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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다공성 물질, 양자 컴퓨터로 레고처럼 쉽게 설계한다...KAIST, “에너지 소재, 촉매 혁신 기대” 2025.09.09

촉매, 분리막, 에너지 저장 소재 개발 위한 다성분 다공성 물질(MTV) 설계에 양자 모델 적용
탄소 포집, 선택적 촉매 반응 등 맞춤형 소재 설계 기술 응용 기대


[보안뉴스 한세희 기자] 양자 컴퓨터로 신소재 설계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수백만 가지 다성분 다공성 물질(MTV)의 설계 공간을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MTV 다공성 물질은 레고 블록 집합’과 같이 분자 수준에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소재로, 원하는 구조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 에너지 저장·변환을 비롯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환경 문제 해결과 차세대 에너지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MTV는 두 종류 이상의 유기 리간드(링커)와 금속 클러스터와 같은 구성 요소가 되는 물질 간 결합을 통해 형성되는 구조로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서 큰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다. 다양한 구성을 조합해 새로운 구조의 설계 및 합성이 가능하다. 가스 흡착, 혼합가스 분리, 센서, 촉매 등에 활용 가능하다.

하지만 구성 성분이 다양해질수록 가능한 조합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고전 컴퓨터로 모든 구조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복잡한 구조의 설계 및 물성 예측이 불가능했다.

▲양자 컴퓨팅을 이용한 다성분 다공성 물질을 설계하는 프레임워크 [자료: KAIST]


연구팀은 복잡한 다공성 구조를 ‘지도 위에 그려진 연결망(그래프)’처럼 표현한 뒤, 각 연결 지점과 블록 종류를 양자컴퓨터가 다룰 수 있는 큐비트로 바꿔 넣었다. 이어 ‘어떤 블록을 어느 비율로 배치하면 가장 안정적 구조가 될까?’라는 문제를 양자컴퓨터에게 풀도록 했다.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경우를 겹쳐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수백만 가지 레고 집을 한 번에 펼쳐 놓고, 그중 가장 튼튼한 집을 빠르게 골라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이에 따라 기존 컴퓨터가 하나씩 계산해야 했던 막대한 경우의 수를 훨씬 적은 자원으로 탐색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실제 보고된 MTV 구조 4가지를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시뮬레이션 뿐만 아니라 IBM 양자컴퓨터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와 이 프레임워크가 ‘실제로도 잘 작동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 이 방법을 머신러닝과 결합해 단순한 구조 설계뿐 아니라 합성 가능성, 가스 흡착 성능, 전기화학적 특성까지 한 번에 고려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다성분 다공성 소재 설계의 병목을 양자컴퓨팅으로 해결한 첫 사례”라며 “탄소 포집·분리, 선택적 촉매 반응, 이온전도성 전해질 등 정밀 조성이 핵심인 분야에서 맞춤형 소재 설계 기술로 폭넓게 응용될 전망이며, 향후 더 복잡한 시스템에도 유연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교수, 강신영-김영훈 박사 과정생(왼쪽부터) [자료: KAIST]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이종소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생명화학공학과 강신영·김영훈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미국 화학회지’(ACS Centr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 논문명: Quantum Computing Based Design of Multivariate Porous Materials
※ DOI https://doi.org/10.1021/acscentsci.5c00918

[한세희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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