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쩔 수 없는 해고,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 2024.04.04 |
해고에 대한 소문이 금방 퍼져나간다. 그러면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한다. 해고를 피할 수 없다면 잘 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직원이 아니라 회사가.
[보안뉴스= 뎁 뮐러 CEO, HR Acuity] 오늘 날의 기업 환경에서 살아남기란 점점 힘든 미션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대량 해고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회사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서, 혹은 구조 조정을 해야 할 때가 되어서, 그 외 여러 가지 변수들과 맞닥뜨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많은 선택 중 하나가 바로 대량 해고다. ![]() [이미지 = gettyimagesbank] 과거에는 기업들이나 당사자나 ‘해고’라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방 팔방 떠들어대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원하든 원치않든 누군가의 ‘해고’는 꽤나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심지어 각종 소셜미디어에 해고되는 장면을 라이브로 녹화해 송출하는 일도 있으니, ‘해고’의 개념이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최근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해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이미 유명한 사건이지만, 한 클라우드플레어 직원이 갑작스럽게 해고가 됐는데, 이 장면이 틱톡 영상으로 송출된 것이었다. 이 영상은 화제가 됐고, 클라우드플레어의 경영진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기업 이미지가 크게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해고가 가지는 리스크를 기업도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대량 해고가 무조건 나쁜 것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대량 해고 후 위기를 극복하고 있기도 하다. 비록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었지만, 더 많은 이들이 회사를 보다 안정적으로 다니고 있기도 하다. 잔인한 현실이긴 하지만 대량 해고가 가진 양가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기업의 대량 해고 소식을 반긴다는 걸 생각해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량 해고를 마냥 악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다만 해고에도 예의가 있고 지켜야 할 절차가 있다는 걸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 세 가지를 권장한다. 1. 투명하게, 무조건 투명하게 대량 해고의 시대에 누군가의 해고를 눈치채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특정 팀이나 프로젝트의 단톡방이나 슬랙 채널이 사라질 경우, 혹은 그 방의 누군가가 탈퇴할 경우, 우리는 제일 먼저 ‘혹시 해고됐나?’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회사 계정에 로그인이 되지 않을 때, 어제까지 잘 있던 회사 채팅 채널에서 자신이 쫓겨났다는 걸 알 때 역시 ‘혹시 해고됐나?’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든다. 사실, 이 나쁜 예감은 대부분 현실이 된다. 여기서 기업이 실수하는 건, 이런 식으로 해고 절차를 진행할 경우 ‘A씨가 오늘부로 회사를 나갑니다!’라고 확성기로 소리지르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걸 모른다는 것이다. 반대로 철저히 당사자하고만 해고 절차를 논해서 주변 팀원들이나 동료들이 빈 책상을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하게 하는 것도 문제다. 양쪽 모두 불필요한 소문을 양산하고, 그 소문은 회사 내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해고(그리고 대량 해고)가 진행될 경우 리더십은 그 이유를 남은 인원들에게 투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자진 퇴사의 경우라면 그럴 필요가 없지만, 회사가 해고를 한 것이라면 이제 설명을 해야만 하는 시대다. 애초에 너무 많은 사람을 고용한 실수를 저질렀다면,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회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내리는 결정이었다고 하면, 그것 역시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남은 직원들이 불필요한 불안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2. 그 무엇보다 사람을 아끼라 임원진들은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회사가 직장 동료를 해고했다’는 사실은 이유를 막론하고 직원들을 크게 동요케 한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마음 속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자신이 다음 해고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이고, 정말로 해고가 된다면 각종 생활비를 어디서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걱정이 한참 미리부터 시작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공포라는 걸 기업은 이해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투명하게 이유를 설명하라’는 건 남은 직원들을 아끼는 방법이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다. 해고된 직원에 대한 회사의 넉넉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퇴직금 외에도 해고된 직원이 지나치게 궁핍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적어도 다음 직장을 잡을 때까지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준다면, 직원들은 한결 진한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법적인 강제력이 있는 건 아니고, 온전히 기업의 선택 사항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해고가 잦고, 해고 절차 한 번 삐긋하면 기업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없는 시대에 좀 더 넉넉한 지원을 해주는 것은 오히려 지혜로운 대처법일 수 있다. 스트라이프(Stripe)의 CEO인 패트릭 콜리션(Patrick Collision)은 2022년 전 사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해고라는 것이 얼마나 뼈아픈 것인지 이해하고 있으며, 해고된 직원들에 대해서 회사로서도 책임을 느껴 금전적 보상을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금액이 중요하다기보다, 회사가 해고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에서 많은 직원들이 위로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남은 사람들이 제일 중요하다 기업은 남은 사람들의 입장 역시 이해해야 한다. 남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곤란함은 ‘업무량’과 관련이 있다. 나간 동료들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 있고, 그러므로 누군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사람들의 업무량은 눈에 띄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루아침에 동료를 잃고 싱숭생숭한 가운데 산더미 같은 일도 정신없이 처리해야 한다. 이 점을 관리자들과 임원들은 인정해주고 공감해야 한다. 적절한 소통을 통해 이런 마음을 어루만져주어야 할 책임을 회사는 가지고 있다. 그저 ‘어떻게든 일부터 처리하라’고 내모는 건 어리석은 결정이다. 기업 문화라는 것은 결국 회사가 직원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잡힌다. 인공지능이 각광 받는 시대라는 건, 오히려 사람에게 더 집중하고, 사람이 가진 가치를 더 확실히 이해해야만 하는 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시대의 행간이다. 심지어 수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때문에 인간이 실직한다는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때다. 민감한 사람들이 도처에 존재한다. 사람을 보듬는다는 이미지를 가져가는 게 회사로서 나쁠 게 전혀 없는 상황인 것이다. 두고보라. 아직은 사람의 시대다. 글 : 뎁 뮐러(Deb Muller), CEO, HR Acuity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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