하는 이들이 제동을 걸고 있지만 언제까지 규제흐름을 막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인터넷 세상을 향한 과도한 통제, 이에 따른 개인정보에 대한 위협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선 네티즌 각자가 자성하고 사이버윤리 회복에 진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악플 등 역기능이 인터넷의 판도를 바꾸는 걸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배우 문근영에 대한 비난공격이나 앞서 국민적 사랑을 받던 최진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악플 등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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