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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닥터바이러스 사건이 남긴 의미 2009.01.14

방통위·KISA 등 부처·기관, 관계없다 뒷짐 지고 관망만...


지난 1월 7일 ‘닥터바이러스’ 사건에 대한 1심 무죄판결이 났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진행 중인 검찰이 1월 14일까지, 이에 대한 항소를 하지 않는다면 본 사건은 그대로 종결 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 네티즌들의 의견은 뜨겁다. “이런 업체 하나 처벌할 법이 없다는 게 우습다”는 반응을 비롯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정당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손해보고 이렇게 잔머리나 굴려 사기 치는 사람들은 큰 돈을 벌고 성공하는 세상이다.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바보취급당하는 사회로 만드는 훌륭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하는 네티즌들이 있었다. 또한 “미디어포트 측에 손들어 줄줄 예상은 했지만 이상한거 만들어서 쉽게 몇 십억 번거에 대한 후폭풍은 감수해야 할 듯”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이 사건과 관련한 정부부처·기관들의 반응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이번 사건은 ‘닥터바이러스’에 대한 사기죄 명목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그리고 사법기관의 사건이다 보니 행정기관들의 의견이 문제의 소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초 본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측은 우선 “이용자 피해가 분명히 있었고, 그에 따른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와 아쉽다”고 밝힌 후, “사건 진행 과정에서 국내 백신 업체 등과 KISA 등의 정부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KISA 측은 우선 ‘전자통신망법’에 위배되는 사항이 없다고만 입장을 밝혀줘 아쉽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과 관련 KISA 측은 “단순한 텍스트 파일(트랙킹코드)을 마치 웜바이러스처럼 진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원 측은 이러한 전문가 기관의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포트 측이 제시한 트래킹쿠키를 악성코드로 진단하고 있는 외국의 유명 백신(또는 안티스파이웨어) 프로그램 회사들의 자료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미디어포트 측이 제시한 자료는 ‘안티스파이웨어연합 가이드라인’으로 MS, 시만텍, CA, 맥아피 등이 참여하고 있는 안티스파이웨어연합이 발표한 스파이웨어 가이드라인에서는 트래킹쿠키를 스파이웨어로 지정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또한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부처·기관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법기관의 일에 행정기관으로써 섣불리 언급할 수 없다”는 조심스러움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각 기관들 역시 “이번 판결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쉽게 언급을 할 수 없는 것은 이번 사건의 진행과정이나 판결문(전문)을 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각 기관들은 밝혔다. 하지만 이미 그러한 결과를 모두 관망한 후 의견을 제시한 들 이번 사건을 다시 되돌려 재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14일까지 항소가 없으면 본 사건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디어포트 측은 14일 검찰 측의 항소가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여부로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검찰 측의 항소로 이번 사건이 다시금 새국면을 맞든 그렇지 않고 이대로 사건이 종결되든, 이번 ‘닥터바이러스’ 사건이 남긴 의미에 대해서는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곱씹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망법 등을 피해가는 행위들이 결국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 같다. 그리고 관계 부처·기관들 역시 이들(‘닥터바이러스’와 같은 업체란 표현을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닥터바이러스’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아무런 하자가 없는 업체로 판명 났으니 말이다)이 그러한 맹점을 이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이들 부처·기관들의 부단한 노력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러한 노력이 좀더 필요하다는 의미를 남긴 것 같다.


이번 사건이 이후 발생될 가짜백신업체들의 영업홍보에 이용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가짜업체들이 빠져나갈 수 없는 법적 제제가 타이트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이용자들의 각성도 필요할 터다.


다음 제2의 닥터바이러스 사건 발생 시에는, 방통위·KISA·소비자원·공정거래위 등에서 모두 이와 관련한 법령 및 정책 등이 있어,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 돼  강력한 제재와 반응을 보일 수 있기를 바래본다.

[김정완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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