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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턴? 질 좋은 일자리를 2009.01.15

KISA 등 미래를 위해 더 과감한 투자를 했으면


지난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원장 황중연 www.kisa.or.kr)이 ‘청년인턴제’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중 대학·대학원 졸업자 50명 가량을 인턴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는 때 전해진 소식이라서 더더욱 그랬다.


2008년 가을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뒤 나라 안팎의 경제는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고용현실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2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취업자 수가 2007년 말에 비해서 1만2000명 줄어든 걸로 돼있다.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고용시대에 접어들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생산가능 인구 중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고용률의 경우도 58.4%로, 전년도에 비해 0.7% 포인트가 떨어져 있었다.


더 심각한 건 청년실업 문제다. 연령별로 20대와 30대의 젊은층에서 각 12만8000명과 10만9000명씩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통계는 말해준다. 물론 주변서 체감하는 청년실업의 감도는 또 다르다. 현재 구직활동 중인 한 청년은 모 신문 기고문에서 작년 가을부터 20곳 가까운 회사에 원서를 냈다가 거듭 고배를 마셨다고 밝히며 처음 가졌던 자신감이 체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나서 자신에게 일자리를 달라며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절규했다.


어디 이 청년에게만 한정된 얘기일까. 얼마 전까지 학점, 토익점수, 자격증, 어학연수 등을 포함한 스펙관리는 대학생에 국한된 얘기로 알려졌다. 허나 요즘엔 예비대학생 시절부터 취업전선에 발을 담근단다. 이처럼 오랜 시간동안 취업이라는 목표만 보고 달려왔는데 실패가 계속 거듭된다면 그 상실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런 점에서도 KISA의 청년인턴제 실시 방침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이 계획이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애초 청년인턴제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턴 자리가 최소 6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한시적인 것임을 분명히했다.


이와 더불어 향후 KISA의 인턴으로 채용될 경우 ▲정보보호 정책 연구 및 동향조사 지원, ▲정보통신기반보호기술 관련 기초자료 조사 및 연구지원, ▲개인정보보호 관련 실태조사 및 클린캠페인 지원, ▲정보보호 시스템 평가지원, 그리고 ▲인터넷침해사고 상황관제 및 상담지원 등 기초적인 업무를 전담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실상 정규직으로의 발탁 가능성이 전혀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황중연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원장은 “이번 인턴제 운영은 청년 실업률이 높을 때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허나 KISA의 청년인턴제 실시를 지켜보는 이들 중에는 “실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기보다 정부 부처의 산하기관으로서 전형적인 전시행정에 머무르려는 게 아니냐”며 그다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꽤 된다.


적잖은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인 데다가 기관통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KISA의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불과 얼마전 신입사원을 뽑은 바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 발상을 전환하면 길은 얼마든지 보일 것이다. 다들 어렵다고 말할 때 인재확보에 나선다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인적자원을 구할 수 있고, 업무에 대한 이들의 패기와 열정이 더해질 때 국내 정보보호의 질은 지금의 수준에서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다.


물론 KISA에 국한된 얘기는 절대 아니다. 미취업으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청년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허나 방향설정을 잘못하고 있는 정부나 얼어붙는 경제상황에 미동도 하지 않고서 몸을 사리는 민간 모두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청년이 살아야 정보보호든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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